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우리는 장미빛 미래를 가지는가?
난 여기서는 기자 아닌데! 자원활동가야! 넌 기자?
학생회관-청소의 현장

난 여기서는 기자 아닌데! 자원활동가야! 넌 기자?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자원활동가 ‘그냥’ 하기 올 여름 ‘엽기녀’의 독주 속에서 그리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으셨을 것이다.그나마 장르적 특성으로 승부하는 나 정도가 관객들의 어쩔 수 없는 ‘편식’에 짭짤한 소금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한다.그런데 나 을 극장에서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주 드물게 이 영화들을 인천방면 지하철 1호선 송내역에 내려서 보신 분들도 있으실꺼다.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자원활동가 ‘그냥’ 하기

올 여름 ‘엽기녀’의 독주 속에서 그리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나마 장르적 특성으로 승부하는 나 정도가 관객들의 어쩔 수 없는 ‘편식’에 짭짤한 소금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한다. 그런데 나 을 극장에서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주 드물게 이 영화들을 인천방면 지하철 1호선 송내역에 내려서 보신 분들도 있으실꺼다. 이 영화들은 지난 7월 12일부터 20일까지 열렸던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의 상영작이었다. 영화제는 끝났지만, 아직 극장가에서 축제는 계속중인 것이다. 필자는 이번 여름에 PiFan에서 9박 10일간 자원봉사를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PiFan 집행국 홍보팀 산하 비디오룸 담당 자원봉사였다. 필자를 아는 사람들(대게는 『서울대저널』기자님들)은 졸업도 겨우 하는 4학년 주제(?)에, 여름계절수업도 들으면서, 왜 난데없이 자원봉사, 그것도 비디오방 비디오 대여담당 자봉(자원봉사)일을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다. 왜 영화제 자봉을 했냐면. 사실, 정말 ‘그냥’하게 되었다. 처음에 자원봉사 지원을 할 때 필자가 지원한 분야는 ‘명예기자’였다. 대학생활 3년 반을 서울대저널 기자로 활동했겠다, 방학 때 특별히 할 일도 없겠다싶어 지난 5월 중순에 PiFan 홈페이지(www.pifan.com)를 찾아가 지원서 다운받아 신청했다. 기자직함도 있겠다, 당연히 ‘명예기자’를 하겠군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혹시 영화제 자원봉사에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귀담아 들으시길. PiFan을 비롯한 국내 각종 영화제들은 영화제 시작 전 두어달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PiFan은 보통 7월에 열리니, 자봉 모집은 대게 5월에 이루어진다.) 하루 10시간 근무에 일당 1만 2천원, 박봉의 비디오방지기 사실 필자에게 있어 이번 PiFan 자원봉사 지원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평소에 봉사라고는 해본 적 없는 ‘나는 이기적’인 필자가 굳이 영화제 자봉에 2년 연속 도전한 것을 미루어 볼 때, ‘이 사람이 영화에 관심이 있구나’정도는 짐작하시리라. 그러나, 솔직히 작년에는 ‘서비스분야,’ 쉽게 말하면 표 파는 역을 맡게 되어서 자봉을 하지 않았다. 아마 그때는 아직도 필자 머리 속에 흰색과 푸른색으로 대비되는 노동의 가치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이 없었기 때문이였던 것 같다. 조금 거짓말을 하자면, 필자 역시 언론사라는 조직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영화제라는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에 작년에는 행사장을 떠돌아야 하는 서비스분야를 고사(?)했었다. 필자가 이번에 ‘명예기자’에 지원했던 것은 영화제의 공식일간지를 만드는 일을 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접 당일에 인터넷팀 명예기자 담당 스텝을 만나면서, 중대한 나의 착각을 깨달았다. PiFan의 공식일간지는 매년 씨네21 편집부에서 맡아서 해 왔던 것이다! 그려면 명예기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명예기자 분들이 설마 서울대저널을 보지는 않을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하면) 쉽게 말하면, 영화제 기간의 잡다한 가쉽거리를 ‘자극적’인 제목으로 재미있게 피판홈피 한 구석을 장식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느끼시겠지만, 필자는 글을 재미있게 쓰지 못한다. 지난 3년 반을 딱딱한 취재글과 기사로 단련된 필자인지라, 그 자리에서 인터넷팀장과 필자는 의기투합(?)하에 홍보팀장과의 면담을 추진하였다. 홍보팀장님에게 필자가 제의받은 곳은 프레스센터. 더불어 비디오룸. PiFan이 아직은 재정적으로 안정된 기반을 가지지 못한지라 프레스센터와 비디오룸이 한공간에 있으니 같이 관리해주겠냐는 것이었다. 프레스센터와 비디오룸 자봉은 해외게스트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영어도 ‘좀’ 해야 한다는 홍보팀장님은 분명 필자의 전공(영어교육)을 믿으셨던 거고, 필자는 그런 팀장님의 기대에 부흥코자, 되지도 않는 영어 ‘좀’ 하는 것처럼 행동한 결과, 이번 PiFan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된 것이다. 영화제 자봉은 영화를 볼 수 없는 슬픈 이야기 애초 기대와 달리 30여 분만에 ‘명예기자’에서 ‘홍보팀’으로 소속을 어쩔 수 없이 옮겼다. 일이 이렇게 된 후에 필자가 결심한 것은, “그래, ‘그냥’ 하자! 영화나 실컷 보게…” 하지만, 이렇게 불성실한 자봉의 심지를 아셨는지, ‘자원활동가’ 교육 시간에 영화제 집행위원장님께서는 자원활동가는 관객의 입장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화제의 입장과 동일해야 하며, 그런 면에서 자기 업무에서 벗어나 영화를 보려고 애쓰는 것은 삼가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오죽하면 올해부터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자원활동가’로 명칭까지 바꿨겠는가. 엄연한 ‘부탁’이니 강제는 아니다. 그러나, PiFan의 190여 명의 자원활동가 대부분은 사실 영화를 보지 못한다. 대부분의 자봉이 상영관 서비스 분야이기 때문에 극장 가까이는 있지만, 영화를 편하게 볼 만한 여유는 절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해당 업무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는 순간, 영화제 행사에는 반드시 차질이 생긴다. 사실 영화에 대한 열정이나 책임감 없이 열흘간 업무를 견디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자봉 대부분이 영화광이거나 영화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아마, 이번 자봉 중에 필자는 (다수의 자봉에게 미안하게도) 상당히 영화를 많이 본 자봉에 속할 것이다. 다른 자봉들이 영화에 접근할 기회가 거의 없음에 비해, 필자는 상영작 140여편의 비디오 테입과 7대의 비디오데크를 관리하지 않았던가. 프레스센터를 운영한지 이틀째 쯤에 기자들과 게스트들의 사이클을 파악하고서, 한가한 시간에 틈틈히 비디오를 본 결과, 국내에서는 공연윤리위원회인지 뭔지하는 가위질쟁이 집단이 있는 한 절대로 개봉될 수 없는 문제작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다. 혹시 PiFan의 여러 섹션 중 ‘제한구역 Forbidden Zone’에서 상연된 영화들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들, 필자에게 연락주시기 바란다. PiFan 상영작 공짜로 보는 법 첫째. 우선 인터넷 아무 서버나 이용하여 홈페이지를 만든다. 둘째. 이를 영화관련 웹진 비슷하게 꾸민다. 셋째. 가끔 유명 영화관련 사이트에서 기사를 긁어다 업데이트 좀 해준다. 넷째. 이 사이트를 내년 PiFan이 열릴 때까지 운영한다. 다섯째. (이것이 중요하다!) PiFan 조직위원회에 보낼 명함을 찍는다. 문구는 “모모 영화웹진 기자, 누구누구누구…” 자. 이것이 필자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터득한 공짜영화보기 방법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하면 당신은 내년 PiFan에서 프레스 ID 카드를 발급받아 상영작을 신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당신은 이렇게 하고 싶습니까? 필자는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기자들 중 이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네가 기자냐? 그면 나도 기자 할란다! PiFan에서는 간단한 신청서만 작성하면 프레스 ID 카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이 손바닥만한 파란색 ID 카드 한 장에 PiFan 상영작을 공짜로 무한정 볼 수 있는 ‘공개된’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쉬운 절차만으로 프레스 카드를 받아 목에 걸면, 우선 상영작 영화표를 기다리지 않고 ‘공짜로’ 받을 수 있으며, 프레스센터의 편의시설과 비디오룸의 시사비디오를 마음껏 볼 수 있다. 이번에 자봉을 하면서 필자의 가치관에 혼란을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기자를 한다는 것을 얼마만큼 신뢰할 것인가하는 문제였다.(혹시 필자가 모든 웹진의 가능성이나 가치를 폄하하고 있다고 오해하지는 마시길.) PiFan에서 프레스카드를 발급받는 기자들은 프레스 페키지라는 영화제기념품이 가득 든 선물보따리와 공짜영화표 등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프레스센터에서 프레스 패키지를 배급(?)하고 비디오룸에서 비디오대출을 하면서 여러 웹진 기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막말로 기자라로 너무나 까다롭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기자들이 있었다. 프레스센터로 들어서자마자 오늘의 상영작이 무언지보다 프레스패키지에 관심이 많은 기자들. (사실 이 ‘관심’에 유명 영화잡지 기자들이나 유력 일간지 기자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필자는 좁은 심지를 가진 옹졸한 사람이라, 과연 이렇게 생색을 내는 웹진 기자들이 과연 기자는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몇 개 명함속의 주소로 찾아간 웹진의 PiFan 기사들을 보고 받았던 황당한 느낌. 영화제 팜플렛의 줄거리를 긁어다가 대충 써놓은 기사들. 이렇게 무책임하게 글을 써도 되는 것인지. 아무도 자기의 글을 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그들은 필자가 이 글을 쓰기도 전에 PiFan에서 공짜 영화보기를 터득한 선견지명의 유령 웹운영자일까? 어쨌든 영화제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필자인지라,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 이렇게 치사하게(?) 별도 보고 뽕도 따는 것보다는, 차라리 필자처럼 홍보팀 비디오룸 자원봉사 하면서 시사 비디오나 실컷 보는 게 좀 더 떳떳하지 않을까? 참, 자봉은 영화 안 보는 게 원칙이니 필자도 어쩌면 치사한 부류에 속할지도 모르지만… “제일 야한 거 주세요.” 그렇다고 유력한 일간지 기자들이 다르지도 않다는 느낌 또한 씁쓸했다. 영화전문기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취재를 왔다면 이 영화제에 대한 일종의 예의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상영작에 대한 관심일텐데, 필자를 상당히 당황하게 했던 주요 일간지 기자 한 분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디오룸에 들어 와 명함을 내밀며 하는 말, “제일 야한 거 하나 주세요.” 필자가 일개 자봉에 지나지 않기는 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기자 직함을 달고 있기도 했기 때문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게 될 것에 기대가 컷던 것도 프레스센터를 맡기로 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동네 비디오 가게도 아닌 곳에 와서 기자라는 사람이 기껏 하는 말이 야한 거나 달라니. 그런 정신으로 기자라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나도 기자 할란다!’ 아직 다 하지 못한 말 서울대저널 기자라는 직함을 필자는 영화제 기간동안 꽤나 의식했었던 것 같다. 열흘을 기자들의 잔일(?)을 도맡아 하다보니,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을 이 글에서 다 풀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이 남았는데, 확실히 ‘불확실한’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겠다. 혹시 이번 PiFan에 왔던 해외게스트들이나 상영되었던 영화들에 대해 얘기하시고 싶은 독자가 계시다면 꼭 필자에게 연락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혹시 내년에 부천에서 자봉을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PiFan의 축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꼭 서비스분야의 야외상영관에 지원하시는 것이 훨씬 재미있는 자봉활동이 될 것이라는 거다. 괜히 홍보팀 등의 사무직으로 가면, 담배연기 퀘퀘한 사무실에 박혀 부천의 뜨거운 여름햇살 한번 못 보고 일만 하다 열흘 보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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