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두 발로 세상을 달려요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다닌 당신.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지만 그 중에 자신의 힘으로 움직인 거리는 얼마나 될까.자동차, 오토바이, 버스에 지하철까지, 기계에 몸을 싣고 편리하게 이동하지만 그 때문에 기본적인 체력을 단련할 기회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게다가 자동차가 일으키고 있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1,500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좁은 국토 위를 구르고 있으며, 도시의 교통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다닌 당신!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지만 그 중에 자신의 힘으로 움직인 거리는 얼마나 될까? 자동차, 오토바이, 버스에 지하철까지, 기계에 몸을 싣고 편리하게 이동하지만 그 때문에 기본적인 체력을 단련할 기회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게다가 자동차가 일으키고 있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1,500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좁은 국토 위를 구르고 있으며, 도시의 교통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한 해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자동차가 가져다 준 편리함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는 것.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제안하고 있는 ‘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를 찾아가 보았다. 자전거, 바퀴 두 개의 무한한 가능성 ‘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98년 5월, ‘화석연료절약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라는 명칭으로 처음 출발하였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기의 목적은 환경 오염을 막으면서 자원 절약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고, 화석 에너지를 쓰는 자동차보다는 간편하고 환경에 해도 없는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자는 운동이었다. 하지만 이후 운동은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되었고, 또 이름을 간략히 할 필요도 있어서 2003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고쳐서 활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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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는 자전거에 대한 인식제고와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운동본부가 보는 자전거의 가능성은 거의 무한하다. 자전거는 연료도 들지 않고, 공해도 발생시키지 않으며, 도시의 심각한 교통난 해소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 타기를 통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스포츠나 여가 활용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으니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것이야말로 절실한 과제인 것. “어려서는 각종 운동에 대해 배우지만 커서는 기본적인 운동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해요. 기초 체력을 다지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 중 하나가 자전거인데, 이동 수단으로서도 굉장히 편리하고 보관도 쉽고 무엇보다도 연료가 따로 들지 않으니 자전거만한 대안이 없죠.” 이같이 말한 운동본부의 육종락(68) 대표는 또한 자전거는 노인들도 부담없이 탈 수 있어 고령화 사회를 맞는 우리 사회에도 적당한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된 자전거 한 대만 사놓으면 몇 년이고 거뜬히 탈 수 있다며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으로서 자전거가 가지는 의미를 사람들이 많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그 까짓 거 뭐 배울 게 있나요?!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운동본부에서는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요인으로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잘못된 습관과 인식을 지적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도 꼭 차를 타고 움직이려는 습관은 자전거 이용을 가로막는다. 특히 최근 자전거가 무료 경품으로 대거 제공되면서 ‘자전거는 공짜’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이렇게 얻은 저가 자전거는 금방 고장이 나서 사람들이 오래 타기 어렵다는 것. 언뜻 생각하면 공짜 자전거 덕분에 자전거 문화가 빠르게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자전거는 탈 만한 것이 못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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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본부의 육종락 대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자전거 운동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운동본부는 2001년에 교육부로부터 직무 연수 기관으로 지정받아 초·중등학교 교사들에게 자전거 타기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전국 16개 도시에서 방학 기간동안 교육이 시행되는데, 핸들링, 브레이킹, 페달링 등의 기본부터 장애물 넘기 등 테크닉과 자전거 관련 법률까지, 그야말로 ‘자전거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는 자리이다. 처음에는 ‘자전거에 대해 배울 게 도대체 뭐가 있느냐’던 교사들도 연수 후에는 자전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져서, 다음 연수 때 강사로서 참여하기도 하고, 동료 교사끼리 자전거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운동본부는 자전거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바꿈으로서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자전거 등록제, 알고 계셨습니까? 미흡한 국민 인식과 아울러 자전거 타기가 더욱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다른 요인은 국가 정책의 문제이다. 법과 제도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제대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이 법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조차 ‘그런 법이 있습니까’라며 반문하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법에 의하면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 도로를 침범해서 운행했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있지만 실질적인 단속은 없는 형편이다. 육종락 대표는 이런 현실을 지적하며, “같은 법 17조에도,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 옆을 지나갈 때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전거를 보호하며 통행해야 한다고 되어있어요. 근데 아무도 모르니까 이런 법은 있으나 마나지요”라고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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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본부가 개최한 자전거타기 행사. 사진 출처는 운동본부 홈페이지(http://www.bicycle1000.org)

적극적인 실시가 시급히 요구되지만 아직도 지지부진인 중요한 제도가 자전거 등록제이다. 큰 맘 먹고 장만한 자전거를 도둑맞는 일이 빈번한 실정에서 자전거 등록제는 개인 소유 자전거를 관리하고 도난 자전거의 유통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를 위한 법률적 근거는 이미 지난 1999년에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자전거 등록 업무를 맡아야 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제도 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은 과천, 대전, 제주 정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우리도 등록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법률에 시행 근거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정책 실행 의지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운동본부는 이제까지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해 다른 여러 자전거 운동 단체와 연대하여 공청회 개최, 국회의원 설득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고 한다. 앞으로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 이용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입법 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천만 명이 자전거를 타는 날까지 아직은 여러 가지 문제가 많지만 운동본부가 보는 우리나라 자전거 문화의 미래는 밝다. 특히 자전거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요새는 한강 가보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어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거죠.” 이같이 말한 육종락 대표는 또한 최근 특히 여성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의 대다수가 여건만 되면 자전거를 타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자전거 문화가 활성화될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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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 공간이 문제라면 집안에 이런 보관대를 설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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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본부는 대학생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니만큼 타고 다니기도 수월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교통비도 절약할 수 있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해달라는 것. 육 대표는 특히 캠퍼스가 넓은 서울대학교 같은 경우 자전거가 유용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마음만 먹으면 자전거 100대 정도 사서 비치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캠퍼스 안에서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상설 비치할 수도 있지요”하고 제안하기도 했다. 누구나 어렸을 때 한번쯤 탔던 기억이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자전거.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을 자전거의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한번 달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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