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야 소화도 잘되죠.” -학생회관식당 배식담당 김종호 씨 “맛있게 드세요!” 사람들로 붐비는 점심 시간, 학생회관(학관) 식당 즉석코너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목소리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종호 씨(39). 올해로 학교 식당 근무 13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워낙 사람들이 많아 좀처럼 여유가 없는 학생식당에서 일일이 인사를 하는 김종호 씨의 모습이 낯선 듯 학생들의 반응도 가지가지다. 함께 인사를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어색하게 웃기만 하는 사람도 있고 무표정하게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인사를 안 받아줄 때는 다시 한번 더 인사를 합니다. 인사를 하면 마음이 즐겁잖아요.” 김종호 씨의 말이다. 원래 공대 제2식당에서 근무하던 김종호 씨가 학관 식당으로 옮겨온 것은 약 한달 전의 일이다. 공대 식당에 있을 때는 주로 조리를 담당했기 때문에 배식은 별로 하지 못했지만, 가끔 배식할 기회가 있으면 그는 꼭 인사를 덧붙였다고 한다. “저도 바깥에서 식당을 가면, 불친절한 곳을 많이 봅니다. 그 때마다 기분이 별로 안 좋죠..” 김종호 씨의 유별난(?) 인사에 많은 학생들이 긍적적인 반응이다. 학관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한 학우는, “보통은 밥을 먹을 때에는 배식하는 사람을 보지 않고 기계적인 동작만 주고받게 되는데,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면 인간적인 교류가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김종호 씨가 가장 안타깝게 기억하는 일은 공대 식당에서 일어난 불상사다.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면 배식 시간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재료가 다 떨어질 때가 있다. 그 때가 바로 그런 상황이었다. 결국 한참을 기다리던 한 학우가 화를 내면서 가버렸다고 한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는 아직도 그 일을 잊지 못한다. 같이 인사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는 김종호 씨, 그러나 늘 좋은 학생들만 보는 것은 아니다. “코인을 쓰는 B코너의 경우 10원 짜리나, 100원 짜리 동전을 대신 넣는 얌체 학생들이 있습니다. 참 양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죠.” 김종호 씨는, “인사를 주고받으면, 일이 힘들어도 힘이 난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인사를 하면 마음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워야 소화가 잘되죠.” 오늘도 그의 인사는 계속된다.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