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람이라도 챙겨라

매년 서울대학교에는 각양각색의 외국인 학생들이 수학하러 온다.서울대학교와 정규 교류 협정을 통해 온 교환학생, 자체 수학원서를 내고 수강하는 학생, 서울대로 입학한 유학생 등 외국인 학생의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미주계 유럽계 등 그 출신 국적도 상당한 범위에 분포되어있다.?.마치 소규모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이들의 다양함을 묶어 줄 수 있는 공통의 요소는 무엇일까.

매년 서울대학교에는 각양각색의 외국인 학생들이 수학하러 온다. 서울대학교와 정규 교류 협정을 통해 온 교환학생, 자체 수학원서를 내고 수강하는 학생, 서울대로 입학한 유학생 등 외국인 학생의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미주계 유럽계 등 그 출신 국적도 상당한 범위에 분포되어있다.?? 마치 소규모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이들의 다양함을 묶어 줄 수 있는 공통의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존재이다. 실질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영어가 공통의 언어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이들이 국적을 초월해 원하는 과목을 비교적 편히 수강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필수적이다. 또한 들어온 학생들을 잘 관리하는 것 역시도 중요한 문제다. 이들이 한 학기, 혹은 1년간 지냈던 서울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본국에 돌아가야만, 외국의 학교들과 더 많은 교류의 기회가 생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영어강의 개설 실태 2003년도 1학기 서울대학교에는 70명의 교환학생이 원 입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물론 유학 오기 전 여러 종류의 한국어 교육을 받고 하는 학생들도 상당 수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한국어로 읽고 쓰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서울대의 영어강의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될까? 본부에 따르면, 2001년 2학기 기준으로 총 5341 강좌 중 48개만이 영어로 강의되고 있다. 전체 강의 중 약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나마 최근 개설 강좌의 수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각 단대 사정도 비슷하다. 사회대 행정실에 따르면, 현재 사회대에 개설되어 있는 영어강의는 학부 과정에서 외교학과의 ‘com parative international society’를 비롯해 단 두 강좌이다. 약 150여 개의 강좌가 사회대에 개설되어 있는 것을 보면, 비율이 채 3%가 되지 않는다. 단대 차원의 해외교류센터를 운영하고, j외국인 교수를 다수 채용한 경영대를 제외하고는 각 학부의 국제 교류 추진 상황이 미미하다고 볼 때, 이는 서울대 전체의 공통적 실태라 지적할 수 있다. 학부생 숫자가 약 20000명 정도라 할 때, 교환학생 수가 약 1%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산술적으로야 외국어 강좌와 외국인 학생의 수는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TEPS등으로 입학 초기부터 영어 교육 강화를 부르짖어온 서울대의 모습에서, 단 사회대의 ‘두 개’라는 숫자는 충격적이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UPENN)에서 서울대 경제학부로 온 교환학생 Todd Rudnianyn는 서울대 생활을 한마디로 ‘고생’이라고 표현했다. 미국현지 그리고 연세, 서울대 어학당 등에서 2년 반 동안 한국어 교육을 받았다는 Todd는 읽고 쓰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일상회화가 아닌 학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경제학의 경우, 때로는 공부하는 것이 ‘impossible’한 상황까지 초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Todd는 영어수업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미국과 캐나다 등 영어권 계에서 오는 학생들이 계속 한국인 교포로 채워질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그는 UPENN에서 몇몇의 미국계 학생들은 한국어 때문에 유학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의 또 다른 장점은 단기간에 교환국이라는 타국의 문화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나, 문제는 한국사, 한국어, 한국문화 등 관련 수업이 대부분 한국어로만 진행되고 있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전반적 이해창구가 막혀 있다는 것도 Todd는 지적했다.? 동경대에서 온 쓰지하타 게이스케(국사학과 교환학생) 역시도 한국어 학습을 위한 언어교육원 수업이 정규 교과 과목이랑 겹치는 것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잘 나가는’ 연세대는? 서울대학교 대외 교류처의 경우 각 학부 영어강의 개설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환학생을 위한 독자적인 강의 개설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소위 국제 교류 분야의 선두주자 연세대의 경우는 어떨까? 연세대 국제교육교류부 (division of interna tional education & exchange)아카데믹 프로그램 매니저 고제혁씨는 현재 202명의 순 교환학생들이 이번 학기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육교류부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3학점짜리 강의가 46개 개설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들 강좌는 ‘An Introduction to Modern Korean and Chinese Literature’, ‘Korean Cinema Art’ 등 한국에 관한 것, ‘Survey of the Asian Art’, ‘East Asian Civilization’ 등 동아시아에 관련 등 한국의 지역적 색채를 살릴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또한 ‘Interna tional Law’와 같은 법대 개설 과목, ‘The Politics of US-Korean Relations’와 같은 정치학과 개설 과목, ‘Corporate Finance’ 등 다양한 학과를 포괄하고 있어, 연세대로 들어오는 교환학생의 수와 종류를 널리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 강좌 숫자가 개별 학과에서 개설한 영어강의를 포괄하지 않았으며, 연세대의 총 학생수가 서울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우리보다 훨씬 좋은 영어 강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교환학생에 대한 지원 실태는? 현재 서울대의 외국인 학생 관리는 그리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대외협력본부의 경우 우선 현재 들어온 외국인 학생들의 연락처와 기본적인 인적사항들을 확보하고 있기는 하다. 또한 교환학생은 원하면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어, 학교차원에서 주거문제 등은 해결해주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들어오고 나서 이후의 관리를 하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연대의 경우 국제교류지원센터 등이 예산지원 등을 통해 학생사회와 외국인학생을 연결해주는, 이른바 ‘Buddy Program’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현재 ‘총학생회 국제교류국’이 대외협력본 부와 공동으로 Buddy Program등과 같이, 외국인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을 매칭시켜주는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지만, 대외협력본부의 학기 중 외국인 학생 관리 부족으로, 이를 실현하기엔 상당한 물질적, 시간적 비용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우린 잘하고 있다, 경영대 이런 학교차원의 ‘국제교류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경영대는 조동성 전 학장의 강력한 추진의지로 2-3년간 해외교류의 급성장을 이룩하였다. 경영대 ‘국제교류경력개발지원실’에 따르면, DUKE대를 포함, 29개 해외경영대학과 교환학생 협정을 체결하였으며, J.Batten교수 등 외국인 교수를 2명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학부, 대학원 80여개의 수업 중 약 10개 이상의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원실의 조교는 “본부의 교류 프로세스가 복잡해 이를 따라가면 교류를 맺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전 학장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원실장이 몸소 해외대학을 방문해, 융통적으로 협정을 체결한 케이스가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영대에서는 자체 제작한 영어판 경영대학 소개 브로셔를 이용해, 해외에 서울대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교는 “브로셔에는 교수, 커리큘럼, 한국 생활 등이 정리되어 있어, 외국대학에 경영대를 알리는데 좋은 보조 자료가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 학생들의 활동을 지원하여 얼마전에는 ‘중국의 날’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들어온 사람을 ‘이용’하라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대체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들어온 사람들이다. 이들을 조금만 더 챙겨준다면,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을 바탕으로 ‘지한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방안이다. 서울대를 알리고 교환학생을 많이 받아들이는데도 이들의 입소문은 절대적이다. 연세대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연세대를 거쳐갔던 외국인 학생들의 입소문의 영향이 컸다. 이를 통해 연대는 많은 학생을 외국으로 파견할 수 있었다. 교환학생에는 경제학 ‘Say의 법칙’이 성립한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한다는 이 Say의 법칙은, ‘들어온 만큼 나갈 수 있다’는 교환학생 교류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이다. 서울대 학생이 해외로 많이 나가기 위해선 그만큼 많은 외국인 학생이 서울대로 수학하러 와야한다. 즉 이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국제교류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서울대 학생들에게 많이 부여해, 궁극적으로 서울대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인 학생에게 문화적으로 다가서는 것도 필요하다. UPENN의 Todd는, 때때로 “현 서울대의 교환학생관리 시스템 불충분해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 주변 한국 친구들에게 사적으로 의존할 때가 많다.”며, “같은 전공을 공부하거나 비슷한 흥미를 가진 한국인친구와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한국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해 buddy program과 같은 사후 지원이 절실함을 토로했다. ‘들어온 교환학생들을 ‘feel more at home’할 수 있도록 영어강의 확충 등의 국제교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명백히 외국에서의 서울대의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조언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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