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47대 총학생회는 5점 만점에 ‘2.76점’
-48대 총학생회 선거, 89% “투표하겠다” 이번 서울대저널은 10월 11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서울대학교 학부생 282명(04학번 127명, 03학번 60명, 02~01학번 48명, 00학번 이상 47명)을 상대로 47대 총학생회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48대 총학생회의 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이 총학생회를 어떻게 사고하고 있는 지를 알아보았다. 현 총학생회가 자신의 입장을 “아주 잘 대변하고 있다”는 문항을 5점, “전혀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를 1점으로 책정하였을 때 현 총학생회의 점수는 2.76점으로 나타났다. “보통이다”가 3점일 때를 생각해 보았을 때 보통보다 조금 낮은 평가인 셈. 사안 별로 평가를 물었을 때는 ‘총학생회의 축제 진행 방식’이 전체 총학생회 평가보다 약 0.6점이 좋은 3.39점으로 나타나 보통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 ‘교육 투쟁’은 2.95점, ‘이라크 파병에 대한 대응 방식’은 2.81점에 그쳐 보통보다 낮은 점수를 매겼다. 학번별로는 04학번(2.7점), 03학번(2.6점)이 전체 평균보다 낮거나 비슷한 점수를 매긴 것에 비해 02~01학번이 2.8점, 00학번 이상이 2.9점을 매겨, 학번 02학번 이상으로 높아질수록 평가가 후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다. 총학생회가 존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71.28%가 “학우들의 복지”를 꼽았다. 대 본부 투쟁과 학생운동 계승이 뒤를 이어 8.5%의 분포를 보였고, 이 외에도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는 학생들 간의 의사결정 기구라는 의견도 나타났다. photo147대 총학생회의 활동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도서관 토론회에 대한 인지도가 383개의 응답 중(복수 응답) 93개를 차지하면서 24.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도 버스 요금 인하 협상(22.98%), 교육 투쟁(18.02%), 추석 귀향버스 운영(14.1%) 순으로 나타남으로서, 일반적인 학우들의 복지와 관련된 활동이 농활 성폭력 사건 대응(7.83%), 고 김선일씨 추모 집회(5.74%) 등의 활동보다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도서관 토론회의 경우 04학번의 22.42%만 관심을 표한 것에 비해 03학번이 23.80%, 02~01학번이 27.69%의 높은 관심을 나타내 학년이 높아갈수록 도서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교육 투쟁에 대한 관심은 다른 학번이 20% 미만인 것에 비해 00학번 이상의 학우들이 23.19%의 높은 관심을 표하여, 등록금 인상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교육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추론해볼 수 있었다. 11월에 있을 48대 총학생회 선거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우들이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82명의 학우 중 “꼭 할 것이다”와 “가능하면 할 것이다”고 대답한 학우는 251명으로 89%의 높은 참여 의지를 보였다. 04학번 학우들의 투표하겠다는 의사는 92.12%로 다른 학번(03학번, 02-01학번, 00학번 이상) 중에서 가장 높은 퍼센트를 보였다. 특히 “꼭 투표 하겠다”는 비율은 04학번(42.52%), 03학번(41.67%), 02~01학번(31.25%), 00학번이상(25.53%) 순으로 나타나 1학년들의 투표에 대한 의지가 가장 높다는 사실이 새삼 증명되었다. Part. 2 47대 총학생회를 ‘말하다’ # 1. 총학, 그들만의 파티 photo2“총학에서 벌이는 사업이나 활동들이 관악 전체 학우와 논의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네요.“ 농생대 학생회장 임성우씨의 말이다. 이 점에 대한 학생들의 아쉬움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서울대저널 설문조사지의 마지막 항은 48대 총학생회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으로 채워졌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282명의 학우 중 92명(32%)이 마지막 항에 응답했고, 학생 복지에의 투자, 총학의 대외 활동 강화, 등록금 인하 등의 다양한 의견을 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29명(전체응답자의 10%, 마지막 항 응답자의 31%)이 답한, “학우들과 밀착된 열린 운영”을 바라는 의견.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학우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반영해”달라는 의견, “의견을 수렴하고 독단적인 행동은 삼가길” 바라는 의견, 심지어는 “눈에 잘 띄지 않으니 뭘 좀 해달라”는 요구도 보였다. 총학생회가, 이처럼 총학생회의 사업에 대해 알고 싶고 참여하고 싶은 학우들의 열망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인문대 학생회장 정화씨의 말을 빌려보자. “47대 총학생회가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통로를 많이 마련해놓았죠. 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요. 그러나 그 노력이 실효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일단 통로는 마련해놨지만 실제 참여자는 한정되어있었다는 말이다.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길 원하는 학생들(비록 그 범위가 관악 전체를 포함하지는 못할지라도)과 학생들의 참여를 위해 노력하는 총학생회. 두 가지 요소가 존재하는데 왜 양측에서는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답에 대해서는 학우들의 의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무엇을 하든 좀더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행사나 추진하는 일에 대해 학우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길 바랍니다.” 47대 총학생회장 홍상욱씨는 총학생회가 홍보나 공포 면에서 확실히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알지 못하면 참여하지 ‘못’한다. 알고 참여하지 ‘않’는 것과는 대단한 차이다. ‘앎’으로써 그 참여 여부에는 학생의 선택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 2. 네트워크 학생회, 그 허와 실 총학생회가 어떤 사안에 대해 중립을 유지하며, 다만 여러 의견을 가진 집단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네트워크 학생회라고 한다면 47대 총학생회는 네트워크 학생회를 표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지향에 대해서 비판과 긍정의 목소리가 양존했다. photo3“총학생회의 기본적인 입장이 애매했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내용 없는 식이예요.” 인문대 정화씨의 말이다. “이를테면 여성주의 얘기한 사람이면 여성주의 끼워주고, 장애인 인권 얘기하면 거기 끼워주는 식이에요. 기층에 있는 사람들은 혼란을 겪게 됩니다.” 농생대 임성우씨도 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하고 싶은 분들은 얘기하십시오!’의 성격이 강해요. 민감한 사안은 토론회에 붙여버리고요. 일단은 총학생회가 생각한 것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관악여모 측에서도 “각 단위들의 문제제기를 유심히 듣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총학생회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나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는 말로 총학생회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총학생회장 홍상욱씨는 이러한 의견에 대해 “총학생회의 역할이 바로 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총학생회는 모든 단위를 구성원으로 사고하고 그들의 개입을 전제하는 집단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범대 학생회장 김명기씨는 교육투쟁의 사례를 들며 이러한 총학생회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총학생회가 문제지점을 도출하고 투쟁 방식 안을 제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안을 여러 대중단위에 제안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이지 문제점 발견과 투쟁 제안까지 대중들에게 맡겨버리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죠.” 한편, 미대 학생회장 강신현씨는 “47대 총학생회는 민주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말로 이러한 총학생회의 태도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생협학생위원회 위원장 이정석씨도 비슷한 입장이다. “총학생회가 지향했던 ‘학생사회 네트워크의 허브역할’ 은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여요. 실제로 기존의 총학생회들이 끌어안고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양한 자치단위들에 넘겨줌으로써,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축제가 대표적인 사례일겁니다.” # 3. 소통, 소통의 문제 photo447대 총학생회 사업의 ‘대상 설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인문대 정화씨는 “총학생회 사업을 과반단위에서 함께하기가 어려워요. 사업의 타겟이 개인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총학생회가 단대 학생회나 과반 학생회를 거치지 않고 개인과 직접 소통하려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효율적인 의사 전달 방식’구조는 성립되기 어렵다. 사범대 김명기씨는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개인화나 파편화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개인 대상으로 사업을 해 왔다고 판단된다”며 “총학생회에서 모든 학우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모든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 사업을 내기는 어렵죠. 그러기에 과, 단대 학생회와 연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의제가 가진 한계점도 있지만 직접 민주주의는 지금 실현시킬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과연 그것이 대안인가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총학생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총학생회장 홍상욱씨는 “이번 총학생회는 오히려 그런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밖의 답변을 했다. “고 김선일씨 추모 집회 이후 각 단대 투쟁본부 대표를 모아서 파병 철회 본부를 만들기를 제안했는데 단대에서 거부했었어요. 축제도 같이 하는 프로그램을 짜자고 추석 이전에 각 단대에 제안을 했었지만 대부분 ‘추석이 지난 후에야 논의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와서 현실적으로 연계가 불가능했습니다.” 홍상욱씨는 “각 단대가 현실을 보는 관점이 달라서 모아내기가 매우 힘들어요.”라며 단대와의 연계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단대와 총학생회는 서로 뜻도 잘 안 맞고, 사업 싸이클도 안 맞습니다. 또한 단대와의 연계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아요. 단대 대표들 역시 일반학우의 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표성을 과신하기 보다는 일반 학우들과의 적극적인 합의 과정을 거쳐 의미 있는 일반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Part. 3 이상적인 48대 총학생회 상을 그리다앞에서 언급한 바처럼 서울대저널 설문조사 결과 학우들은 “열린 총학생회”에 큰 바람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으로는 등록금 인하, 상대 평가제 철폐 등에 관한 교육 투쟁에 힘써달라는 의견(22명)과, 학교 환경 개선 등 학생들의 복지에 대한 요구(21명)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그 외,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했으면”, “학생의 입장을 잘 대변하면서 적절히 사회에 목소리를 냈으면”, “민주주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보였으며, 재미있는 축제와 도서관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도 발견할 수 있었다. photo5“학생들이 총학생회로 모여야 할 당위성에 대한 본질적인 답을 제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예전과는 아무래도 지향점이 달라야 하겠죠. 학생들의 참여마당을 마련해주는 것이 그 새로운 지향점의 한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일, 의미있는 추억이 될만한 일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즐거우면서도 뜻깊은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미대 학생회장 강신현씨 “학생들의 참여가 많이 부족해졌습니다. 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그것이 다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러한 무관심과 낮은 참여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생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문제나 학생복지등에 대한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학생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학생회가 되어야겠죠. 방금 말한 게 바람직한 모습이긴 하지만, 말이 쉽지 그렇게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기란 참으로 어렵죠. 총학생회 혼자서 그렇게 만드는 것 자체도 힘들고. 우리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 생협학생위원회 위원장 이정석씨 photo6“정책에서 무언가 내는 선본 치고 사업 잘 하는 것을 못 본 것 같네요. 다만 여성주의에 대한 고민을 총학생회가 이어나갔으면 좋겠고 자체적인 비판을 할 줄 아는 집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 복지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 중에 여성의 복지를 좀더 고려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악여모 “하고자 하는 바,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면서, 어떤 사업을 하든 간에 추진력 있게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고려가 된 기본 기조 하에서 단대 과방 학생회와 논의를 하는 방향으로요.” -인문대 학생회장 정화씨 “우선, 도서관 문제 등 그 외 계속 고질적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래요. 또한 학우들의 여론에 계속 귀 기울이는 자세, 민주적이면서 결단력 있는 결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번 전학대회에서는 교지의 편집과 기조를 인준 받는 절차를 거쳤는데, 언론에게 있어 기조 인준 등의 제한은 지금의 민주적인 학생회 시스템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고, 치명적인 부분이라고 봅니다. 이에 대한 민주적인 개선이 48대 총학생회에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자치언론기금위원회 위원장 문지현씨 “교육투쟁이 관건이 되었으면 해요. 포괄적 대중을 담아낼 수 있는 사업은 교투가 거의 유일무이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서 공통의 문제에 관심 있는 학우를 늘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학우 대중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총학생회이길 바래요. 학우들이 관여, 간섭할 수 있는 영역을 설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총학생회에서 ‘무엇을 하자’라고 말해서, 찬성하도록 이끄는 식으로 가지 않도록, 과학적으로 학우들의 의견 수렴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기적 설문조사가 축적되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현 서울대의 침묵하는 다수는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합니다.” -47대 총학생회 각기 다른 학생의 각기 다른 의견, 생각이 있다. 미처 지면에는 다 담을 수 없었던 나머지 관악 학우의 더 많은 생각이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총학생회의 과제는 그 의견들의 ‘초점’을 찾는 일이다. 그 과제는 총학생회 홀로 이룩할 수 있는 것이 물론 아니며, 그를 위해서는 학우들의 적극적인 의견 표현과 반영이 필요하다. 48대 총학생회의 과제 ‘답안’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