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스마트를 입다?!

2010년 4월, 스누라이프에는 ‘서울대 아이폰 앱, 샤밥입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서울대학교 내 식당 메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샤밥’이 처음으로 등장한 순간이었다.현재 3700여명의 서울대생이 사용하는 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사람은 방정호(재료공학 06) 씨.그에게 컴퓨터에 원래 관심이 있었는지를 물었다.그러자 “1학년 때 기본 소양과목이던 프로그래밍 수업을 드랍했다”는 고백(?)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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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스누라이프에는 ‘서울대 아이폰 앱, 샤밥입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서울대학교 내 식당 메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샤밥’이 처음으로 등장한 순간이었다. 현재 3700여명의 서울대생이 사용하는 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사람은 방정호(재료공학 06) 씨. 그에게 컴퓨터에 원래 관심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1학년 때 기본 소양과목이던 프로그래밍 수업을 드랍했다”는 고백(?)이 돌아왔다. “그 때는 나도 내가 이런 짓을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프로그래밍에 관심조차 없었다그랬던 그가 아이폰의 한국 발매 소식을 들었다.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어 컴퓨터 학원에 등록해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배웠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두고 ‘어이가 없다’고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중앙도서관에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설명하는 책을 빌렸지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더 기초인 프로그래밍 문법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스누라이프에서 함께 공부할 사람을 찾는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공부할 사람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식단을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달라는 누군가의 덧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연습용으로 만든 어플리케이션이 ‘샤밥’의 기본이 됐다. 학교 정문을 본 뜬 그림 옆에 수저를 그려 넣어 직접 ‘샤밥’의 로고를 만들었다. 사실 그는 디자인학부 복수전공에 합격한 경력이 있었다. 한 때 디자인에 관심을 가졌던 까닭이다. ‘샤밥’의 모든 디자인 역시 본인이 작업했다. 작곡동아리 사운드림에 가입해 직접 곡을 쓰고 세션으로 참여한 경험도 있었다. 국제학생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그는 적극적이라는 수식어 대신 “뭐든지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많이 방황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빨리 졸업하기 보다는 졸업 전에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그는 현재 프로그래밍과 함께 작곡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실제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대학가요제에 나가겠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조금 무모한 꿈이 됐어요.” 대학가요제는 힘들어졌지만, 현재 그는 아이튠즈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든 음반을 등록하겠다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샤밥’을 개발해 소개하고, 생각지도 못한 큰 호응을 얻으면서 기쁘기도 했다. ‘샤밥’으로 컴퓨터공학과에서 개최한 ‘제1회 서울대 모바일 서비스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유일하게 개인자격으로 참여해 상을 탔을 때에도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시간과 노력, 그리고 100달러의 등록비를 들여 무료로 공유한 ‘샤밥’에 대해 굳이 박한 리뷰를 남기는 사람들을 볼 때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부지런히 ‘샤밥’ 업데이트와 함께 서울대생을 위한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역시 준비 중이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현재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열정의 산물들에게 모진 비판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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