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반드시 온다.

2월말이 되면서 겨우내 스산했던 학교에 봄이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월말이 되면서 겨우내 스산했던 학교에 봄이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르스름한 봉투를 하나씩들고 다니는 새내기들의 밝을 표정 속에서, 조금은 어색하지만 둥글게 모여 서서 팩차기 하는 새내기들의 즐 거운 모습들 속에서,새터가는 버스 앞에서 내지르는 새내기들의 우렁찬 함성 속에서 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봄은 아직 멀게만 느껴졌다.학생회관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웅크려 잠을 청하는 노동자의 쓸쓸한 표정에서,다 식은 도시락으로 저녁을 대신하는 노동자의 허기진 모습에서,밤새워 정문에 앉아 졸음을 참느라 부릅뜬 노동자의 눈빛에서 봄을 발견할 없다. 시기상으로 입춘이 지나고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봄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곳 관악은 봄기운으로 활기를 더해 갈 것이다. 그러나 올해도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봄은 늦게 찾아올 것 같다. ‘민영화’라는 칼바람과 ‘악의 축’과같은 얼음장 같은 말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관악의 새내기들은 봄이 오기 전부터 ‘대학입학’이라는 봄을 맞이하지만 관악을 등지고 떠나는 새내기들은 봄이 오기 전부터 ‘취업경쟁’이라는 ‘꽃샘추위’와 싸우고 있다. 그러나 봄이 겨울에 굴하지 않고 매년 찾아오듯이,꽃샘 추위도 봄기운 앞에 수그러들듯이 봄은 소리 없이 우리의 마음을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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