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C군의 2월나기

Round 1-대망의 합격자발표 2월 1일.C군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서울대의 합격자 발표는 2월 2일이지만, 왜인지 항상 2월 1일에 난다.서울대 홈페이지에 들어갔지만 아직 아무 소식이 보이지 않는다.이대로 끄긴 아깝고, 입시정보교환 사이트 중 유명한 O사이트에 들어갔다.

Round 1-대망의 합격자발표

2월 1일. C군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서울대의 합격자 발표는 2월 2일이지만, 왜인지 항상 2월 1일에 난다. 서울대 홈페이지에 들어갔지만 아직 아무 소식이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끄긴 아깝고, 입시정보교환 사이트 중 유명한 O사이트에 들어갔다. 이미 ㅇㄷㅇㄱㄹ(어둠의 경로: 일반적인 합격자 발표 이전에 해당 대학교 내에 근무하는 친지나 지인을 통해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를 통해 합격 여부를 알아낸 몇몇 X들은 감격의 글로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었다. “뭐야. 나는 왜 서울대에 아는 사람 하나 없어가지고…” 중얼거리는 C군. 잠이나 자야지하고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안온다. 갑갑한 마음에 친구 B군을 불러 놀러나간 C군. 한참 영화보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엄마다. 아무 생각없이 뚝 끊었다. 계속 울린다. 열받은 C군 극장밖으로 나가서 전화걸었다. “왜 자꾸 전화해!” “…” “뭐야!” “너 합격했어!!!” 머리가 띵하다. 그동안 고생했던 장면이 스쳐지나간다. “아싸!” Round 2-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신이 난 C군. 우울한 날들이여 안녕~ 이제 노는거다! 서울대는 유난히 발표가 늦어서, 딴 학교 다 발표난 1월 말에 혼자 얼마나 우울했던가. 맘 편하게 놀지도 못했다. 싸이 메인 먼저 바꿔볼까? ‘SNU 06’ 너무 자랑하는 것 같나? 그냥 Today is ‘뿌듯’으로 하고 메인에 ^^ 표시 해놨다. 축하글이 방명록에 뜨기 시작했다. 전화도 온다. 대부분 쏘라는 문자, 전화지만 행복하다. 약속을 잡기 시작한 C군. 어느 새 2월 첫째 주가 약속으로 가득찼다. 지출이 엄청나겠는데? 여기저기 불려나가서 영화보고 밥 먹고 노래방가고 술 마시는 생활에 지친 C군. 이제 좀 제대로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불안해지는 차에 걸려온 전화. 모르는 번호다. 누굴까?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oo대 06학번이죠?” “네.그런데요.”… 선배다. 선배!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다가오는 선배라는 단어. “예. 저는 05학번 XX구요. 다름이 아니라 9일에 신입생 환영회가..” 신입생환영회! 선배들과 동기들을 만나는 첫 자리! 두근두근. 그동안 꿈꿔왔던 대학의 로망이 머리 속에 펼쳐졌다. Round 3-두근두근 첫만남, 신입생환영회 앞으로 생활하게 될 과방 0동 000호. 06들 모두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멀뚱멀뚱 뻘쭘한 분위기. 보다 못한 05학번 선배 하나 “여러분, 폰 번호라도 교환하세요.” 모두 어색하게 일어나서 서로 번호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관악타임(보통 30분. 관악캠퍼스 내의 서울대생들이 약속을 하면 꼭 30분쯤 늦는 버릇을 풍자한 말) 30분이 지나고 올 사람 다 왔다고 판단한 선배들,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예 저는 06학번 XXX입니다.” C군 졸리다. 속으로 “네가 06학번인걸 누가 모르냐고.”하는 사이에 어느 새 자기 차례. “아 예. 06학번 C입니다.” (헉 나까지 왜이래) 06학번임만을 확인한 자기소개가 끝난 후, 무자비하게도 이름쌓기 게임이 바로 시작됐다. 방심하고 있던 C군. 다른 06들은 언제 이름을 다 외웠는지 다들 너무 잘한다. 앞에서 걸리기만을 간절히 빌었더니 효과가 있었는지 C군의 앞앞에서 잘생긴 A군 걸렸다! 선배들의 무시무시한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공격이 시작됐다. A군 머뭇머뭇하더니… 요즘 유행하는 발라드를 엄청 멋있게 불러버렸다. 다음에 걸린 A양 역시 못한다더니 노래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당황한 C군. “대학교에서 살아남으려면 노래 한 두개는 외워서 다녀야되는구만.” 과방에서 한참 이름쌓기를 한 후, 다음 행선지는 바로 “녹두거리”. 녹두? 거리 이름이 왜 이래… 그래도 C군. 대학교 사람들과 술집에 가는 건 처음이라서 기대하고 있다. 술을 좀 마셨다 했더니 쉴 새도 없이 또 게임! 이중모션, 쥐잡기, 경마, 더게임오브데스, 배스킨라빈스 등 들어보지도 못했던 게임들을 한 10개는 배운 것 같다. 술을 많이 안 마시려면 게임도 잘 해야하는 것 같다. 후우 살짝 맛 본 대학생활. 재밌지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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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신환회를 마치고 선배들을 따라서 교내 탐방을 하는 C군네 반 새내기들

Break time-2% 부족한 2차 신환회

1주일을 어영부영 보내다보니 어느새 2차 신입생환영회? 이번엔 그래도 같은 테이블에서 술 마시고 게임했던 친구들과는 꽤 반갑게 인사도 하고 분위기가 제법 편하다. 며칠 뒤에 수강신청이 있어서 오늘은 선배들이 수강신청 방법도 설명해주고 시간표도 짠다. 처음엔 스스로 시간표를 정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좋았는데, 계속 듣고 싶은 과목들 시간을 서로서로 맞추려니 슬슬 머리가 아파온다. 시간표 짜느라 힘든 머리를 움켜쥐고 이젠 어느정도 익숙한 ‘녹두’로 다시. 오늘은 많이 준비해 온 C군. 게임에서 걸려도 자신있게 일어나서 “세 박자 마저 쉬고 하나둘셋넷”에 맞춰서 노래했다. 하하하. 이제 몇 명 빼고는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눠봤지만 뭔가 부족하다. 아하! 새터가 있지! Final Round 새터? 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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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 중에 선배를 보며 마임을 열심히 따라하고 잇는 06들

2월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그 이름도 귀여운 새터. 기대감 반 긴장감 반으로 고속버스에 올라탄 C군. 버스 안에서 또 선배들이 준비한 ‘게임’을 했다. 한 문제 맞출 때마다 종이 하나를 뽑는데, 그 종이 안에는 “~~ 선배와 ~~하기”라는 반가운 글씨가 곱게 적혀있다. C군은 D선배와 대학로 맛집 탐방이라고 써있는 쪽지를 뽑았다. 선배님들, 센스있으시네. 이렇게 새터에 도착한 C군네 반. 반성폭력 관련 논의 시간을 잠시 가진 후, 대강당에서 신나게 마임으로 몸을 풀고 여러 단위가 준비한 공연을 보고 나니 어느 새 밤. 밤을 새서 또 ‘게임’을 하고 다음 날 아침 대강당에 모인 06들. 처음엔 쪽팔리던 마임이 이제 몸에 익기 시작하더니 재밌게 느껴지기까지? 몸을 풀고 해방 7종을 하러 떠난다! 우리반의 상대는 XX반. 열심히 짠 응원구호를 미친 듯이 외쳤다. 결과는 4승 3패!!! 신이 나서 방에 돌아온 06들에게 내려진 과제가 있었으니… 바로 새내기 공연! 처음으로 선배들을 띠어내고 06들만 방에 모여서 열심히 준비를 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B군의 활약으로 공연개요를 완성한 이들. 연습만! 본공연에선 연습만큼 못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위로를 하는 C군네 반 06들. “그래도 우리끼리 친해졌잖아.” 구차한 변명같지만 사실이다! 자, 남은 차례는 새터의 하이라이트. “마지막밤 뒷풀이” 부어라 마셔라 주고 받고 익어가는 동기애. 선후배간 우정도 무럭무럭^^ 자, 더 이상은 노코멘트! 그 날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음! 어쨌든 이렇게 해서 우리의 C군은 무사히 새내기 입성 과정을 마쳤다. 이제 남은 건 개강 후 “진짜” 학교 생활! C군의 파란만장 캠퍼스 라이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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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 마지막 밤. 이 병들을 보면 마지막 밤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상상이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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