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짧았지만 나름대로 성과 있었다”

2007년 한 해 동안 50대 총학을 이끈 한성실 총학생회장.“임기 짧은 것 못내 아쉬워”4월 19일 당선이 확정된 후 6개월이 지나 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소감이 어떤가?아쉬운 게 많다.먼저 재선거로 당선돼 임기가 짧은 것이 아쉽다.이것저것 해보기에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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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 해 동안 50대 총학을 이끈 한성실 총학생회장.

“임기 짧은 것 못내 아쉬워”

4월 19일 당선이 확정된 후 6개월이 지나 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아쉬운 게 많다. 먼저 재선거로 당선돼 임기가 짧은 것이 아쉽다. 이것저것 해보기에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모든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보긴 힘들겠지만, 어쨌든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일정부분 성과를 얻은 데 대해 나름대로 만족하려고 한다.선거운동 당시 제시한 교육권 정책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하지만 여학생 체육수업 도입 외에는 정책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애초에 ‘임기 내에 완전히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목표한 것은 아니다. 그런 정책이 제시됐던 배경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학국어 S/U제의 경우에는 대학국어가 학문의 기초를 쌓는 과목인데도 상대평가제로 인해 불필요한 경쟁이 양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제안했고, 생리공결제는 여성이 자기 몸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도입을 주장했다. 굳이 처음 주장한 형태로 통과되지 않더라도 학생들 사이에 공통의 인식을 확산시키는 작업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생리공결제는 현 시점에서도 문제 해결에 상당 부분 근접해 있다고 본다.총학 집행국 내부에서도 ‘호암사태 등으로 인해 대학본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점을 인정하는 발언이 나왔다. 본부와의 파트너십 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본부와의 ‘파트너십 형성’의 필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고 있다. 단지 본부와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고 있다고 해서 교육권 정책을 관철할 수 있을까. 그리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본부와 협력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것’은 총학 행사에 지원금 몇 푼 더 타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학생사회에는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학생사회 위기론’이 등장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위기를 호소하지 않는 자치단위가 없을 지경이고, 게다가 올해는 이상하리만큼 학생사회 내부의 논쟁도 미미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며, 이를 타개할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올해 학생사회 내부에 논쟁이 적었던 것은 작년에 황라열 사태 때문에 ‘진흙탕 싸움’과 비생산적인 논쟁이 넘쳐났던 것과 대비돼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치활동이 침체되고 논쟁이 사라지는 현상은 총학이 점차 구심점을 잃고 학우들의 일상에 개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물론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본적인 해법이 존재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여성주간을 통해 성정치적 담론을 이슈화하고, 여학생 체육수업 도입과 미술치료프로그램 실시라는 결과물을 내놓는 등 여성주의 관련 사업들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인 편이다. 하지만 관심을 갖겠다고 했던 ‘장애인권’에 대한 고민과 실천은 부족했다는 평가다.‘반성폭력 학칙제정운동’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여성주의 운동은 양성이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안티’로서의 측면이 컸다. 총학에서는 이를 뛰어 넘어 여성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쟁취하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려고 노력했다. 장애인권 문제는 총학에서 관련 사업을 벌이기 이전에 있어야 할 담론 형성 자체가 미미했다. 총학에서도 장애인권연대사업팀과 장애학생지원센터와 함께 간담회를 여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구체화된 정책 성과물이 없었던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총학 차원에서 ‘한미FTA 폐기’, ‘비정규직법 반대’와 같은 사회적 이슈들을 다소 적극적으로 의제화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상도 5동 철거반대 투쟁이나 호암노조 투쟁에 대한 연대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총학이 주도한 지난 6개월간의 대중운동 사업들을 스스로 돌이켜본다면?한미FTA 체결과 비정규직법 개정안 시행 등에서 나타나듯이 금융세계화가 우리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대안세계화를 주장했다. 사실 총학 내부에서는 우리가 대중운동에 더 공세적으로 뛰어들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임기 초반 총학생회를 정상화시키는 데 역량을 쏟아 부었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자치단위들과 함께 정치사업을 벌여나가는 기풍을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만, 더 많은 학우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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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50대 총학선거 2차 유세, 당선 확정발표, 서울대인 5·18 순례, 9월 19일 호암노조 집회 때의 한성실 총학생회장.

“그동안의 사업 깔끔하게 마무리짓고 싶다”

학생회가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라는 입장과 ‘정치조직으로서의 성격도 가진다’는 입장이 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자에 기초해 총학이 벌인 각종 대중운동 사업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도 있다.

모든 조직은 정치조직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구성원들의 통일된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논리는 허구적이라고 본다. 관악캠퍼스 학부생만 2만 명에 달한다. 이익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 충돌이 일어나는 지점을 잡아 거기에 뛰어들어서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러한 현상을 보편적인 권리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지 모색하는 것이 총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운동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다양한 요구들이 있는데 이를 일체 방기하겠다는 것은 학우들의 요구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다.총학의 전국학생행진 가입안이 7월 총운위에서 부결됐고, 그 이후로 다시 공식적인 가입절차를 밟지는 않았으나 실제로 많은 사업들을 학생행진과 함께했다. 총학생회와 소위 말하는 ‘학생정치조직’의 관계 설정 문제는 향후 총학선거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질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 총학은 학생행진 이외에도 다른 단체에서 제안하는 사업들도 뜻이 맞으면 함께했다. 다만 학생행진의 모토가 ‘신자유주의에 맞서나간다’는 것이고 이것이 총학의 총노선과 일치해 비교적 많은 사업들을 함께 한 것이다. 학생운동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서도 한 학교 단위에서는 한계가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운동 연대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취재 과정에서 사회대의 한 학생은 ‘총학이 진행하는 사업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지만, 학생들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다소 일방적이었다’고 지적하며 총학 사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자보를 예로 들었다.학우들과의 의사소통하기 위한 노력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자주, 폭넓게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과반학생회장, 학회·동아리대표와 같은 기층단위 대표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많은 학생들이 총학실로 전화도 걸고 메일도 보내온다. 이렇게 들려오는 학우들의 의견들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임기가 한 달 남짓 남아있고, 다음 달에는 차기 총학선거 체제로 들어간다. 임기 중에 꼭 마무리 짓고 싶은 사업을 꼽는다면?먼저 곧 열릴 교개협을 통해 최대한 많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사업들을 잘 매듭지어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총학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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