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수업환경은 안녕하십니까?

[ 대형강의동에서의 수업 ] 수업 제대로 받으면 안돼나요.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저만치에서부터 빽빽하게 들어앉은 사람들의 머리 수에 한번 질겁한다.겨우 비집고 앉은 자리에서 수업을 받기 시작할 때면 너무 멀어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칠판과 교수의 목소리에 두 번째로 질겁한다.산만한 수업 분위기, 대출이 난무하고 딴 짓이 횡횡하는 상황에서 정신없어 하다가 문득 전공수업임을 깨닫고는 세 번째로 질겁한다.

[ 대형강의동에서의 수업 ] < 대형강의, 다이어트 필요하다 > 수업 제대로 받으면 안돼나요?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저만치에서부터 빽빽하게 들어앉은 사람들의 머리 수에 한번 질겁한다. 겨우 비집고 앉은 자리에서 수업을 받기 시작할 때면 너무 멀어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칠판과 교수의 목소리에 두 번째로 질겁한다. 산만한 수업 분위기, 대출이 난무하고 딴 짓이 횡횡하는 상황에서 정신없어 하다가 문득 전공수업임을 깨닫고는 세 번째로 질겁한다. 대형수업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이쯤정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수업이 가능할까? 2002년 2학기에 학부생을 대상으로 개설된 강좌는 대략 2천9백 여개 정도. 그 중 50명 이상이 듣는 수업은 8백여개, 100명 이상이 듣는 수업은 2백4십 여개, 200명 이상이 듣는 수업은 4십 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 됐다. 강좌 수만 비교를 했을 때는 그리 많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 강좌를 듣는 수강생 수를 비교해 봤을 때는 그리 적게 만은 볼 수 없다. 한 사람이 여러 강좌를 수강하는 것을 전제하여 각각의 수업을 듣는 수강인원만을 고려하여 계산한 수강 총인원은 약 12만2천6백 여명정도, 이 중 50명 이상은 7만3천9백 여명, 100명 이상은 3만5천8백 여명 정도에 이른다. 적어도 누구나 한 번 이상은 불가피하게 대형강의를 수강하는 상황에서 대형강의는 많은 문제들을 쌓아가고 있다. 시설적인 문제는 미뤄둔다고 하더라도 대형강의화 되는 수업으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특히 전공 교과목일 경우 전공으로서의 심화된 수업이 가능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위 인기 학과로 불리는 법대나 경영대의 과목 중에서는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300명 가량이 듣게 되는 경우까지 있으며 공대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편으론 대형강의를 소위 전략과목으로 생각하고 단지 학점 높이기의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대리 출석 및 대리 시험 등이 보다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것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성적 평가의 공정성 및 신뢰성에 대한 문제들도 계속 불거져 나오는 불만중 하나이다. 이러한 대형강의에 대한 불만은 학생들의 것만은 아니다. 서양미술사의 이해(현 수강인원 약 230명)를 담당하는 교수의 경우 ‘수업 인원이 많고 적음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회계원리(현 수강인원 280명)를 담당하는 경영대 교수는 ‘현재의 수업 분위기는 매우 문제가 있다’라며 수업운영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형강의를 바꿔볼 수는 없나? 궁극적으로는 교수인원의 확충이 문제 해결의 핵이 되겠지만 현재 상황으로서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비교적 적용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독일에서 Vorlesung이라고 하여 학생들이 일반적인 개론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교수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형식의 강의식 수업을 들은 다음 세미나 형식의 소형 수업으로 들어갈 수 있게끔 짜여진 커리큘럼이 있는데 이런 모델을 적용해 보자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핵심교양인 서양연극의 이해라는 강좌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약 200여명의 학생들이 한시간 정도 교수의 강좌를 듣고 5반씩 분반하여 40명 가량이 한시간 반정도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이때는 다른 강사들이 수업에 배치된다고 한다. 이런 수업 형식에 대해서 학생들은 물론 교수도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한가지 안은 이와는 약간 다른 형식의 대형, 소형강의의 연계과정으로서 일정 정도의 기초배경지식에 해당하는 강의식 수업(대형강의)을 들은 후에만 그와 관련된 부분의 세미나 및 토론 형식의 수업(소형강의)을 듣게 하는 일종의 선수강제도로서 주로 폭넓은 지식을 쌓아야 하는 1,2학년은 강의식 수업 위주로 심화된 과정을 필요로 하는 3,4학년은 소형강의 위주로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방안이 있다. 이외에도 부차적으로 수업시간에 수업내용 이외에 학생들의 질의 사항에 대한 답변이나 미진한 부분들을 보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대형강의에 조교 및 T·A수업 및 인터넷 게시판 등을 적절히 사용하자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강좌가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경영대의 이창우 교수도 ‘많은 수강인원을 감당하면서 수업하는데 보다 유용했다’라고 한다. 2002년 2학기부터 대형강의를 철폐한 성공회대와 같은 상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소한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대형강의를 최대한 발전전인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전공진입은 끝났지만...

Next Post

우리 이제 제대로 수업듣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