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식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서울대저널』이 학부생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식이 투자의 대상인가, 투기의 대상인가’에 질문에 ‘투자이다’(26%), ‘투기이다’(21%) 라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식은 사람이 하기에 따라 투자도, 투기도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보들은 적금통장만 믿는다’의 저자인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는 “기업가나 주주에 가까운 행위는 투자, 도박사나 복권 구입자에 가까운 행위는 투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의하면 설령 블루칩(대형우량주식)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남들이 좋다니까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투자했다면 그것은 투기에 가까워지는 것이다.한국 주식시장 참여자 중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에는 투기성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6일 삼성증권이 2005년 한 해 동안 각 투자 주체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평균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12개월 중 8개월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삼성증권의 정영완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은 추세가 살아있는 상승종목에 대한 매입보다 하락종목에 대한 매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이데일리 2월 6일자)”며 평균가 회귀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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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막연한 기대를 거래의 근거로 삼는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성격을 완화시키는 방안으로는 크게 세제 개혁과 가치투자적인 분위기 조성이 이야기되고 있다. 보통 주식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세금은 거래금액의 0.3%에 해당하는데 이경숙 기자는 “부동산 양도차익에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제도적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거론되는 가치투자법은 주가가 기업가치에 따라 움직인다고 가정한 투자법이다. 즉, 가치 있는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간 묻어두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형 가치 투자 전략’이라는 책이 화제에 오르는 등 점차 개인투자자들의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정보사이트인 슈어넷(surenet.co.kr)이 지난 1월 9일부터 8일간 주식 보유기간에 대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총 참여자 103명 중 ‘한 달 이상 보유한다’는 응답이 54.4%로 절반을 넘어섰는데 이 역시 투기성향에서 투자성향으로의 변화를 뒷받침한다.Q 저축과 주식투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저축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금융상품으로 손꼽힌다. 재테크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상품을 경험해봤느냐고 물음에서도 일반예금(43.2%), 적금(15.9%)이라고 답한 사람이 과반수였다. 반면 직접 주식에 투자를 해본 일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11%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주식투자가 갖는 ‘주가가 떨어질 위험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주식투자에 대한 저축주체들의 부정적 반응이 단순히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하나은행 마케팅 팀장 서한택은 “많은 사람들이 저축과 주식투자에 있어서 본질적인 혹은 도덕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 편견에 불과한 것”라고 지적한다. 실제 은행은 자금을 기업에 대출해 주고 그 대가로 받는 ‘예대마진’ 만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상반기의 경우 주식, 채권 등에 대한 투자수익은 은행 수익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주목을 받고 있는 도서 ‘한국형 가치투자전략’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일련의 금융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은행의 판단착오로 돈이 가지 말아야 할 곳에 돈이 가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부가 줄어든다. 저축 자체는 좋은 의도의 활동이지만 돈의 흐름에 저축한 사람의 의도 전혀 개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주식투자는 자신이 직접 돈의 흐름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보다 능동적인 사회 기여의 한 방법이다”고 말한다.Q ‘주식’은 부도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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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는 주주의 출자 부담을 줄이고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자본주의 최대의 발명품으로 불린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식은 처음 생길 때의 좋은 취지와는 달리 투기장이 되기도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 일어난 사례 중에서는 우량기업으로 알려진 KT&G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협에 노출된 것이 투기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KT&G를 공격하고 있는 투기자본에는 M&A 전면에 나선 유명한 ‘기업사냥꾼’ 아이칸 외에도 일본 증시를 몇 차례나 뒤흔들며 이익을 챙긴 미국계 헤지펀드 스틸파트너스가 포함되어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안연대회의의 전창환 교수는 “주식투자 문화 활성화란 게 초기 주식회사 등장에선 설비투자로 이어지지만, 요새 같은 (포화된) 시스템에선 투자가 직접 설비투자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투기성이 강해진다” 며 주식투자가 일상적인 문화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서울대에서 ‘정치경제학입문’을 맡고 있는 박승호 교수 또한 “주식투자와 투기의 구별은 쉽지 않다.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기조 속에서 주식투자는 생산적인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소득의 양극화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크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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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갖는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작성한 ‘주식회사의 역사 및 경제사회적 공헌’에서는 “주식회사는 집중된 자본력을 이용하여 소액자금으로는 불가능한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주주의 이윤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용을 창출하여 근로자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국가재정에도 공헌한다”고 주장한다. 경제학부 이창용 교수 또한 “M&A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는 재무적 투자자로 볼 수 있다.” 라며 통념적으로 투기라 지칭되는 행위에 대한 일방적인 평가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