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볼 수 있는 눈

photo1 오늘 하루가 갔다.그리고 그와 함께 내가 지니고 있던 하루의 가능성은 사라졌다.나는 오늘하루종일 이사로 인해 복잡해진 방 안을 정리했을 수도 있었을 테고, 기사를 일치감치 마치고 절친한 친구와 명동을 거닐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듯 내내 기사와 씨름하고 있다.지루해서 미칠 것만 같았던 방학의 마지막은 폭풍같은 혼돈이다.오늘의 가능성이 무수했듯 2학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photo1 오늘 하루가 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내가 지니고 있던 하루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나는 오늘하루종일 이사로 인해 복잡해진 방 안을 정리했을 수도 있었을 테고, 기사를 일치감치 마치고 절친한 친구와 명동을 거닐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듯 내내 기사와 씨름하고 있다. 지루해서 미칠 것만 같았던 방학의 마지막은 폭풍같은 혼돈이다. 오늘의 가능성이 무수했듯 2학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2학기는 수업을 위해서만 쓰일 수도, 혹은 그 무언가를 위해 매진될 수도, 그것도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채로 아무것도 않고 지나갈 수도 있다. 무한하다는 젊음의 가능성이 오히려 무기력을 조장한다. 학내 곳곳에 붙어있는 포스터는 무수히 많은 개수로 인해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한다. 그것은 이미 무관심의 영역에 존재한다. 그래서 이 코너가 필요했다. 이번에 문화부에서는 야심차게 라는 코너를 기획했다. 이는 ‘오감을 유지하자’의 약자이다. 코너에서는 학내외 행사캘린더를 제공할 것이다.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학외보다는 정보가 분산되어 있는 학내를 중점으로 다루었다. 학내공연에 학외공연보다 부족한 측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에는 아마추어의 열정이 있다. 그 중에는 보석같은, 우리가 놓쳐버리고 만 기회가 분명히 존재한다. 학내캘린더에는 공연, 전시, 영화제, 강연회, 세미나 등의 정보가 담겨있고, 학외캘린더에서는 추천할만한 전시, 공연, 행사를 다뤘다.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된 행사는 단신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었다. 단 하나의 코너를 위하여 이번 한 달간 무려 100여 번 이상 전화를 걸어야 했다. 도저히 정확히 얼마나 걸었는지는 셀 수가 없어, 전화해야할 곳의 목록만으로 어림짐작해 본 횟수이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힘들 것이라고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다. 처음이기에 더욱 잘하고 싶었다. 가치있는 기사가 나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사장되는 것만은 막고 싶었다. 행사는 달력을 빽빽이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많았다. 마치 가을날 바닥에 쌓인 낙엽을 무심히 지나치듯이, 학교를 매일같이 오가면서도 방금 지나친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 물론 처음이니만큼 많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이곳에 실리지 않은, 놓치고 만 행사가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앞으로 보완되어 갈 것이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존재하는지. 20대인 우리가 보고 느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지. 그렇기에 세상에 좀 더 호기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당신은 세상에, 그리고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이 책을 집어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는 코너를 뒤적여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 보는 건 어떨까? 그 중에 당신만을 위한, 숨겨진 ‘표지’가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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