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민수 교수 복직
어느 교수의 끈질긴 7년의 투쟁이 가져온 결과 미대 교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2005년 새로운 학기에 관악을 찾아온 중요한 소식은 김민수 교수(디자인)의 복직소식이었다. 1998년 재임용 탈락 이후 7년 동안 행정관 앞에서 ‘천막 투쟁’을 한 김민수 교수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1998년 재임용 탈락에 대해 김민수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전임 교수들의 친일전력을 비판 한 것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학교 측은 ‘연구 실적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학술 대회 때 발언과는 아무 상관 없다.’라고 주장해왔다. 비록 2005년 1월 말 복직 판결이 내려졌지만 학교 측의 반발은 대단했다. 특히 1998년 재임용 탈락 이래 끊임 없이 김민수 교수의 주장에 반박해 온 미대 교수들은 집단 사표까지 내가며 반발했다. 그러나 여론에서는 미대 교수들에 대해 ‘기득권 지키기’라며 비판했고 결국 김민수 교수는 3월 8일자로 정식 교수로서 첫 강의를 할 수 있었다. 2. 교육투쟁학교의 일방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 투쟁 방법에 대해서는 논란을 빚어. 2005년 3,4월에 관악을 덮은 것은 ‘교육투쟁’이라는 화두였다. 05학번 새내기들을 비롯한 일부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반대’, ‘학부대학화 반대’, ‘학사관리 엄정화 반대’ 등의 주장을 내걸고 교육투쟁에 들어갔다. 이들은 7년 동안 거의 100%가깝게 오른 등록금 인상에 대해 올해의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였다. 또한 일방적인 대학개편에 대해 반대하며 학생들과의 민주적인 논의 이후 결정할 것을 주장했다. 학사관리 엄정화에 대해서도 계속 확대되는 상대평가제와 의무수강에 대해 반대했다. 집회를 계속 이어오던 이들은 3월 30일일 3년 만에 비상총회를 개최한데 이어 사회대 학생들의 주도로 대학 본부를 점거하였다. 결국 본부 점거로 이어진 이번 투쟁에 대해 학생들은 곳곳에서 찬반으로 갈려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3. 도서관 폭행사건, 사이버 여론 재판에 휩쓸려 학생사회를 뒤흔든 도서관에서의 학생폭행! 인터넷 상 정보공개 논란 으로 번져. 2005년 3월 말, 새학기를 맞이한 관악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 벌어졌다. 열람실에서 소란스럽게 잡담을 나누던 남녀에게 건너편에 앉아있던 남학생 A 씨가 정숙해줄 것을 요구하자 잡담 중이던 남학생 B 씨가 A 씨에게 폭력을 가한 것. 사건은 학내 포털 스누라이프, 학내 언론 스누나우 등을 통해 급속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가해자 B 씨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인터넷을 통해 학내를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면서 더욱 커지게 된다. 심지어 가해자의 실명, 학과, 사진, 미니홈피까지 웹상에 떠도는가 하면 가해학생은 일명 ‘철사마’로 불리며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도서관에서의 정숙 문제, 도서관 내에서의 안전 문제 등이 새롭게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철사마’ 사건은 개똥녀 사건 등과 함께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식 사이버 여론 재판의 대상이 되어, 한 개인의 신상을 유포하고 몰아세우는 것은 익명성을 이용한 지나친 인신공격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4. 서울대학교 봄 축제학생주도의 축제로 관악의 봄을 열광의 분위기로 몰고가… 일부 미숙한 진행에서는 비판받기도. 어느 대학교든 축제는 캠퍼스 전체를 들뜨게 한다. 비록 ‘서울대 축제에 가면 바보’라는 소문이 있을 만큼 우리학교의 축제는 재미없기로 악명(!)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2005년도 서울대학교 봄 축제 ‘광합성 놀이터’는 그런 소문을 단번에 없애버렸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약칭 축하사)’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번 축제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을 초청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다른 학교와 달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든다는 컨셉 아래 진행되었다. 5톤 트럭을 개조한 ‘LPG'(Live Performance Guerrilla)트럭이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띄웠으며 각 동아리 공연은 물론 영화제, 사진 상영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2년전에 인기를 끌었던 자하연에 띄운 오리배도 다시 돌아왔다. 물론 이번 축제가 완벽했던 것만은 아니다. 축제 개막식 진행 중에 비서울대생을 소외시키는 발언이나 남녀 짝짓기 분위기를 조성했던 점은 비판받았다. 그러나 이번 축제를 통해 기존의 ‘서울대 축제’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불식시킨 것만으로도 커다란 성과로 볼 수 있다. 5. 서울대 세계 100대 대학 첫 진입 서울대 100위권 논쟁에 점을 찍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노력 필요 2005년, 서울대가 세계 대학종합평가에서 처음으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선정한 ‘2005년 세계 200대 대학’ 순위에 따르면 서울대는 93위(2004년 118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는 분야별 평가에서도 과학 45위(2004년 42위), 예술ㆍ인문 51위(2004년 순위 밖), 바이오의약 66위(2004년 순위밖), 기술 65위(2004년 67위)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대학평가 순위는 전세계 2,300여명의 교수들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40% 반영하고, 이밖에 각 대학 교수들의 논문이 인용된 횟수, 학생 대 교수 비율, 외국인 교수 임용수 등을 종합해 매겨진 것이라고 더 타임즈는 밝혔다. 이제껏 세계 100대 대학에도 들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서울대로서는 반가운 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세계대학평가는 평가의 목적과 기준, 방식이 다양하므로 평가기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감안하지 않고 순위만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으며, 더구나 그 순위에 만족하고 안주한다면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교육 여건 개선, 해외 홍보와 더불어 근본적인 교육과 연구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6. 걷고 싶은 거리, 걷고 싶은 서울대하지만 누구에게나 ‘걷고 싶은 거리’는 아니다 장애인 이동권 무시 등의 문제 생겨 2005년은 서울대가 ‘보도블록’을 되찾은 해이기도 했다. 80년대, 시위현장에서 보도블록이 무기가 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당시 학교 주변부에 깔려 있던 시멘트블록을 철거한 지 약 20여년 만이다. 그동안 서울대를 뒤덮고 있었던 회색 시멘트 보도를 대신한 알록달록한 보도블록은 투수성 등을 감안한 친환경적 소재로 만들어진 것. 또한 자하연 옆에는 보도블록 대신 나무 계단을 설치하여 미관을 개선하였으며, 전체적으로 밝아진 조명은 안전뿐만 아니라 훌륭한 야경까지 제공하여 그동안 삭막했던 캠퍼스를 빛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대의 ‘걷고 싶은 거리’는 누구에게나 ‘걷고 싶은 거리’는 아니었다. 비탈길이 없는 도서관 옆 계단을 보며 장애인은 그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장애인권연대사업팀 등 학내 장애인권단체들이 설계 과정에서 본부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한 공사가 진행된 4개월간 학생들은 공사현장을 피해 멀리 우회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 11월 ‘걷고 싶은 거리’ 1차 공사가 완료된 데 이어 올해 2차 공사가 진행될 예정. 뿐만 아니라 중도 터널과 학생회관 등의 리모델링 공사가 예정되어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사장의 흙먼지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7. 황우석 파문 ‘서울대發’ 과학 스캔들, 전 세계를 뒤흔들다 2005년 6월, 관악사 구관 강당에 ‘영웅’이 나타났다. ‘관악사 콜로키움’ 강연 차 관악사를 찾은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로 자그마한 강당은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강당 입장이 금지된 취재진들은 문틈으로 카메라를 밀어넣어 강연 장면을 찍어 보도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영웅은 추락했다. 황우석 수의학과 교수에게 2005년은 말 그대로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한 해였다. 세계 최초 인간 줄기세포 복제 성공, 개 복제 성공 등 그의 잇단 쾌거는 서울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황우석 교수는 서울대 최초의 석좌교수가 되었으며, 서울대 후문 뒤쪽에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상용화하기 위한 서울대 바이오의학연구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었다. 그는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 박사과정까지 서울대에서 마침으로써, 국내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서울대가 배출한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그래서 ‘그가 거짓말을 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PD수첩의 난자 의혹 제기 이후 MBC는 사과방송을 내보내야 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으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발언으로 사태는 급격히 반전된다. 결국 황우석 교수는 교수직을 사퇴하였으며, 지금은 그가 주장한 ‘줄기세포 바꿔치기’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번 황우석 사태는 철저한 검증 없이 진행된 정부 과학분야 지원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었으며, 또한 시류에 영합한 언론의 ‘영웅 만들기’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8. 총학생회 선거 연장투표 끝에 결국 선거 무산 투표소 1인 관리 등으로 논란 빚어. 2005년 2학기 말에는 49대 총학생회 회장/부회장 선거가 있었다. Play, Suprise, One Corea, 다른 미래 이렇게 4개 선본이 나온 이번 선거에서는 연장투표 끝에 51%의 투표율로 선거가 성사되었다. 그러나 1위 Suprise선본과 2위 Play선본간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이었기 때문에 학생회칙에 따라 결선투표가 이루어졌다. 결선투표의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결국 2006년 3월에 재선거가 이뤄진다. 이번 선거에서 Play선본은 전국민주주의학생연대의 건설과 I학점제 실시를. One Corea선본에서는 자주민족통일의 길로 갈 것과 기초학문의 진흥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른 미래 선본에서는 HUB학생회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의 삶을 담겠다고 공약했으며 Suprise선본에서는 공약 검증제를 통해 당선된 선본이 공약을 준수하는지 감시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2명의 후보만으로 선본을 꾸린 Suprise 선본에서는 공약이 이행되지 않을시 후보 2명 모두 학교를 자퇴하겠다고 선언,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일부 투표소를 1인이 관리하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스스로 시행 세칙을 위반했다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또한 일부 선본에서는 연장투표 방안으로 학교 portal사이트를 이용한 전자투표제를 주장했으나 학교측과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각 단과대학 별로는 자연대와 경영대에서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선거가 무산, 내년에는 학생회 없이 사업들을 진행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