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지면 닿을 남한 땅으로 목숨을 건 탈출

한 탈북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너 며칠 굶어 봤어?’였다고 한다.이는 우리가 탈북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인다.하지만 실제상황을 살펴보면 97년 전후에는 식량문제로 인한 우발적인 탈북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보다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목저으로 인한 탈북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 탈북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너 며칠 굶어 봤어?’였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탈북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하지만 실제상황을 살펴보면 97년 전후에는 식량문제로 인한 우발적인 탈북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보다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목저으로 인한 탈북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들은 남한에서의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과연 어떤 과정을 겪어야 했고 어떤 대가를 치룬 것일까.중국 내 탈북자의 인권 실태탈북자들은 대부분 중국을 경유하여 국내에 입국하게 되는데, 현재 중국에는 약 30만명의 탈북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들과 유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 내 탈북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또한 겪을 수 있다. 일종의 법적인 무권리 상태에 존재하기 때문에 임금체불이나 성폭행을 당한다하더라도 어느 곳에도 호소를 할 수가 없다. 또, 이들의 신분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악용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나 사기가 적잖이 횡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중국 내 북한주민들은 인권문제에 있어서 매우 취약한 처지에 놓여있다.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 또한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중국 내 북한주민들의 상황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탈북과정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는 사실상 힘들다. 만약 중국이 당장 한국정부에게 중국 내 탈북자들을 모두 돌려보내 줄 터이니, 데려가라고 요구한다면 여건상 한꺼번에 그들 모두를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것은 중국과 다른 외교적인 문제와 연관될 수 있으며, 북한주민의 탈북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북한에 대해 실시해왔던 그동안의 햇볕정책과 배치되는 일이어서 남북관계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내 탈북자들의 문제에 있어서는 NGO와 국제기구등의 역할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에는 탈북자들을 돕고자 하는 단체와 국제기구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탈북자 지원 민간단체 중에는 주로 종교단체가 많다.목숨을 건 탈출, 브로커들의 유혹과 고통탈북자들이 실제로 남한에 입국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어 보자면 종교단체나 국제기구, NGO 등을 통해서 은신처와 먹을 것, 입을 것을 얻으며 공동체를 이루어 숨어 있다가 제3국을 통해서 국내로 입국하는 경우와 조선족 브로커들에게 자신이 남한에 가면 받게 될 정착금을 담보로 하여 입국을 하는 경우가 있다. 브로커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탈북자들에게는 생명을 걸고 들어온 값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국가의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예산이 외부로 나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브로커의 문제는 심각하다. 탈북자의 입장에서도 정착금의 전부를 가지고 정착을 한다하더라도 성공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 돈마저 상당수를 브로커에게 지불해야만 하므로 정착과정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는 정착금을 주긴 주되, 브로커들에게 빠져나가는 비용을 막고자 요즘에는 점차 정착금지원을 직접적인 현금 지원보다는 간접적으로 탈북자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정착금의 전체수준은 유지하면서 기본금은 축소하고 자립,자활의 노력 및 의지를 제고하도록 장려금을 신설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중국 내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사실상 법적인 무권리 상태에 놓여 있다. 때문에 인권을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며 부당한 대우와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정부의 탈북자 단속에 걸려 언제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탈북과정에서 겪는 이러한 스트레스와 장기간의 굶주림 등의 열악한 물리적인 환경으로 인해 탈북자 가운데는 탈북과정에서나 이후에 몸이 아프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장기간 긴장한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외상, 충격이 크다. 이로인해 탈북자들 중에는 남한에 입국하여 1~2개월이 지난 후에도 악몽을 지속적으로 꾸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부분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photo13개월 동안 남한 사회 이해하기, 하나원목숨을 걸고 탈북에 성공한 국내 입국 탈북자들은 우선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개월 동안 관계당국의 합동조사를 받는다. 이후 통일부가 운영하는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에 입소하여 3개월 동안 간단한 직업훈련과 남한의 풍습, 외래어, 자동차운전 등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은 체제가 전혀 다른 사회에서 일생을 살아온 그들에게 남한사회에 나왔을 때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따라서 교육은 필연적으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 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단순히 생각해보아도 외래어와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은 탈북자가 3개월 동안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탈북자들의 대부분은 영어와 한자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하나원에서 받는 언어교육이라고는 외래어 20시간, 한자 10시간이 전부이다. 이에 대해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손영지씨는 언어학습은 그 특성상 단기간에 습득되기는 힘든 것이므로 정착도우미를 통한 상담프로그램, 지역민간단체에서 지원하는 언어프로그램과 연계하여 극복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탈북청소년들은 이후 일반학교에서의 보다 원활한 교육을 위해 하나원 내 ‘하나둘학교’에서 사회적응교육을 2개월간 더 받게 된다. 하지만 탈북청소년들은 일반적으로 3~4년의 학습공백이 존재하는 데다, 남한에서 사용하는 학습용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2개월 동안에 이러한 것들을 습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탈북청소년의 학업 중도 탈락률이 남한 일반학생의 약 10배인 13.7%에 다다르고 있다는 통일부 통계는 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느끼는 어려움의 정도를 시사해준다. 따라서 제도권 교육으로 편입하기 위한 사전적응훈련을 현재의 2개월에서 좀 더 넉넉하게 늘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게다가 탈북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하나원은 설립될 당시 수용정원이 100명이었으나, 한 때는 정원의 2배인 200명 가까이를 한꺼번에 교육해야 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하나원 측은 일단 임시방편적으로 2명 정원인 숙소를 3명 정원으로 변경하거나 회의실을 강의실로 바꿔 사용하였으나, 이후 숙소 증축 이외에 다른 시설의 확충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사실 일반 남한 주민으로서 탈북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남한에 입국할 수 있었는지, 어떠한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 전부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탈북 과정에서 겪는 문제는 단지 ‘탈북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인권’의 문제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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