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 반전평화의 함수관계

드디어 3월 20일 전 세계의 반전여론을 무시하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총공격을 개시했다.그는 3분 짜리 개전 성명을 발표했다.과연 개전 성명에 납득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이라크 자유작전’이란 명칭으로 전쟁을 개시하면서 이라크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이다, 그밖에 다른 야심이 없다,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 국민들과 어린이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우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디어 3월 20일 전 세계의 반전여론을 무시하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총공격을 개시했다. 그는 3분 짜리 개전 성명을 발표했다. 과연 개전 성명에 납득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이라크 자유작전’이란 명칭으로 전쟁을 개시하면서 이라크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이다, 그밖에 다른 야심이 없다,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 국민들과 어린이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우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란다지만 수많은 이라크 국민들을 무고하게 죽이면서까지 이라크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단 말인가. 부시 대통령은 “그밖에 야심이 없다”는 말로 자신의 야심을 드러냈다.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진 이라크 원유에 대한 독점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미 정부관계자들의 많은 증언과 보고서에 대해서 부시 대통령은 무슨 말로 변명할 것인가. 자신은 온갖 첨단 무기를 동원하여 순식간에 이라크 국민 수십만 명을 학살하는 전쟁을 벌이면서 후세인에게는 자기 국민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운다고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아이러니를 천연덕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정말 후안무치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3월 20일부터 광화문에는 부시 대통령의 명분 없는 더러운 전쟁에 분노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손에 촛불을 들고 대규모로 모이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첨단 무기를 들고 전쟁을 치르지만 광화문 시위에 참가한 수천 수만 명의 시민들은 촛불로 전쟁을 막아내자고 외치고 있다. 현상적으로만 보면 어찌 촛불로 총칼을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철부지 관념적 이상주의자로 비웃음을 살만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 수만 명의 시위대들은 전 세계로 번져나간 촛불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꺼라 확신하며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그 확신 속에는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막아 이라크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내자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천하를 다 주고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생명이 아닌가. 우리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이라크 국민들의 생명 또한 소중한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이다. 이러한 동질적 인식이 세계 각 나라에서 평화의 촛불을 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 분노한 시민들이 대거 광화문 촛불 시위에 참가하여 반전 평화의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그들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다. 경찰의 곤봉과 방패와 폭력까지도 촛불 시위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기제로만 작용할 뿐이다. 미선이 효순이의 문제를 해결하여 민족의 자존심과 자주권을 회복하자는 외침에서 시작된 이 땅의 촛불 시위가 수천 수만의 미선이 효순이를 만들게 될 부시 대통령의 부도덕한 이라크 전쟁을 규탄하는 전 세계 반전평화의 시위로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시 정권이 스스로 초래한 자업자득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전쟁 지지를 선언하고 파병 동의안 국회비준을 서두르고 있다. 아무리 국익이 중요하다 해도 남의 나라 국민들의 생명권을 담보로 얻게 될 국익이 과연 어떤 정당성과 도덕성을 가질 수 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수시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미국 정부에서 한반도 전쟁계획을 논의하는 것조차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안 된다고 하면서 이라크에서의 전쟁은 지지한다는 주장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사상 유래 없이 전개되고 있는 반전여론을 고려하여 이라크 전쟁지지와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율배반적인 주장은 결국 우리 국민들에게 고통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이라크 전쟁 이후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하여 이라크와 같은 이유를 들어 한반도에서 전쟁을 강행하게 될 때 노무현 대통령은 세계 각 국에 어떤 명분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아달라고 호소할 것인가. 만일 이라크 전쟁에 우리가 미국을 지지하고 파병했으니 부시 정권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절대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부시 정권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부시 정권이 들어선 이래 일방주의 패권정책을 계속 강화해왔다. 심지어 미국정부의 국방 책임자들이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한반도에서 핵전쟁도 불사한다”고 공언해왔던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노무현 정권의 정부 관료들이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흔히 이야기하듯 “국제 외교에 있어서 국가 이익에 우선하는 것은 없다”는 냉정한 국제 현실을 곰곰이 되새겨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여부도 바로 미국의 국익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노무현 정권이 벌써부터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수세적으로 끌려간다면 우리나라의 자주적 미래와 한반도 평화 실현의 길은 그만큼 멀어지게 된다. 이제 반전 평화를 외치는 촛불 시위대들은 강력하게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전쟁이냐 평화냐’ ‘삶이냐 죽음이냐’ 양자 중 당신들은 무엇을 선택하겠느냐고. 선택은 자유지만 선택에 따라 심판 받을 준비를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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