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의 선거는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하나

가을을 맞이한 관악 캠퍼스에 선거가 시작되고 있다.각 과반 학생회장 선거를 필두로 해서 단대 학생회장 선거, 총 학생회장 선거가 순서대로 치러진다.11월 말에 치러질 총학선거에 대한 예상은 그리 밝지 못하다.작년 학생회장 선거가 수일의 연장투표 끝에도 투표 정족수미달로 개교 올해 개교사상 처음으로 학생회장 재선거가 치러졌다.3월 재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현 학생회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각도 곱지 않다.

가을을 맞이한 관악 캠퍼스에 선거가 시작되고 있다. 각 과반 학생회장 선거를 필두로 해서 단대 학생회장 선거, 총 학생회장 선거가 순서대로 치러진다. 11월 말에 치러질 총학선거에 대한 예상은 그리 밝지 못하다. 작년 학생회장 선거가 수일의 연장투표 끝에도 투표 정족수미달로 개교 올해 개교사상 처음으로 학생회장 재선거가 치러졌다. 3월 재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현 학생회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각도 곱지 않다. 학생들은 학생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을 정도로 학생회 활동에 회의적이다. 추석 귀향버스와 같은 가시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학생회의 활동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결국 이러한 학생들의 인식은 학생회비 납부율 사상 최저라는 결과를 낳았다.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은 자연히 총학생회장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추락하는 관악 선거를 되살리기 위한 해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선거 제도의 변혁, 그 이전의 문제들 관악 선거제도의 변혁을 논의하기 전 생각해야 할 문제는 앞에서 지적했던 학생들의 무관심이다. 학생들이 총학생회장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는 우선 학생회가 하는 일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도대체 학생회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고,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이성훈(사회대 04)씨는 “일반 학우들이 총학생회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생회의 활동이 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다면 총 학생회 선거에 대한 관심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도 학생회의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릴 것을 요구한 의견이 많았다. 학생회 측의 한 관계자는 “총학생회가 홍보방식이나 공포방식에서 확실히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눈에 보이는 일 뿐만 아니라 본부와의 협상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하기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이러한 노력이 학생들에게 전해지지 못하는 것은 관악 내의 언론 매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선본들의 공약이 학생들의 관심들 끌지 못한다는 점도 심각하다. 각 선본들이 학생회장 선거에 들고 나오는 공약들은 교육투쟁 같이 학생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이슈는 뒷전이고 신자유주의 반대나 민족공조와 같은 이미지성 공약들이 대부분이다. 공약들이 학생들의 직접적인 관심을 반영하기 보다는 선본 자신의 이미지를 선전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생회장선거에 있어서 자신만의 선출기준을 세우는 것이 힘들다. 박주훈(물리학부 04)씨는 “다가오는 학생회장 선거에 꼭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지난 3월 선거에서처럼 각 선본에서 내세우는 공약이 지나치게 피상적이기 때문에 투표가 무척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선본들의 공약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관악에서의 선거는 점점 더 관심을 잃어갈 것이다. 먼저 정보 제공의 차원에서 변화가 있어야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관악 매체의 학생회에 대한 관심과 학생회 자체에서의 변화노력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관악의 새로운 선거모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관악 선거제도, 그 현재의 모습 photo1현재 관악의 선거제도는 다수결 결정의 제도를 따르고 있다. 물론 현재 한국사회 어디에서도 대부분 이러한 다수결정의 모델이 채용되고 있다. 다수결 제도는 선거 비용의 문제, 소수에 의한 의사결정의 방해, 그리고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 확보 등을 통해서 그 효율성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수결제도의 효율성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비판받아왔다. 대의민주주의에서 투표자들은 선거과정의 주체라기보다 하나의 수동적인 거수기로 인식되어 왔다. 총학생회선거에 있어서도 자신이 선택한 선본이 당선되더라도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학교운영에 적용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실현성이 없는 공약이라도 학생들의 사적인 이익을 실현시킬 수 있을 만한 공약을 내세우는 선본이 당선된다. 그래서 선본들은 등록금 인하와 같은 공약들은 항상 내세우고 정작 당선된 뒤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다수결에 의해서 분명한 결정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투표의 역설을 들 수 있는데, 만일 유권자의 선호 배열이 갑의 경우 a>b>c, 을의 경우 b>c>a, 병의 경우 c>a>b 인 경우 각 의제마다 순화적인 다수가 발생하면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물론 위의 경우는 아주 극단적인 사례지만 투표자의 선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함으로서 분명한 사회적 선택을 할 수 없는 경우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투표자의 전략적인 투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진정한 자신의 선호를 가지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싫어하는 대표자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투표를 한다면 진정한 선거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대의제의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들은 개인 선호들을 취합하여 합리적인 집단적 결정으로 전환시키는데 실패하게 된다. 관악에서의 선거가 학생들의 선호의 취합과정으로서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수결 투표의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이다. 학생들의 진정한 의견 반영,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 photo2선호투표제의 원리는 간단하다. 일반 다수결 투표제가 학생들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로 하여금 투표할 때 각 선본들에 대한 순위를 매기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의 의사와 맞지 않는 선본이 당선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선호투표제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이용되고 있다. 또한 호주에서도 선거에 선호투표의 방식을 이용한다. 신동욱(경영대 04)씨는 이러한 선호투표제의 도입에 대해서 “소수의 최선을 다수의 차선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의가 있을 것이며, 진정한 선호투표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각 선본들이 구체적인 정책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선본들의 구체적인 공약제시와 이를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될 방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선호투표제는 의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위험성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선호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선호를 매기는 경우이다. 학생들의 무성의한 선호표기는 복잡한 선거과정의 의의를 불식시키고, 오히려 엉뚱한 선본의 당선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또한 선거 방식의 혼란과 학생들의 불확실한 선호관계로 인해서 많은 무효표를 양산할 가능성도 높다. 한원희(외교 99)씨는 “학생들의 무성의한 투표로 인해서 왜곡된 선거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많은 무효표 발생의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문화부장 고건혁씨는 “학생회가 선호투표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학생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의 1표와 무관심한 학생의 1표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선호 투표제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호투표제 도입에는 반대 의사를 보였다. 그리고 “현재 총학에서는 현재의 선거제도를 보완하기 위해서 결선투표제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선투표제는 우선 기존의 방식의 통해서 1,2위 선본을 선출하고 다시 두 선본사이에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다. 결선투표제는 2번의 선거를 거치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좀 더 잘 수렴할 수 있으며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생들의 ‘사표’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2번의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에 학생들이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볼 기회가 제공된다. 하지만 선본들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이중으로 선거유세를 해야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선본원들이 모두 학생이라는 것을 고려해 볼때 이는 큰 문제이다. 그리고 결선 투표제의 과정에서도 정보의 부족은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정보의 부족과 비용, 시간의 문제를 학교나 학생회측에서 제도의 개선을 통해 해결해 준다면, 선호투표제나 결선투표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관악의 선거, 그 부활을 위하여 사회로의 진출을 앞둔 대학에서 선거제도에 대한 관심이 자꾸만 줄어든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적 결정에 대한 무관심이 대학에 만연해 있다면 그 사회의 발전과 진보는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대학에서의 선거는 중요하다. 앞에서 제시한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는 관악의 선거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많은 모델 중에 하나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떠한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도입을 위한 노력이다. 관악에서의 매체들의 변화, 학생회의 변화노력, 학생들의 관심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제도의 변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본적인 인프라의 구축이 없이 전체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발전을 가져올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자체적인 연합이 많이 발전해 있다. 학교별로 강한 권한을 가진 학생의회를 두거나 각종 학생들의 자치회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심지어는 학생들의 복지를 담당하는 독자적인 학생 기업이 존재하기도 한다. 학생사회의 발전은 그 만큼 그 사회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다. 관악에서의 선거제도와 학생회가 모두의 노력을 통해서 다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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