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와 ‘친해지길 바래’

관악산 중턱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301동.그런데 그 아래 새가 떨어져 죽어있다.지난 11월 13일부터 4일간 야생조류연구회가 주최한 ‘야생조류 전시회’에 걸려있던 사진이다.“많은 새들이 유리로 돼있는 건물에 부딪혀 죽곤 해요.그 중엔 천연기념물인 맹금류들도 포함되죠.” 야생조류연구회 김한규(산림과학 06) 회장은 캠퍼스 안의 새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사실 관악캠퍼스 안에도 많은 새가 살아요.

관악산 중턱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301동. 그런데 그 아래 새가 떨어져 죽어있다. 지난 11월 13일부터 4일간 야생조류연구회가 주최한 ‘야생조류 전시회’에 걸려있던 사진이다. “많은 새들이 유리로 돼있는 건물에 부딪혀 죽곤 해요. 그 중엔 천연기념물인 맹금류들도 포함되죠.” 야생조류연구회 김한규(산림과학 06) 회장은 캠퍼스 안의 새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사실 관악캠퍼스 안에도 많은 새가 살아요. 꿩, 딱따구리, 어치, 까치 등 100여 종에 달하죠.” 김 씨의 설명에서 새에 대한 야생조류연구회의 애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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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류연구회의 한 회원이 전시회에서 새 복장을 하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야생조류연구회는 야생 조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82년 당시 수원 농대 동아리로 창설한 이후, 농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할 때 함께 옮겨 왔다. 회원수는 약 40명에 달한다. 원래는 낙동강 하구둑을 주로 탐사했지만 현재는 강화도, 한강변까지 탐사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등에서도 서울대 야생조류연구회를 따라 동아리가 생겼다고 한다. 새를 찾아 자연을 탐사하다 보니 환경에 대해서도 애착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창설 당시부터 환경을 지키자는, 환경오염에 반대하는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어요. 비록 지금은 학술분과에서 취미분과로 바뀌었지만, 환경에 대한 생각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시회는 결코 무겁지 않다. 화투패에 등장하는 새들에 대한 재미있는 그림들, 공중에 매달려 있는 귀여운 새 모형들은 관람객들이 미소를 머금기 충분했다. 이런 전시회는 벌써 25년째 내려오는 야생조류연구회만의 전통행사다. 물론 그들의 활동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소그룹으로 나뉘어 서울 근교도 탐구하고 매주 세미나를 통해 탐조(야생조류를 관측하는 활동)를 위한 지식을 쌓기도 해요. 외국에선 이러한 활동을 ‘Birding’이라고 합니다. 많은 나라에서 보편화돼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하기도 하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야생조류연구회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김한규 씨의 설명이다. 아직은 낯설기 때문일까. 행사 방명록에는 ‘신기하다’, ‘관악에 이리 많은 새가 있는 줄 몰랐다’는 의견이 제법 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 있잖아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고. 자기 주변에 어떤 새들이 살아가는지 조금만 더 살펴본다면 그만큼 더 많은 새들이 보일 거에요” 라고 말하며 김한규 씨는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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