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photo1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그가 4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북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1994년 1월 1일, 멕시코의 치아파스 주에서는 마르코스가 이끄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이 원주민들의 권익 보호를 주장하며 신자유주의에 맞서 봉기했다.

photo1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그가 4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1994년 1월 1일, 멕시코의 치아파스 주에서는 마르코스가 이끄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이 원주민들의 권익 보호를 주장하며 신자유주의에 맞서 봉기했다. 다시 2001년 3월, 그는 치아파스 주로부터 장장 3000km에 걸친 평화행진을 벌이며 멕시코시티에 입성, 10만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의회에서 원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연설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다시 모습을 감췄다. 오로지 그만의 유려한 문체와 문학적 비유로 쓰인 성명서 약간을 통해 세상에 그를 드러낼 뿐. 마르코스, 검은 복면을 쓰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는 그의 모습은 신자유주의에 맞서 싸우는 전세계 진보진영을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하워드 진, 노엄 촘스키 등의 지성인들이 그를 지지 했으며,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다니엘여사와 같은 이는 그를 보기 위해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인터넷 등의 매체에 쉴새없이 글을 올리는 마르코스는 ‘핍박받는 원주민들을 위해 봉기했으나 압도적인 힘을 가진 멕시코 정부에 밀리는 혁명가’라는 이미지를 심어 전세계의 관심과 찬사를 받는데 성공했다. 그가 멕시코시티 광장에 운집한 군중들에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여러분들이었습니다’라고 외쳤을 때 군중들이 ‘너희들은 외롭지 않아’라고 화답한 모습은, 마르코스에게 쏟아지는 대중들의 지지를 보여준다. 반세계화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의 티셔츠에 쓰인 ‘우리는 모두 마르코스다’라는 구호는 곧 반세계화 운동에서 그가 갖는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코스와 사파티스타들을 비난하는 목소리 또한 이에 못지않다. 마르코스를 비난하는 이들은 사파티스타들이 인터넷등을 통해 외부세계에 자신들을 구원자의 이미지로 포장하면서, 정작 치아파스 주에서는 자신들과 함께 하지 않는 이들을 탄압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봉기 이후 유랑민이 늘고, 농업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원주민들의 생활은 더 비참해졌다고 비판한다. 또한 사파티스타들이 자기들과 성향이 맞지 않는 원주민들을 쫓아내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았으며 철저한 언론 통제를 통해 자신들에 비판적인 여론과 의견을 배제해 왔다고 말한다. 사파티스타를 취재해 온 마이테 리코와 같은 이는 마르코스가 한 일은 잊혀졌던 멕시코의 원주민을 다시 사람들에게 상기시킨 것뿐이며, 매스미디어를 통해 외부 세계에서는 영웅이 되었지만 정작 치아파스 주에서는 그리 지지를 얻고 있지 못하다고 비꼬면서 사파티스타 운동이 조만간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어떤 모습이 진실일까? 지구 정반대에 있는 우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최근 그의 모습을 볼 때, 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2001년 평화 행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르코스는 2005년 6월 ‘새로운 단계의 투쟁’을 선언한데 이어, 8월에는 4년 만에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어 또다시 전국투어를 통해 다양한 민중 단체를 만나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마르코스가 제도권 정치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혁명가와 독재자라는 모순된 이미지를 보이는 마르코스.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가 복면을 벗고 얼굴을 드러낼 때, 대중들과 역사가 그를 어떻게 평가할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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