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집계한 ‘2002년 국내외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유학생의 숫자가 16만 2천명에 달했다고 한다. 외국 대학에 유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이미 IMF관리 체제 이전을 넘어섰으며, 국내 대학으로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 수에 비해 1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유학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학은 단연 서울대학교이다. 중앙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많은 학생들이 사법고시 준비서 못지않게 TOEFL이나 GRE을 준비하는 책들을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 뿐 아니라 졸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인해 때 아닌 입시 준비로 고생을 치루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TOEFL, GRE점수만이 아니다. 나머지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대부분이 각자가 알아보고 처신해야 하는 것이 현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준비하는 사람들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여기서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입시인 유학준비를 위해 학교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How can I do? 유학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막막해 하는 부분은 정보의 부족일 것이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 구하고자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 만큼 본인에게 정말로 필요하고 알맞은 정보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대학교에서도 유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상담해 주는 곳이 있다. 포스코 쪽에 위치하고 있는 대외협력본부 내 해외유학 상담실에서는 The Princeton Review, The best 345 Colleges, Graduate Programs in Edu- cation 등과 같이 각 대학, 전공 별로 지원마감 기한, Application, 재정지원, 커리큘럼 등 유학에 관련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담실이 접근도가 떨어지는 위치라는 점에 있어서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라 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자료집들은 가격이 비싸고 시일이 지나면 유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입해서 보기에는 부담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학교 측에서 구입하여 교내 참고 열람실이나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 비치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면, 많은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부족해 학교에서 운영하는 유학관련 기관이 해외유학 상담실이라면, 현재 SIS안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박훈(생명과학부 대학원 석사과정)씨는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유학에 관련된 정보를 모아 서울대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박훈 씨는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과정들을 비롯하여 유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의 수기와 경험담들, 조언들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 내에 해외 주요 대학들의 Bulletin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모임은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박훈 씨는 “해외 각 대학에 서울대학교 Bulletin을 보내고 보내주기를 요청하면서 충분히 교류협정을 맺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는 별다른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며 서울대학교의 국제교류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국제 교육 교류부’에서 매년 ‘교환학생제도 설명회’를 비롯하여, 각종 유학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실제로 유학을 경험하고 돌아온 선배들의 생생한 조언을 들려주는 등 학생들이 원하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도 비정기적으로 외국대학으로의 유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한 때 행사에 그치고 있어 더 이상의 교류가 불가능한 현실이다. 이는 대외협력본부의 “해외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유학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여 원하는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해외 명문대학에서 수학한 교수와 유학전문학원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매 학기 초에 생생한 유학 정보 및 경험을 소개한다.”는 취지와 거리가 멀다. 국제 교류에 관한 정보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만큼 담당자들을 배치하여 정기적인 행사와 프로그램은 제공해 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 유학생 중 서울대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서울대 출신 유학생들로부터의 생생한 유학정보와 각자의 상황에 맞는 충고, 지원을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차원에서 유학생들과 꾸준한 접촉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 교류를 위한 서울대 유학생 커뮤니티와 같은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이 자체가 하나의 상담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서울대학교는 세계화, 국제화를 지향하며 외국의 우수대학과의 연구 및 인적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기 위해 1996년 5월에 ‘국제교류센터’를 설치하였고, 2001년 9월 ‘대외협력본부’로 확대 개편하였다. 설립될 당시에 세웠던 이상에 비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외협력본부의 홈페이지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한 학교의 대외교류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새로이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대외교류와 유학에 관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개관한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해외유학 상담실’의 콜린 박씨는 “학교에서 유학에 대한 지원은커녕 정보조차 제공하고 있지 않는 열악한 현실에 놀랐다.”며 “앞으로 학생들의 편에 서서 학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상담실로 운영하겠다.”고 운영계획을 밝혔다. 콜린 박씨는 “개인적으로 학기시작과 동시에 올바른 유학준비를 위한 강연을, 11, 12월쯤에는 원서쓰기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오프라인의 지속적인활동과 함께 대외협력본부의 홈페이지에 해외유학 상담실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 웹 서비스가 진행된다면 현재 대외협력 본부의 접근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학술교류, 일석이조의 효과 국제 교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문화적 교류에 중점이 있다면, 교수진과 연구진의 교류는 학술적인 교류라고 할 수 있다. 대외협력본부는 서울대학교의 세계화, 국제화의 일환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 이외에도? 외국대학과의 학술교류협정을 추진하고자 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는 19개국 46개의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상호 학점을 인정해 주고 있다. 그러나 협정을 맺은 대학과 교수진을 비롯한 연구진의 교류는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진행되어온 협정조차도 지속적인 관리가 되지 않아 사실상 교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많은 한국대학생, 특히 서울대학생들이 졸업 후 유학을 가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타 이유도 존재하겠지만, 좀 더 나은 교육환경 아래 양질의 교육을 받고자 하기 위함일 것이다. 외국 대학과의 교수진 교류는 장기적으로 양질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초석이 될 수 있으며, 학생들도 외국 교수들이 진행하는 수업을 접하며, 새로운 교육환경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교수진의 교류는 자연스럽게 학생들 간의 교류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배고픈 사람들에 둘러싸인 작은 밥그릇 앞서 제기했던 굵직한 사안들 외에도 함께 유학을 준비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TOEFL이나 GRE를 준비한다. 교내에서 그룹을 짜서 함께 토론식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중앙 도서관 참고 열람실에 있는 공간정도이다. 그룹 스터디를 위해 학교 밖의 까페나 다른 공간을 찾아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학교에서 열린 공간을 제공해 준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 서울대학교는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대외 협력본부’를 두고 각종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그 이상에 비해 현재 해나가고 있는 것들은 마치 많은 배고픈 사람들에 둘러싸인 작은 밥그릇과 같다. 그 작은 밥그릇을 보고 그냥 돌아서는 학우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밥그릇을 키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스스로 선택한 유학의 길이지만, 학교의 지도를 통해서 자신의 전공에 적합한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결국 학교와 국가로도 이익이다. 고등학교에서도 하는 진학 지도. 서울대에서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