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

어느덧 12월이다.이렇게 2003년도 가물가물 저물어 가고 있는 것이 그리 퍽 실감은 나지 않지만 이리 저리 연말에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가는 모양을 보니 2004년이 오긴 오려나 보다.이렇게 항상 잘 실감 하지 못하면서 나이가 한 해 두 해씩 넘어갈수록, 다른 이와 경쟁을 해야 하거나 치열하게 겨뤄야할 경우들도 늘고 나보다 나이나 직위 등이 높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된다.

어느덧 12월이다. 이렇게 2003년도 가물가물 저물어 가고 있는 것이 그리 퍽 실감은 나지 않지만 이리 저리 연말에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가는 모양을 보니 2004년이 오긴 오려나 보다. 이렇게 항상 잘 실감 하지 못하면서 나이가 한 해 두 해씩 넘어갈수록, 다른 이와 경쟁을 해야 하거나 치열하게 겨뤄야할 경우들도 늘고 나보다 나이나 직위 등이 높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이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도 예전만큼은 수월하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그 상대가 나보다 윗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랫사람을 대하는 윗사람의 입장에서, 게다가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관점에서 괜찮은 아랫사람이란 최소한 기본적으로 겸양을 갖추고, 대체로 무난하고 온순한 성향을 지녀야 하며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마음씨를 두루두루 지닌 꽤 까다로운 인간형이다. 물론, 겸손한 마음가짐과 예의바른 태도, 온화한 성품 등은 참으로 칭송될 만한 성향들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라는 생물체가 같이 살아가는 타인들을 위해- 이것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것일 수 있지만- 신경을 쓰고 배려를 행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윗사람들이 요구하는 괜찮은 아랫사람의 인간형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평가만이 담겨있는 것 같지는 않다. 특히나 윗사람들이 생각하는 온순함이나 그들에 대한 공경심의 표현은 어찌보면 그들이 만들어 놓은 부분들에 대해서 설령 그것이 잘못되고, 어긋나 돌아가고 있을지라도 아랫사람이 그것에 대한 어떠한 논의나 비판 등을 시작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여지를 애초에 제한해 버리는데 용이한 상황을 만들고, 고수해 나가고자 하는 의중이 담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우리 사회처럼 학교, 지역 등등의 갖가지 연줄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자칫하여 윗사람의 평판이 한번 잘못나기 시작한다면 많은 어려움들이 펼쳐지게 될 것은 불 보듯 훤한 일이기 때문에 그 ‘괜찮은 사람’ , 더욱이 ‘괜찮은 아랫사람’ 의 범주에서 행여나 벗어나게 되지 않을까 하며 항상 조심스레 다른 이나 윗사람들의 심기를 불 편하게 하지 않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은 잘 생각해보면 나 자신에게도 그리 낯선 것은 아닐 것이다.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것과 설령 그 사람이 나보다 높은 사람이나 집단이라 해도 그 사람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그 둘을 같은 범주로 파악하려는 사람들이나 사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좋은 평판 안에 안주하여 못본체 하거나 꾹 참고 지나가거나 은근슬쩍 넘기는 것이 어찌보면 그 사람을 오히려 더욱 기만하는, 존중하지 않는 태도일 수 있다. 서로들 좋게좋게만 살아오다 보니 서로에서 싫은 소리 하는 것이 내심 불편하고 쉽지는 않겠지만 진정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라면, 적어도 내가 부당하게 눌려지는 부분들을 찾기 위해서라도 조금씩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요컨대 ‘괜찮은 사람’ 이 되려고 하지 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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