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조금씩 밝아오는 새벽 5시40분 학교에 도착했다. 환경캠페인의 일환으로 학생회관 청소현장에 뛰어들어야 했던 이유에서이다. 정식 출근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학생들이 오기 전에 청소를 마쳐야 한다는 이유로 청소를 하시는 분들(남자4명 여자1명)이 일찍 오시는데, 그 정확한 시간을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일찍 올 수밖에 없었다. 벌써 한 분은 와 계셨고, 다른 분들도 6시부터 차례차례 도착하셨다. 각 층을 다른 분들이 맞고 계셨는데, 기자는 2층을 맡고 계신 분과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6시를 조금 넘어서 2층 라운지에 들어갔다. 테이블 위아래에는 전날 학우들이 치우지 않고 간 쓰레기들이 군데군데 버려져 있었다. 그리고 2층 곳곳을 청소하며 버려진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찾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왜 이렇게 쓰레기가 눈이 많이 띄는지…….’하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학생회관의 곳곳에 분리수거함이 비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뿐만 아니라 쉽게 눈에 띄는 곳에서도 학생회관을 지저분하게 하는 것들이 널려있는 것이었다. 화장실, 라운지, 계단, 여자휴게실 등의 2층의 곳곳을 청소하고 나서, 다음 차례는 분산되어 있는 분리수거함과 2층의 동아리에 있는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이다. 당연한 순서로 쓰레기를 모은 후에는 종류별로 분리하게 된다. 여러 쓰레기가 섞여 있는 분리수거함을 아저씨와 함께 분리하면서, 떨어져 있는 쓰레기들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회관에서 쓰레기를 배출하는 이용자로서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장갑하나 손에 끼고 유쾌하지 못한 냄새를 맡아가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은, 오늘 하루였기에 그리고 앞으로 계속 할 일이 아니었기에 군말 없이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8시를 조금 넘어 아침청소가 끝난 후 간단하게 음료수와 햄버거를 같이 드시면서, 아저씨는 “방학이라 학생들이 적어서 이 정도지…….많이 깨끗한 편이야”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셨다. 아저씨의 말씀은 “학생들이 좀 깨끗이 쓰도록 기사 좀 잘 써줘”라고 부탁하시는 말로 들리면서, 괜히 부끄러웠던 것은 왜일까? 많은 학우들이 아침에 학교를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9시 일정이 시작되었다. 학생회관 주변과 학생회관에서부터 출판부까지, 그리고 순환도로(문화관으로 들어가는 곳까지) 청소가 9시 일정이었다. 다행히 날씨도 흐려 기온도 높지 않기에, 고등학교 이후 처음 그러한 청소를 하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옛날 실력 발휘해서 청소 잘한다는 칭찬 좀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내심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나섰다. 그러나 네 분의 아저씨 그리고 학생회관 수위장 아저씨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100ℓ종량제 봉투에 가득 차는 쓰레기들을 보는 것은, 본 기자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처음의 즐거운 생각을 계속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시부터는 1시까지 점심시간이었다. 일찍 나온 만큼 점심시간을 일찍 가질 수 있었다. 개인 사정에 의한 전날의 피로와 함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여 몰려오는 피로를 풀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같이하자는 아저씨의 권유를 “할 일이 조금 있어서요. 1시전에 오겠습니다.”라는 핑계를 대며 나만의 휴식공간을 찾아 도망을 시도했다. 중간에 휴식시간이 조금씩 있긴 했지만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욱 지저분한 공간을 다섯 분이 다 치우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 다시 청소를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학생! 현장체험인데 그 정도 하고 그만해도 괜찮아.”라는 아저씨의 말씀에, “아뇨~ 오늘 하루 일정을 다 소화해야죠.”라며 호기를 부렸던 것이 다소 후회가 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저씨께서 “오늘은 아직 방학이라 오후에는 그리 할 일이 많지 않아.”라는 말씀이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다. 아침에도 청소했던 화장실을 다시 가서 지저분한 곳을 다시 치웠다. 그리고는 분리수거함으로 다시 갔다. “학기 중이였으면, 점심시간을 지나고 나면 다 넘칠 텐데, 학생 학기 중에도 한번하지”라며 우스갯소리를 하셨는데, 넘치지는 않는 것을 보면서 안도는 되었지만, 아침에 정리한 분리수거함이 다시 뒤섞여 있는 것을 보면서 우스갯소리에 웃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방학. 역시 즐거운 이름 2시30분 정도가 되어서 기자의 현장체험(?)은 끝이 났다. 학기 중이면 3시쯤에 다시 한번 정리를 해야 하지만 방중이라서 그리 일이 많지 않다고 하셨다. ‘오~예! 이제 끝난 거야???’하는 생각을 하며, 조금이나마 안면이 익은 아저씨들에게 아쉬운 기색을 보이며 돌아서는데, 방중이 아니었다면 더 했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학생회관을 어떻게 이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