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사, 낙원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지방학생 중 극히 일부의 학생들만 수용할 수 있는 좁은 공간, 제대로 된 운동시설이나 문화공간은커녕 추위나 더위마저 해결할 수 없는 열악한 복지 수준, 그 작고 볼품없는 파이마저 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는 기숙사 선발방식.이것이 서울대 기숙사의 현주소이다.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최우선 과제 – 기숙사 신축 2001년부터 관악사에서는 기숙사 4개년 계획을 실시해 오고 있다.

수많은 지방학생 중 극히 일부의 학생들만 수용할 수 있는 좁은 공간, 제대로 된 운동시설이나 문화공간은커녕 추위나 더위마저 해결할 수 없는 열악한 복지 수준, 그 작고 볼품없는 파이마저 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는 기숙사 선발방식. 이것이 서울대 기숙사의 현주소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최우선 과제 – 기숙사 신축 2001년부터 관악사에서는 기숙사 4개년 계획을 실시해 오고 있다. 기숙사 4개년 계획이란 낡은 가구를 교체하고 화장실 입상관 등을 고치는 것으로 본부 시설관리국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사 도중 기숙사 행정실은 그 공사와는 별도로 화장실 가지관 공사를 시행해야 했다. 화장실 입상관과 연결시키려 했던 가지관이 녹이 지나치게 슬어 터질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행정실은 부랴부랴 자체 재원으로 가지관을 교체해야 했다. 1975년에 지어진 관악사는 이미 20년이 넘은 건물이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건물 곳곳의 안전상태와 청결상태가 어떠할 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보일러실 등 기계실은 노후된 정도가 매우 심하다. 기숙사 4개년 계획 등으로 가구를 교체하고 녹슨 쇠파이프를 동파이프로 교체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비용이 만만찮다. 더욱이 그 동안 건축 기법도 많이 바뀌고 노후된 부분도 많아 지금 상태로서는 에어컨 등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 결국엔 기숙사 전면 재건축 혹은 신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발전장기계획 캠퍼스부문계획에 의하면 본부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 기숙사를 증축하고, 구관 재건축, 외국인 숙소, 가족생활동 등을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장기 계획은 대학원생 기숙사에 대한 증축 계획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게 수립해 놓은 반면 구관 기숙사 재건축 문제는 재원도 확보되지 못한 상태로 제시되어 있다. 이는 대학원 기숙사의 경우 bk21의 지원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원의 경우 이미 50%가량이 기숙사에 수용되어 있어 있는 반면 학부생은 그 절반인 25%만이 수용되어 있다. 매년 약 2000명의 학부생들이 관악사 입사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비싸고 열악한 자취나 하숙 생활을 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현재 신임 총장이 추진 중인 지역할당제가 자리를 잡게 되면 지역 학생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본부에서는 아직 학부생 기숙사 증축 및 재건축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단번에 모든 기숙사를 바꿀 수는 없다. 기숙사 시설 담당 이준범 씨는 보다 현실적인 안을 내 놓는다. 우선적으로 기숙사 신관 식당을 재건축하자는 것이다. 현재 기숙사 신관 식당은 건물이 노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불편하고 탁구장, 지하 실 등 비효율적인 공간이 너무 많다. 특히 기계실이 지하에 있는데 집중 호우 시 물에 잠길 염려도 있다. 만약 이곳을 앞쪽과 뒤쪽을 조금 더 넓히고 층수도 6~9층 높이로 올린다면 위는 기숙사로 쓸 수 있고 아래는 식당으로 쓸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현재 행정실에서는 이에 대한 공문을 시설관리국에 제출한 상태이다. 신관 식당 재건축은 기숙사를 가능한 늘리고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움직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은 장기적인 신축계획이 세워져야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가격도 싸니까 그냥 포기한다’ 문제는 물론 예산이다. 기숙사를 포함한 건물 신축이나 재건축, 시설 관리 등은 학내 기획위원회나 재정위원회에서 결정되어 시설관리국, 기술국, 기획담당관, 예산집행부 등에서 연동하여 처리된다. 기숙사 행정실장 최해영 씨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여론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여론이 기숙사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기숙사에서 학생들의 움직임은 거의 전무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를 하나의 생활 공간이라기 보다는 잠시 쉬었다 가는 공간 정도로 생각한다. 따라서 무엇이든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다. 기숙사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건의 사항을 보면 대부분 전등이 나갔다거나 뜨거운 물이 안 나온다거나 하는, 생활의 소소한 불편에 대한 것일 뿐 보다 장기적이고 큰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이 집단적으로 표출되는 일은 극히 적다. 동의 대표들의 모임도 있고 학생들의 자치조직이라 할 수 있는 기숙사 자치회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활동은 거의 없다. 결국 다들 기숙사에 불만은 많지만 ‘기숙사비도 싸고 하니까 불편한 부분들은 그냥 포기하고 사는 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숙사의 변화는 사생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만 가능하다. 한두 사람의 의견은 대답 없는 메아리로 묻힐 수 있지만, 기숙사 자치회 등을 중심으로 사생 전체의 의견을 모은다면 결코 적지 않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사생 대표가 기숙사 행정협의회 등의 자리에 들어가 기숙사비 문제나 장애인 복지 시설 문제 등을 이야기해 고쳐나간다면 이상적인 기숙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불만을 불만으로만 남기지 않고 기숙사를 개선시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학생들의 자세와, 학생들의 여론을 수용하여 기숙사 문제의 해결책을 본부에 건의하려는 기숙사 행정실 그리고 본부의 전향적인 태도가 있을 때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 기숙사 수용 능력 확대 요구, 선발기준 조건에 대한 논의 지속되어야 학생들이 살기 좋은 기숙사를 만드는 일에 있어 또 하나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비(非)사생이다. 막상 기숙사에 사는 사생들은 보다 장기적이라 할 수 있는 수용 능력 확대, 선발과정에 대해서는 무심할 수밖에 없다. 서울 학생에 비해 재정적인 면에서나 생활 면에서 많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지방 학생들이 매년 2000명을 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수용 능력 확대는 시급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또한 선발과정에 있어 선발기준에 해당하는 학점 기준이 적절한 수준인지 혹은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와 경제 조건 등의 또 다른 선발기준이 중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관악사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관악사 사생들은 학점 제한을 없애거나 낮춰야 한다고 대답했다. 기숙사가 일종의 사회적 공공재이므로 사회적 약자에게 우선적으로 배당되어야 한다는 것과, 2.7이 자연대나 공대생에게는 지나치게 높은 점수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디자인 학부 02학번 이소영 씨는 ‘기숙사에 사는 것이 일종의 특혜이므로 그에 상응하는 조건으로 일정정도의 학점 기준은 두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경제 조건을 선발 기준으로 도입하는 것은 대부분의 학내 구성원이 동의하고 있기는 하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어 과세증명서를 첨부하자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기숙사 문제에 대해 책임 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단위는 없다. 지난 해 총학생회 선거에서 몇몇 선본이 기숙사 여학생 비율을 늘리자는 것과 학점 제한 철폐 등을 주장하여 효과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학점 제한이 철폐되지는 못했다. 올해도 학내의 여러 운동 단위나 총학생회 등 여러 주체들이 기숙사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법을 책임감 있게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관악사를 이상적인 기숙사로 만드는 것,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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