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기는 신명나는 세상 만들기

단풍연은 관악 내에서 풍물을 하는 여러 단체 중 하나로 6개의 단대별 풍물패 -경영대(천지울림), 공대(놀이모듬), 농생대(두레), 사회대(바람몰이), 생활대(풍류), 약대(우리굿) – 가 모여 이루어졌다.지방별로 다양한 가락이 전해 내려오는데 단풍연은 그 중에서 ‘필봉굿’이라는 가락을 하고 있다.또한 단풍연에서는 개강굿, 단대별 공연과 함께 1년을 단위로 4가지 큰 활동들을 꾸리고 있다.

단풍연은 관악 내에서 풍물을 하는 여러 단체 중 하나로 6개의 단대별 풍물패 -경영대(천지울림), 공대(놀이모듬), 농생대(두레), 사회대(바람몰이), 생활대(풍류), 약대(우리굿) – 가 모여 이루어졌다. 지방별로 다양한 가락이 전해 내려오는데 단풍연은 그 중에서 ‘필봉굿’이라는 가락을 하고 있다. 또한 단풍연에서는 개강굿, 단대별 공연과 함께 1년을 단위로 4가지 큰 활동들을 꾸리고 있다. 1학기 개강총회 때는 마당밟이를, 정기적으로 봄/가을 대동제 무렵에 봄/가을판굿을 진행하며, 여름에는 필봉 전수관으로 전수를 떠난다. 1년간 단풍연의 활동모습저널 l 봄/가을 판굿에 대해 좀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상쇠 l 봄/가을 판굿에 굳이 어떤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아요. 패가 단대별로 있다보니 만나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고, 서로간의 교류가 힘들기도 하고, 또 작은 인원으로 판굿을 열기에는 역량상 무리가 따르기도 해서 단풍연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연습도 하고, 판굿도 진행하고 해요. 개강을 하면, 모두 모여서 3주간의 연습기간을 가진 후, 판굿을 진행하는데, 연습과정과 뒷풀이를 하면서 많이 친해지고, 즐거운 것이 판굿을 하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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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판굿’ 상쇠 박재만(기계항공 04)

저널 l 마당밟이는 어떤 행사인가요?바람 l 마당밟이는 3월 개강집회 후, 녹두에서 해요. 처음에 앞에서 고사를 지내고, 패를 시작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것이죠. 녹두에 있는 여러 가게를 돌면서 굿을 쳐주고, 덕담을 하고 해요. 그러면 가게 주인분들이 나오셔서 술이나 안주를 풀어주시곤 하죠. 한마디로 한해를 시작하는 시기에 함께 흥을 즐기며 복을 빌어주는 행사라고 보면 되요.저널 l 여름에는 전수를 떠나신다고 들었는데, 그 곳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상쇠 l 매년 여름 8월 중순쯤에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신 사부님이 계시는 임실리에 풍물 전수를 떠나요. 필봉굿을 치는 전국 대학 패들이 모여서 일주일 단위로 교육이 이루어지는데, 약 200명 정도의 학생이 일주일마다 모여서 악기도 직접 배우고, 서로 만나 소통도 하는 시간을 갖곤해요. 아침마다 일어나 소고춤을 추고, 실력별로 전수와 연습을 갖곤하죠. 일주일 내내 풍물 전수와 연습만 하지는 않아요. 민요배우기, 장승깎기 등의 특별활동도 해요. 전수를 통해서 풍물을 다루는 능력이나 연주 실력이 느는 점도 있지만 1주일 동안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면서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 친해질 수 있어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공연이 아닌, 관객과 함께 즐기는 판굿바람 l 아, 참고로 저희 풍물패의 판굿은 공연이라고 부르지 않아 주셨음 해요. 공연이라 것은 공연의 주체가 그것을 준비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약간은 일방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저희는 굿을 친다고 하거든요. 판굿은 보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마당이에요. 굿을 치는 것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연을 한다기보다는 굿을 친다고 표현하고 싶어요.저널 l 그렇군요. 이번 판굿은 어떻게 구성되나요?바람 l 꽹과리를 치는 사람 5명, 징이 3명이고, 북이 5명, 장구가 10명, 소고가 12명 그리고 잡색이 8명으로 이루어집니다. 저널 l 잡색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뭐죠?상쇠 l 잡색이라는 것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고, 갖가지 분장을 하고는 각 치배(풍물연주자)들이나 보는 사람들과 어울리려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하는 구성체에요. 한마디로 광대들과 같은 역할이죠. 그리고 그 종류는 각시, 노인 등 여러 가지에요.판굿의 색을 좌우하는 지휘자와 같은 상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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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단대풍물패연합 ‘가을판굿’ – 함께 즐기는 신명나는 놀이마당 – 공연 포스터

개강을 하면, 단풍연은 개강굿을 지내고 그 자리에서 상쇠뽑기를 한다. 굿판의 가운데서 악기를 치게 되고, 가락을 언제 넘기고 받는지를 지휘하는 등의 기술적인 측면의 일과 굿의 느낌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등의 역할을 하는 상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굿을 순조롭게 이끌어 가기 위해 그리고 그 판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리기 위해 필요한 상쇠뽑기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상쇠 l 총 3차의 심사를 하게 되요. 심사위원은 00,99 같은 선배들이 하시구요. 1차 심사는 악기를 자유롭게 치는거에요. 악기를 누가 잘 다루느냐 해서 후보 10명을 뽑고, 재심사를 통해 빅3라 불리는 3명을 뽑아요. 그 셋이 2차 심사를 받게되는데, 2차와 3차 심사 과정은 매년 짜여진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구요. ‘갱지갱’이라는 좀 고난이도의 필봉굿 가락이 있는데, 그것을 연주하는 것으로 올해 심사는 이루어졌어요. 그 과정에서 누굴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최종 3차 심사에서는 서로의 연주와 리더쉽에 대한 장단점을 말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졌어요. 저널 l 상쇠뽑기 이후의 연습은 어떻게 진행되나요?상쇠 l 개강굿을 하고 상쇠를 뽑은 이후, 약3주에서 한달에 걸쳐 연습을 하게 되는데, 패 끼리 시간을 맞춰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노천강당에서 연습을 해요.저널 l 판굿은 어떻게 구성되나요?상쇠 l 일단 판굿은 크게 앞굿과 뒷굿으로 나누어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중간에는 잠깐 쉬는 시간과 비슷한 개념으로 악기를 놓고 모두 함께 모여 술도 마시고 자유롭게 즐기는 시간을 갖게 되요. 그 시간에는 상치배(각 악기별 장과 같은 개념)의 개인놀이를 보게 되죠. 판굿은 그 틀이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다기보다는 상쇠의 느낌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루져요. 그래서 홍보를 할 때도 시작하는 시간은 정해져있지만, 끝나는 시간은 명시하지 않고 있죠.풍물에 대한 이질감에 안타까움 남아저널 l 연습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상쇠 l 연습이 주로 노천강당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날씨가 좋아야 기분도 좋고, 더 생기있게 연습할 맛도 나곤 하는데. 제가 상쇠가 된 이후로는 오늘까지 연습 할 때 두 번 빼고 항상 비가 왔어요. 항상 화창하다가 연습 할 때가 되면 비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좁은 공대연습실에서 연습하느라 고생이 많았죠.바람 l 풍물은 가락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소음이거든요. 사실 연습하기에는 대운동장이 넓어서 편해요. 그런데 대운동장에서 밤에 연습을 하면, 주위에 있는 대학원생들한테 항의가 들어와서 이 멀리 노천강당까지 오는거에요. 풍물이 시끄럽고, 소음이라는 사람들의 시선이 좀 안타까워요. 저널 l 요즘 우리 것, 전통적인 것을 현대화시키려는 노력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단풍연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상쇠 l 주로 중간휴식 때 이루어지는 개인놀이에 현대화의 요소라고 할 만한 부분을 첨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별히 현대화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입맛에 맞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작년같은 경우는 오토바이 쇼도 첨가하고 했었죠. 바람 l 전수하는 사부님들께서 치시는 가락도 그저 옛날의 가락을 그대로 유재하시는게 아니라, 연구도 하시고 유행처럼 바뀌는 가락에 따라 그 변화의 흐름을 타고 전수하세요. 또한 개인놀이, 설장구 이런 부분도 사람들의 현대화된 입맛에 좀 맞추기 위해 넣은것이기도 하구요. 기존의 가락이나 전통적인 것 그리고 그 정신은 지켜나가려고 노력하되 그것만을 굳이 고수하지만은 않는것이죠.저널 l 끝으로 판굿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함께 했으면 하는지.상쇠 l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구요. ‘신명나는 세상 만들기’라는 이번 판굿의 부제와 같이 모두 즐기는 마음으로 함께했으면 해요. 판굿을 치다보면, 사람들이 원형 안으로 들어오고는 많이들 어색해 하시거든요. 굿을 치는 저희와 함께 모두가 어울려 눈을 마주치고, 즐겨 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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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준비부터는 하나하나 더 알아가면서 흥이 더하는 것 같아요. 연습이 마냥 재미있고, 설레요.”라며 환하게 웃음 짓는 새내기의 얼굴에서 풍물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부족과 풍물에 대한 이질감으로 등으로 인해 동아리 사람 수가 점차 부족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풍물에 대한 이질감을 버리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판굿이 되었으면 해요.”라는 배중환(농생대 풍류)씨의 모습에서 우리의 것, 전통적인 풍물을 지키는 이의 쓸쓸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점차 빠르게 변화해가는 그리고 그 흐름을 좇기에 바쁜 현대인들의 삶에서 우리의 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조금씩 더해가길 바라며,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신명나는 놀이마당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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