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서울대학교가 개교한 이래 60년이 흘렀다. 해방이후 대한민국 60년의 시간이 격동의 시기를 거쳤듯이 항상 학생사회에 중심에 서있던 서울대학교도 그 역사의 흐름을 비껴가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언급하게 될 대한민국의 해방60년 근현대사를 논하기에 앞서, 통계를 통한 교수사회와 학생사회의 변화를 통하여 서울대학교 60년 동안의 외형은 어떻게 변하였는가를 알아보려 한다. ?서울대학교 교수사회의 변화 -교수 1인당 학생 13명으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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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꾸준히 감소해 왔다. 이것은 교육의 질이 선진화가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학부에서는 63년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21.1명에서 2004년 12.9명으로 절반가량 줄었으며, 대학원에서 석사는 1.9명에서 4.7명으로, 박사는 1.9명에서 1.7명으로 변하였다. 78년도까지 석사 박사의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같은 것은 그 당시에는 둘을 같은 대학원이라는 범주에 묶어 일괄적으로 통계를 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 통계를 낸 83년부터가 실질적인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석사에 비해 박사의 1인당 학생 수가 적은 것은 박사과정까지 밟는 학생들이 적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국내박사학위에 대한 수요가 적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교수 박사학위의 미국 편중화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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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의 박사학위 취득은 갈수록 미국의 강세가 뚜렷했다. 개교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현재는 80%대에 육박하고 있고 다른 서구권 대학(프랑스, 영국, 독일)들은 지지부진하며, 국내출신 교수는 급감하고 있다. 미국 박사학위가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을 받으며 국내나 타국 박사학위로는 교수 진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학문의 종속화, 예속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의 정일균 교수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학문의 체계가 없어 미국에 의존해야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수한 인력이 무작정 아이비리그로 가는 도식으로는 비전이 없다”고 우려했다. 경제학부의 경우 역대 교수 구성을 보면 미국 대학 박사학위자가 10명이면 국내학위자도 10명으로 균형 있는 구성비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31명의 교수 중 영국 1명, 한국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박사 학위 출신이다. 다른 단과 대학들도 상대적으로 한국 파워가 강한 법학과, 국문과, 국사학과등과 학과 특성상 한국에서 교육을 마쳐야 되는 의, 치대를 제외하고는 미국 출신 교수들이 대세를 이룬다. 교육학과의 경우는 교수 21명 전원이 미국박사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학생사회의 변화-서울지역출신들의 서울대 독식현상 85년과 95년 10년간의 자료를 보면, 출신도별 학생구성비는 서울 독점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85년 통계를 보면 전체 입학생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서울이었지만, 그 비율은 29.7%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고, 그 뒤를 경남 경북 전남 충남 등이 고루 분포하여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95년의 통계를 보면 서울대학교가 42.8%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지역들은 더욱 비율이 열악해졌다. 이것은 고등교육이 서울에 편중화가 되고 소득과 생활수준의 격차가 교육의 격차로까지 연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교육 열풍과 고액과외 등이 극성을 부리는 상황 또한 이런 결과를 야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재에는 서울권 내에도 강남과 강북의 격차가 심해서, 서울대학생 구성원 중 강남권 학생들의 독식현상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소위 ‘8학군’ 이라고 하는 문제가 거론되는 맥락도 이와 같다. 작년 입시부터 서울대학교가 지역균형 선발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러한 불평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생각될 수 있다. -여학생들의 꾸준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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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학생들의 대학사회 증가는 꾸준히 이뤄져 왔다. 특히 80년대 중반 이후 여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학부의 경우 2004년의 여학생 수는 7727명으로, 64년의 1284명보다 7배가 늘었다. 반면 남학생의 수는 9549명에서 13790명으로 소폭 변화하여 여학생들의 구성비는 11.9%에서 35.9% 크게 증가했다. 1984년의 경우에도 학부 여학생의 수는 5151명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으나 이 당시에는 대학 정원이 매우 많은 상황이어서 남학생의 수도 크게 증가, 실질적인 비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대학원의 경우에도 여학생들의 증가는 뚜렷하여 64년 81명에 불과했던 여학생 수가 2004년 4358명으로 증가하는 등 현재 6197명인 남학생과 동등한 규모를 차지한다. 이는 지금까지 여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개방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학원에 여학생들이 많이 진출하게 된 것 또한 고등교육 내에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꾸준히 증가하는 외국인학생들 서울대학교에 재학 또는 교환학생으로 오는 외국인 학생수는 외국 학생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였다. 139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학생이 2004년에는 946명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대학교의 대외 위상과 홍보가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지만, 외국인 학생들의 생활불편 문제는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불만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고, 다양한 문화들을 담을 수 없는 한국사회의 비배려와 서울대학교의 폐쇄성에 대해 이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장학금 못 받으면 바보? 장학금 수혜율은 62년에서 지금까지 24.6%에서 48%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학교의 교육재정이 증가되고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이를 두고 서울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특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부산대학에 다니는 나지훈 씨(23)는 “장학금을 타려면 우리들은 학점이 엄청 좋아야 하고 생계도 상당히 곤란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대에서는 장학금 못타면 바보소리 듣는다지 않은가”하고 불만을 토로했다. 교육의 형평성이란 측면에서 볼 때 다른 국립대를 제쳐두고 서울대학교의 장학금 수혜율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것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그리 곱지는 않다. – 취업하기 싫어, 대학원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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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은 지금까지 70%~80%를 넘나드는 안정된 경향을 보였다. 여기서 취업률이란 것은 사회에 나가서 ‘직업’을 가지는 것으로, 단순히 기업에 취직한다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고시에 합격해 로펌에 들어가는 것도 취업으로 보는 것이다. 이 통계자료에서 주목할 것은 80년대 이후 진학률이 30%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이것은 학부 졸업생들이 곧바로 취업에 뛰어들지 않고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고시를 준비하거나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을 물색하거나 학업을 이으려는 열의로 대학원 진학률은 지금까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학생들의 증가와 대학원의 대거 진출 또한 원인으로 보인다. 이런 경향성은 사회 전반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이며, 현재 사회가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상 취업난이 심해지면 대학원 진학률이 높아지는데 최근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진학을 포기하고 군에 입대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0년간 서울대라는 공간의 여러 문화와 제도, 교육 등은 끊임없는 변화를 거쳐서 상당부분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의 변화는 한국사회의 변천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여성인권과 같은 진보적 사안에서부터 한국 내 미국 영향력 확산, 서울의 경제력 집중 현상 등 문제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이슈들이 서울대 내에도 녹아 들어가는 것이다. 앞으로 서울대라는 공간이 학생들과 교수들의 활발한 의견수렴을 통해 한국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수용하고 주도하는 선진화된 대학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