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최근 대두된 각종 윤리적 의혹과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날 수의대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간 의혹이 제기되었던 여성 연구원 난자 제공을 시인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황 교수는 “2명의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한 것은 사실” 이라고 밝히며 현재 우리가 수행하는 연구는 단계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것으로 연구 과정에서 현재의 법 규정이나 윤리 항목에 비추어 볼 때 깊은 통찰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또 그는 모든 논란과 파문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국민들이 그동안 보내줬던 따뜻한 성원과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순수한 과학도로서의 길만 걸을 것을 다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황 교수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의견들은 대부분 “관련 법 제정 이전에 일어났던 일이므로 문제 없다” “전 세계와 네이쳐, 사이언스 지(誌) 등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황 교수의 흠을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데 우리 손으로 황 교수를 희생양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 며 황 교수를 두둔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민단체 측에서는 이에 대한 강한 반론을 제기했다. 감시연대와 참여연대, 건강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기자회견 전날 성명을 내고 “연구원의 난자 제공은 비윤리적 차원을 넘어 세계 과학사에 남을 만한 부끄러운 사건” 이라며, 자발적 기증 여부를 떠나 연구원의 난자가 실험에 쓰였다는 사실만으로 황 교수는 국내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윤리적 논란을 떠나 황 교수 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가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등 겸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기존에 추진해온 연구는 별다른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또한 이번 파문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관계법령이 마련되면 세계줄기세포허브가 특수법인화 돼 정부 출연금 및 운영비제공 등 대대적인 정부 지원이 가능해 진다.
우리나라의 줄기세포연구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그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황 교수의 일거수 일투족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