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도서관 열람실의 좌석은 언제나 부족했다. 때문에 가뜩이나 자리없는 열람실을 굳이 외부인에게 개방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끊임없이 터져나온 한편, ‘국립대’인 서울대 도서관을 우리끼리만 쓰겠다고 해서야 되느냐는 목소리도 항상 있어왔다. 서울대저널 과월호를 뒤져보면 도서관 열람실 개방을 둘러싸고 벌어진 팽팽한 찬반 논쟁이 몇 해째 반복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97. 4. 통권14호 “서울대 도서관 이용을 둘러싼 논쟁”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대자보 논쟁이 한창이다. 총학생회가 열람실에 자동제어장치를 설치하여 학부생과 졸업생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구상을 발표하자 이후 의견란에는 각종 반박문이 붙었고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었다. 혹자는 타대학을 졸업한 고시생들을 ‘몰아내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고, 또다른 사람은 도서관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타교생이나 졸업생들에게 전가시키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총학생회의 제안을 환영하면서 재학생의 우선권 보장은 당연한 것이라며 도서관 증축과 같은 현실적으로 힘든 대안의 제시보다는 지금의 처지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라는 찬성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었다. ’97. 6. 통권16호- “도서관 문제 해결을 향하여” 도서관의 자동제어기 설치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악인들의 ‘뜨거운 감자’로 인정(?)받은지 벌써 3개월이다. 자동제어기의 가동을 예고했던 총학과 본부는 각각의 이유를 들어 시행을 유보하였고, 지금은 본부측에서 자동제어기 사용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 본부는 우선 이번 논란이 좌석부족으로 인한 재학생들의 불만으로 야기된 것이므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재학생들의 동의가 필요하며, 따라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견이다. ’00. 9. 통권40호 -“도서관이 본부꺼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중앙도서관이 최근 졸업생 및 휴학생의 열람실 이용에 이용료를 받는다는 ‘중앙도서관 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을 보면 지금까지 무료로 발급되었던 열람실 이용증을 1개월 당 40,000원, 6개월에 150.000원으로 유료화하였으며, 대상을 본교 졸업자, 수료자 및 휴학생으로 정함으로써 재학생이 아니면 이용료를 내도록 하였다. 도서관측은 도서관 확충이나 빈 강의실 활용에 대한 어떤 대안도 없이 10년 전부터 거론되어 왔던 도서관 건립 계획에 적극적인 자세도 보이지 않으며 ‘이용료’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에 8월 11일 오전 각 스터디 그룹 30명이 모여 도서관 대책위원회를 구성, 이용료 징수 백지화와 도서관 출입증 전면 확대를 요구했다. ’02. 5·6월호. 식지 않는 뜨거운 감자 -중앙도서관 열람실 개방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중고생 출입이다. 지난 5월 6일, “중고생 출입 반대”에 관한 프린트물이 중앙도서관 3열 입구에 붙여졌다. 도서관 개방의 첨예한 대립지점은 ‘부족한 좌석’과 ‘국립대의 공공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부족한 좌석에서 공공성을 지켜내기 위한 대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SNUnow』의 이상은 기자는 “현재 다섯 개의 열람실을 개방 열람실과 비개방 열람실로 나누자”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한편 총학생회의 유정선 씨는 “무분별한 자리독점을 없애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도서관 자치위원회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개방강의실 운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대안 중에 하나이다. 문제는, 현재 도서관 문제를 직시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이나 단체가 없다는 점이다. 얼마 전 게시된 도서관 자치 위원회 준비모임이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은 도서관 문제 논의가 얼마나 미진하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97년도에 설치된 이 열람실 자동제어기는 아직도 그 자리에, 그리고 여전히 가동되지 않는 상태로 있다. 그리고 현재 중앙도서관에서는 열람실 이용증을 발급하지 않으며 이용료도 받지 않는다. ‘중고생 출입 금지’ 안내문은 지금도 붙어있다. ‘부족한 좌석, 재학생에게 우선권을’이라는 주장과 ‘국립대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열람실을 개방해야’한다는 주장 가운데 대략 후자가 우세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도서관 자치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중에 있다. 위원장 이규진 씨(공법학과?95)는 “도서관열람실 출입제한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며 좌석독점문제 해결, 사물함 문제등은 도서관 담당자님과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입통제는 여러가지 선택안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9월초 여론조사와 공청회, 온라인 찬반투표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설문조사의 기본틀은 ▲현재의 완전개방 유지 ▲부분개방(기간제/공간제/기간,공간제 병행) ▲완전제한 가운데 선택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만일 계획대로 이들의 활동이 가시화된다면, 열람실 개방 문제는 또다시 다음 학기 관악을 뜨겁게 달굴 듯하다. 현재 도서관 자치위원회 활동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함께 나서서 도와주시는 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이규진 씨는 말한다. 커뮤니티(www.freechal.com/snulib)의 가입회원은 46명인데 그나마 회의에 나오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학우들이 좀 어색하고 귀찮더라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조금씩만이라도 도와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