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고 포근하던 관악. 11월의 끝 무렵 드디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붙어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린 추위로 학생들은 움츠러들었지만, 선거철을 맞은 각 과반과 단대 및 총학생회는 본격적인 선거 유세를 시작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가운데, 총학 선거가 투표수 미달로 무효처리 되는 등 올해도 투표 정원의 과반수를 채우지 못한 선거가 많이 발생했다. 또한 올해는 가벼운 투표함과 함께 선본 간의 상호 비방과 그에 따른 자보 논쟁은 물론 특정 단대 선거의 파행으로 얼룩져 많은 문제를 남겼다. 선거가 아닌 다른 학내행사로는 제인 구 달, 줄리엣 미첼- 의 강연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좀처럼 보기 힘든 세계적인 두 여성 석학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강연장을 찾았는데, 특히 여러 매체를 통해 친숙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 여사는 ‘침팬지의 어머니’ 라는 명성답게 침팬지 인사로 강연을 시작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자보 공방과 학내 논쟁을 불러왔던 도서관 개방에 대한 학생 투표도 실시되었다. 대학 신문의 주간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학생들이 개방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조사 자체에 대한 논란과 이에 대한 해명이 반복되는 등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외 이슈로는 2004학년도 수학 능력 시험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 강제 출국, 파병 공식 결정이 이 달의 뜨거운 감자였다. 매년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수능은 올해 역시 난이도 논란과 수험생의 자살, 출제 시비 및 복수정답 인정 사태가 이어져 다시 한 번 그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한 외국인 이주 노동자 강제 출국 조치는 그 동안의 유예기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인력난과 불볍 체류자 인권 문제를 불러왔다. 한펀 파병 반대 여론과 커져 가는 테러 위협, 따병 부대의 안전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명분으로 한 대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었다. 파병의 세부 사항이 결정되지 않은 현재, 이라크 파병이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고 또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 지 앞으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