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화!! 너를 해부해 주마!!

지난 1월 서울대는 ‘모집단위 광역화'(이하 광역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2002년 신입생 전형계획을 발표했다.’광역화’ 발표 이후 단식투쟁을 비롯한 학생회 차원의 반대 투쟁이 진행되었으나 학우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부족함이 있었다.실제 학우들은 광역화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문제점은 본부에서 광역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후속조치에 늦장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서울대는 ‘모집단위 광역화'(이하 광역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2002년 신입생 전형계획을 발표했다. ‘광역화’ 발표 이후 단식투쟁을 비롯한 학생회 차원의 반대 투쟁이 진행되었으나 학우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실제 학우들은 광역화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점은 본부에서 광역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후속조치에 늦장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신입생 모집에서 준비 안된 계획, 즉 광역화가 시행될 전망이다. 그래서 광역화의 시행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짚어 광역화를 반대할 적절한 논리적 근거를 찾아야 한다. 자연대, 인문대에서 미리 살펴 본 광역화광역화의 맥락에서 볼 수 있는 것은 96년도부터 학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자연대와 20001년부터 인문계 학과군으로 7개학과가 통합된 인문대의 학제 형태라 할 수 있다. 자연대의 경우 96년도 당시 철저한 준비가 없어서 실제 학부제 시행 이후 문제점을 드러냈다. 학부제 1세대인 96학번이 전공 진입 과정에서 특정한 몇 개 과로의 지원 인원이 편중되었다. 전공 인원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원 편중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선발 기준을 학점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소위 인기학과는 높은 학점을 받은 학생도 탈락되는 경우가 많았다. ‘2+2’라는 이름으로 2년간의 전공 탐색기간을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리 전공을 정한 다음에 그에 맞추어 자신의 강의 시간표를 작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실 있는 전공 탐색이 제대로 이루어 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미리 정해놓은 전공은 소위 ‘잘 나가는, 전망 있는’ 인기 학과로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인기 없는’ 학과는 전공인원의 부족으로 해당 전공의 존립위기를 가져온다. 자연대 97학번의 한 학우는 “내가 지망하던 학과는 인기학과라고 말할 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진입하였지만 2년의 시간이 더 걸렸다.”라고 말했다. 많은 학우들이 이렇게 희망하는 전공에 진입하기 위해서 학부 재수, 삼수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대에서 학부제를 시행한지 6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그 사이에서도 학제가 많이 변경되어 왔으며 계속적인 변화가 학우들로 하여금 전공 탐색에 혼란을 겪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인문대 통합안의 경우 발표 이후 많은 논란이 제기되었다. 선거 기간을 통해 인문대에서 출마했던 두 선본 사이에 ‘전면유보’, ‘인정 후 보완’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다. 그리고 교수들 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문대 학생회의 윤종석(동양사학 3)학우는 “구체적 계획이 잡혀있지 않았던 상태에서의 통합안 시행은 무리가 있었다.”라고 말하며 인문대 측의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어떤 통합적인 커리큘럼도 없이 섣부른 통합안의 시행에 문제가 있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광역화에 대해 윤종석 학우는 “모집단위 광역화는 기존의 학부를 또다시 하나로 묶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며 철저한 준비과정이 없는 광역화 시행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른 대학에서의 광역화는 어떻게? 연세대의 경우 6개 계열로 2000학년도부터 광역화를 시행해왔다. 연세대는 이전의 학부제에서도 자연대가 지니는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99년도 2학기 사회과학계열 전공 신청 결과 정치외교학·행정학·신문방송학과에는 정원이 넘쳐나는 반면 사회복지학과 지원자가 8명에 그치는 등 상경대, 문과대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똑같이 드러났다. 비인기학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수학문이 고사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어 광역화가 학문간 서열화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교수와 학생사이에서 제기 되었다. 연세춘추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서 광역화 1세대인 00학번의 학생들은 광역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선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된 것은 전공 탐색을 위한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공 탐색을 위한 커리큘럼의 부족 강의의 대형화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였다. 입학처의 한 관계자는 “학사 관리 지도 담당교수를 두는 AA(Academic Adviser)제도가 잘 시행되고 있으며 학사지도담당교수와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답한 학우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실제 학사지도교수 한 명당 학생 수가 2∼300명에 가깝다. 학생이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상담하는 것도 매우 힘든 상황에서 AA제도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학부제 이후 과가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 호서대의 경우 98년 학부제 시행이후 철학과에 지망한 학생이 총 4명밖에 없었다. ‘경쟁력이 없는 과는 퇴출되는’ 원칙이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광역화를 두고 고려대 김승옥(독어독문학)교수는 “광역화의 장점은 없다.”라고 말하며 “여러 전공의 인재를 다양하게 길러야 될 우리 나라에서 광역화의 시행은 전공 인원의 부재를 야기 시킬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광역화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 본부가 광역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시한 것은 전공 예약제 하나 뿐이다. 통합적인 커리큘럼의 구성에 있어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철저한 준비가 선행된 계획이 아니라 앞으로 문제점이 생길 때마다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 본부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광역화로 초래될 문제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광역화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고 반대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첫째, 광역화의 주요 골자인 전공 탐색과정이다. 탐색이라는 말의 의미는 그야말로 ‘살펴 보는’ 것인데 전공 진입의 결정 기준이 학점이 되어 있는 현실에서는 탐색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전공 선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학에 들어와서도 고교 4,5학년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공 탐색과정은 희망하는 전공을 얻기 위한 입시 기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학에서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많이 맺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과라는 단위를 통해서 맺는 선후배 관계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인문대의 경우에 아직 과가 결정되지 않은 1학년과 이미 과가 정해져 있는 2,3학년들을 선배로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문대 윤종석 학우는 “수강신청의 경우 선배들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편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매우 힘들었다”고 말하며 선후배 관계의 단절을 우려했다. 그리고 학생회를 구성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많은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어 학생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그리고 광역화로 인해 입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수 있다. 4000명 정도의 신입생 선발에서 결국 1등에서 4000등을 일렬로 세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광역화의 취지인 대학원 중심은 6년 정도의 대학 생활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만큼 더 교육비를 증가시키는데 기여한다. 서울대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세계수준의 종합연구대학’이다. 그러나 광역화와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명제가 서로 맞아떨어지는데 대한 이견이 있었다. 조흥식(사회복지학)교수는 “연구 중심 대학이 되려면 기초 학문을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학문 체제가 응용학문에서 기초 학문으로 이행하지 않는 이상 실패의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승옥 교수는 “대학은 연구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충분히 되지 않고 있다. 먼저 국가에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광역화가 서울대 미래와 잘 맞물리는가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이유로 광역화 시행의 반대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 ‘자율’은 없다?? 대학가에 광역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입생 수시 모집을 눈앞에 두고 별 무리 없이 서울대도 광역화를 시행할 것이다. “왜 광역화를 시행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 한 마디로”교육부가 시키니까”라고 답할 수 있다. 광역화는 교육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것이다. 각 대학이 교육부의 정책에 군소리 없이 따라하는 것은 ‘자율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교육부가 재정을 볼모로 대학을 자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세대는 2000년 6계열 모집에서 2001년 8계열 모집으로 학제를 개편했을 때 두뇌한국 21 지원금이 삭감되기도 했다. 총학생회장 장종오(정치 4)학우는 “충분히 여건이 마련돼있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교육부의 일괄적인 정책에 대학은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서둘러 광역화를 진행해야 될 처지에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돈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 “도대체 너희 마음대로 하는 게 뭐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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