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함, 실망감, 그리고 희망

선거가 끝났다.만감이 교차한다.입학했을 때부터 꼭 가까이서 지켜보고자 별러 왔던 총학선거였기에 시험과 레포트가 겹쳤지만 선거신문팀에 자원했다.예상대로 빡빡한 일정 속에 몸도 마음도 지쳤고,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그렇지만 결코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하고 싶었던 일이니까.학생정치의 백미를 생생한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니까.무엇보다도 지금 느끼는 감정은 후련함이다.

선거가 끝났다. 만감이 교차한다. 입학했을 때부터 꼭 가까이서 지켜보고자 별러 왔던 총학선거였기에 시험과 레포트가 겹쳤지만 선거신문팀에 자원했다. 예상대로 빡빡한 일정 속에 몸도 마음도 지쳤고,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결코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 학생정치의 백미를 생생한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니까.무엇보다도 지금 느끼는 감정은 후련함이다. 1주의 준비기간과 3주의 선거기간 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인간관계가 파탄이 나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마저 들었다. 이것저것 겹친 바쁜 일정 때문에 학관 6층의 동아리방에서 잠을 잤던 나날들은 정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2차 유세 때는 거의 3시간 동안 매서운 추위 속에서 취재를 했다. 그날 밤 바로 감기에 걸렸다. 그렇다고 후회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끝났기에, 이제 자유로운 생활을 다시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쁠 따름이다.마음 한 구석에는 이번 선거에 대한 실망감도 있다. 우선 그것은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다. ‘보다 공정하고, 정확하게 취재하고 기사를 썼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하나는 선본들에 대한 실망감이다. 학생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단순히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공약을 내거는 모습들은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표심을 의식해 그들의 담론과 실제 공약이 모순되는 모습도 보였다.그러나 가장 큰 실망은 바로 학생사회의 주체인 학생들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공동선본발족식이야 넘어가더라도, 1·2차 유세와 공동정책간담회에서 선본원을 비롯한 선거 관계자들이 아닌 유권자들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말한다. 선본들은 그들만의 목소리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한다고. 그래서 선거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그러나 학생들의 주체적 참여가 결여됐기 때문에 선본들이 학생들과의 소통에 실패한 것은 아닐까. 애초부터 스스로 밥을 먹으려는 생각이 없는 어린 아이가 엄마가 떠먹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맛이 없다고 투정부리는 모습이 떠오른다면 그것은 지나친 비유일까.그러나 그럼에도 52대 총학선거에서 희망을 봤다. 학생사회의 ‘자치’는 결코 죽지 않았다. 3주 간의 추운 날씨에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이곳저곳 뛰어다닌 후보와 선본원의 모습은 희망의 출발이었다. 각 선본의 자보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자신의 가진 귀중한 한 표를 어느 선본에 줄 것인지 고민하는 학생의 모습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그리고 투표함 속에 투표용지를 넣는 그 작은 손에서도 희망의 싹은 움트고 있었다. 자신들의 삶의 무게만으로도 버거운 수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학생사회의 대표기구를 선출하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하다. 이번 선거의 생생한 숨결 속에서, 학생사회의 뜨거운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으며 앞으로 더 힘차게 뛸 것이라는 희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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