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학내의 외국인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요청해야 하는데 알고 지냈던 외국인이 없어서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Excuse me. Do you speak English?”식으로 말을 걸어야만 했다. 대부분이 인터뷰에 응했으나, 대부분이 자신의 이름을 익명으로 해달라고 했고, 사진도 거부했다. 그들이 학우들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도 인터뷰 과정에서 들을 수 있었다. 눈길을 잠시 돌려 가까운 사립대인 연세대의 경우, 학내에서 외국인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자매결혼을 맺은 대학도 많을 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사용하는 한국 학생들도 많다. 그만큼 그들은 외국인과 외국어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경우, 외국 대학과의 교류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비하고, 외국인이 우리학교에 올 수 있는 기회도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실재로 대학영어를 실시하면서 초빙교수들을 위해 호암 생활관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수용인원은 학내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연구원들에 대한 부대시설 지원은 거의 없다. 본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연구원들의 위상을 생각해봐요. 어디 교수와 같은지…”하면서 교수를 제외한 학내의 외국인에 대한 지원은 불필요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99년 1월이후 외국인이 서울대학교에 정교수의 자리를 얻을 수 있고, Brain Pool 정책이다, 등등하면서 점점 외국과의 교류를 늘리려는 듯하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극히 적고, 외국인 학생이 학내에 왔을 때,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적다. 얼마전 내놓은 서울대학교의 비전 중 ‘세계 속의 대학’이라는 어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제도만바꾸고, 학생들에게 영어의 필수화라는 의무만 지우고, 다른 아무런 실질적인 노력없이는 ‘세계속의 대학’이라는 말은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