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향해 쏴라

결국..방아쇠는 당겨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모집단위 광역화(이하 광역화)가 장전되어 2002년 서울대 캠퍼스를 향해 발포되었다.과녁별 변화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처음 광역화를 시행하는 사범대의 경우 16개였던 학과를 사회교육계열, 수학교육계열, 어학교육계열, 체육교육과의 4개 모집단위로 모집하였다.

결국.. 방아쇠는 당겨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모집단위 광역화(이하 광역화)가 장전되어 2002년 서울대 캠퍼스를 향해 발포되었다. 과녁별 변화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처음 광역화를 시행하는 사범대의 경우 16개였던 학과를 사회교육계열, 수학교육계열, 어학교육계열, 체육교육과의 4개 모집단위로 모집하였다. ‘1+3’제를 도입하며 별도의 전공과목개설 없이 기존의 전공과목 중 2개 정도를 전공탐색을 위해 이수할 예정이라 한다.사회대 역시 처음 광역화가 시행되는 단대로 9개 학과, 학부를 하나의 계열로 모집했다. 학제는 ‘1+3’제이며, 각 학과에서 한 과목씩 전공탐색과정을 개설하고, 한 학년동안 4개 강좌 이상을 듣게 할 계획이다. 작년에 역사, 철학 계열을 함께 묶었던 인문대는 여기에 어문계열까지 포함하여 15개 학과를 하나의 계열로 모집하였다. ‘2+2’의 학제로 각 학과에서 2년 동안 매 학기마다 4개씩 60개의 전공탐색과목을 개설하고 학생들에게 적어도 4개 과목을 듣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92년부터 일부 학부제가 시행된 공대는 10개 학과, 학부를 공학계열로 모아 ? 건축학과 중 건축학전공은 예외 ? 모집하였다. 공학개론이라는 전공탐색과정을 개설하여 10개 학과, 학부의 수업을 5개씩 묶어 2학기동안 듣게 할 예정이다. 두 손, 두 발 다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립대 발전계획안 발표 후 여기 저기서 광역화를 반대하는 분위기가 일렁였다. 학생측에서는 광역화 반대와 관련한 집회를 작년 4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였고 총학생회장의 단식 농성 등의 강경한 의사를 보이기도 하였다. 교수측에서도 교수협의회 및 인문대 학장단, 기초학문 교수 집단, 기초학문 협의회 등에서도 여러 성명서 및 선언문 등을 통해 광역화의 시행에 대한 우려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왜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수들까지도 참여한 협공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변화 없이 광역화가 시행되게 된 것일까? 광역화는 정부의 BK21 사업과 맞물려 돌아가야만 했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받은 값’으로 치뤄야 했던- 학내의 여론이 비집고 들어갈 한 치의 틈도 주지 않았다. 물론 본부에서는 다른 여러 문제들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개입을 달갑지 않아 하였지만 이번 사안에 있어서 만큼은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 지시사항이라는 그 나름의 당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교수들의 경우에도 광역화가 이미 지원금을 받은 상태에서 거스를 수 있던 사안이 아니 였던 이상 자신의 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한 상황에 놓이자, 이 사안 안에서 최대한 자기학문의 사수를 위한 노력에 주력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경우도 “광역화에 대한 입장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고, 공동의 투쟁과제를 명확히 제출해내지 못했다. 교육투쟁이 보여주기 이슈 파이팅 식으로 그침으로써 실질적인 성과를 남기지 못함에 따라 교육투쟁에 대한 회의, 패배주의를 확산시켰다.”라는 현 인문대 학생회장의 말처럼 투쟁 준비의 미흡함과 일반 학우들의 무기력한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발사된 총알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어찌 되었건 광역화는 시행되었다. 작년과는 또 다른 ?좀 더 어려워진 ?상황에 놓인 듯 싶다. 시행과정동안 불거져 나오는 문제들과 함께 광역화 철회투쟁을 꾸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기존의 공동체로만 유지되기 어려워진 각 단대에서는 학생회 차원에서 반 학생회, 예비전공학생회 등을 새로이 편성하고 이와 더불어 자치간담회 등을 준비하여 광역화로 인해 약화되기 쉬운 공동체 및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에서도 교육투쟁을 올해의 중요한 사업쟁점으로 정하여 준비를 하고있다고 한다. “새내기를 중심으로 불만 지점들을 모아내어 3월에 투쟁할 것이다. 광역화뿐만 아니라 등록금 인상, 물리교육과 교수 부족, 학점 변경 제한 등 교육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을 한데 모아 본부를 압박하려고 한다. 3월에는 3월4일 총학 차원의 입학식, 개강집회, 해오름제, 문화제 등을 통해 교육 공공성 담론을 형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3월만으로 투쟁이 끊어지지 않도록 총학 차원의 특대위를 구성하고자 한다. 타 국립대나 교육학생연대와의 연대, 교수와의 연대 등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민중단위와의 연대를 통해 교육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교육재정의 문제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논의 국면을 창출하려고 한다.”(총학생회 교육투쟁 국장) 각 단대 들도 기본적으로 총학과 움직임을 같이 할 예정이며 동시에 각 단대 별 상황에 맞추어 투쟁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내일을 향해.. 광역화라는 커다란 철벽을 넘기가 호락호락하진 않을 것이다. 약속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타격을 받을 지도 모르는 ? 더구나 지원금이란 미끼 앞에 – 본부측에서 광역화를 쉬이 내어줄지도 의문이고, 어차피 결정 난 대세에서 자기 몫들은 다 챙긴 교수들이 팔 걷어 부치고 도와주길 기대하는 것도 무리이며, 자신과는 별개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재학생들이 열성적으로 소리를 질러줄지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당사자인 신입생들도 당장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점까지 포기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대의를 위해 발 벗고 나설지도 확실하지 않다. 한편, 총학생회 자체에도 1년이라는 짧은 임기로 인해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준비, 진행해나가야 하는 여러 가지 사안들에 있어서 자꾸 그 흐름이 끊기고 중요 쟁점들이 변화되어 가면서 구체적이고 치밀한 계획들을 이뤄내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철벽. 참, 어려운 싸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역화 철폐’라는 구호가 실현될 가능성은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쩌면 광역화는 다시는 물릴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려서 그 안에서 최대한 좋은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이상적인 과제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광역화가 ‘광역화’의 좋은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있는 ? 그것마저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 상황에서 광역화라는 쟁점은 분명 놓칠 수 없는 ? 놓아서는 안 될 –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본부에서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광역화 투쟁에 있어서 변수가 될 부분은 여타 학우들과 교수들이 될 것이다. 투쟁을 준비해가는 측에서 얼마만큼 체계적으로 투쟁을 꾸려나가느냐, 전 관악적으로 어떻게 학우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느냐, 어떤 식으로 교수들과의 연대를 시도해보느냐에 따라서도 투쟁의 진행과 성과에서 많은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학우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 교수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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