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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친화적 새내기맞이 행사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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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친화적 새내기맞이 행사를 바라며

관악에서 2-3월 달에는 각 단대나 과/반에서 학기 시작 전 신입생 환영회, 오리엔테이션, 새내기배움터 등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이러한 여러 사업들은 선후배가 맺는 인간관계의 초석이 되게 됩니다.또한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새내기들은 수강신청 하는 법, 주요 건물들의 위치 등 대학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정보들을 얻게 됩니다.

관악에서 2-3월 달에는 각 단대나 과/반에서 학기 시작 전 신입생 환영회, 오리엔테이션, 새내기배움터 등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이러한 여러 사업들은 선후배가 맺는 인간관계의 초석이 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새내기들은 수강신청 하는 법, 주요 건물들의 위치 등 대학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정보들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시기는 새내기들이 대학 문화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의 경험이 대학에 대한 첫 인상을 새내기들에게 남기게 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새내기맞이 행사들에서는 장애친화적 사업을 위한 준비주체들의 노력과 준비가 어느 정도 미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장애학생들이 다양한 행사들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을 느껴왔습니다. 새내기 장애학생들의 경우, 대학문화가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러 행사들에 대해 일일이 문제제기를 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얼굴도 몇 번 본 적 없는 선배에게 자신을 위해 역량이 많이 요구되는 서비스를 요구하기란 후배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뿐더러 매우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장애학생들이 설사 뻘쭘함을 이겨내고 힘들게 필요한 것들을 요구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지 않으면 해당 서비스 준비의 필요성이 새내기맞이 준비주체들에게 절실하게 인식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장애학생이 요구한다고 해서 그 요구들이 모두 다 받아들여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이 정도까지 해준 게 어디냐, 왜 너만 많은 걸 요구하느냐.”는 핀잔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장애학생들의 경우에는 소외감을 느끼면서도 “내가 장애인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체념해버리고 새내기맞이 준비주체들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새내기맞이 행사에 참여하는 장애학생의 경우에도, 불편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도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이후의 학교생활도 잘 해나가는 장애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사회에서도 역시 난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구나“라는 인식을 갖고 대학생활을 출발하게 되어, 이후 과/반이나 단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의 경우도 많았습니다. 새내기맞이 과정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식적인 과/반, 단대 차원의 행사들(새터, 과밤 등)을 장애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과정에서부터 보다 세심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면관계상 청각장애를 예로 하여 말해보겠습니다. 먼저 청각장애학생의 경우 공식적인 자리에서 수화통역/문자통역서비스(대필)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문자통역의 경우 관성적으로 진행되어 온 감이 많습니다. 전문속기사를 섭외하지도 않았음에도 행사진행 속도는 기존과 변함없이 진행해 나감에 따라서, 대필자의 능력에 따라 청각장애학생이 얼마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가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말하는 속도를 늦추고 행사속도를 최대한 늦춰서 100% 대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행사에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뒷풀이나 술자리, 게임을 할 때와 같은 사적인 자리에서의 고려입니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겠고, 주변의 상황을 공유해 줄 사람을 정해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적인 노는 자리의 경우, 한 사람 씩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산발적으로 이야기가 터져나오기 때문에 100% 문자통역을 하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주변사람이 상황공유를 해준다고 해도, 예를 들어 유머의 경우 모두가 “하하하”하고 웃은 다음에야 그 내용을 전달받게 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방법들이 결국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청각장애학생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끝없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행사를 준비하는 주체들의 경우 처음엔 장애학생이 배제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가, 겉으로 보이기엔 잘 적응하는 것 같으니까 안심하고, 고민의 끈을 놓아버리는 아쉬운 경우들이 있습니다. 혹은 장애학생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에 준비주체들이 고민의 끈을 놓아버리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장애학생들이 겉으로 드러내는 의사표시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왜 그 학생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지, 혹시 소외감을 느껴서는 아닌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이 준비주체들이 장애학생을 너무 배려해야 할 대상으로만 간주해서도 안 된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무슨무슨 서비스 해주겠다, 뭐가 필요하냐.”라고 다짜고짜 묻는 것이 당사자에겐 부담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에 따라 원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녀들의 의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새맞이 행사에서 장애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그들에게 직접 의견을 묻고 같이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은 단순히 공적인 행사에서 뿐 아니라 일상적인 뒤풀이, 엠티에 대해서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장애학생과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준비주체인 선배가 후배인 장애학생에게 부담스런 존재로 다가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염두에 두는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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