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제화는 제게 맡겨주세요”

대외협력본부 한 쪽 라운지는 그녀가 외국인 학생들과 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서울대를 찾는 외국인 학생들이지난 2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었다.그리고 늘어나는 학생 수에 비례해 더욱 바빠지는 한 사람이 있다.대외협력본부의 김혜중 씨가 그 주인공이다.매 학기 서울대를 찾는 외국인 학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그녀는 이미 외국 학생들 사이에 ‘Lydia’ 라는 영어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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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협력본부 한 쪽 라운지는 그녀가 외국인 학생들과 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서울대를 찾는 외국인 학생들이지난 2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리고 늘어나는 학생 수에 비례해 더욱 바빠지는 한 사람이 있다. 대외협력본부의 김혜중 씨가 그 주인공이다. 매 학기 서울대를 찾는 외국인 학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그녀는 이미 외국 학생들 사이에 ‘Lydia’ 라는 영어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온 방문·교환학생에 관한 모든 업무와 교환학생 관련 설명회 및 오리엔테이션 주최, 외국학생들의 한국적응을 도와주는 서울대학교 학생모임 ‘SNUBuddy’ 운영이 그녀의 주된 업무다.“학교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소위 말하는 칼퇴근을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방학 때는 근무 안 하는 것 아니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럴 땐 사실 좀 억울하기도 하죠. 생각과는 다르게 저는 방학 때가 제일 바쁘거든요.” 갑자기 교환학생이 늘어 업무량이 과도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혜중 씨는 이렇게 말문을 떼며 밝게 웃었다. 실제로 방학 기간 중에 그녀는 여름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사실 매 학기가 시작하기 전 방학이 가장 바빠요. 교환학생이며 방문학생의 입학 절차가 모두 방학 때 이뤄지기도 하고, ‘SNUBuddy’ 도 미리 선발해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특히 최근 서울대를 찾는 외국학생들의 수가 부쩍 늘어서 이번 여름방학은 정말 바빴어요. 그래도 학기가 시작하고 나면 부쩍 한가해지죠. 특히 학생들의 시험기간이 제일 한가해요.” 학생들은 제일 싫어하는 시험기간이 사실 자신에겐 휴가와 다름없는 기간이라며 김 씨는 웃으며 덧붙였다.교환학생 업무에 관해 묻자 김혜중 씨는 자신이 담당했던 교환학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독일 학생의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2007년 1학기에 한 독일인 학생이 교환학생으로 서울대를 찾았던 적이 있어요. 비록 한 학기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학생에겐 서울대에서의 경험이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것 같아요. 돌아가면서 꼭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었는데, 최근엔 정말 서울대 한 강의에 강사로 오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김 씨는 이렇듯 서울대학교에서의 짧은 경험이 외국학생들에게 인생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류 기간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의 대학원과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다시 방문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자신에게도 이러한 기회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한국과 서울대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들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껴요.” 그녀가 바쁜 와중에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한편, 최근 학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 중 하나인 ‘SNUBuddy’ 에 관한 질문에 김 씨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한 설명으로 말을 이어갔다. ‘SNUBuddy’는 외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일대일 연결을 통해 외국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모임으로, 대외협력본부 주관으로 2005년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요새는 학생들의 국제화 경험에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어요. 외국 경험이 많은 학생들은 그 경험을 발판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는 반면에, 처음부터 이런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겐 그런 기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SNUBuddy’ 프로그램은 그런 학생들에게 외국 학생들을 접하는 기회를 더욱 마련해주고, 학생들의 국제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어요.” 하지만 그녀는 바쁜 업무 탓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간혹 활동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할 때에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말끝을 흐렸다. “예전에 한국 버디의 도움으로 한 프랑스 여학생이 태권도 시합에 나가 1등을 한 적이 있어요. 비보이 활동을 하는 프랑스 남학생이 한국인 버디와 함께 관련 활동을 함께 하는 것도 봤고요. 그럴 땐 ‘SNUBuddy’ 프로그램의 좋은 취지를 계속 잘 살려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그녀는 ‘SNUBuddy’ 프로그램이 단발적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동아리처럼 조직화된 체계를 갖춰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췄다.서울대의 국제화를 일선에서 도맡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로서 직접 피부로 느끼는 서울대 국제화의 현황에 대해 묻자, 그녀는 가시적인 국제화의 성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2년 전에 서울대로 오는 외국인 학생들의 숫자는 1년에 170명 정도였어요. 하지만 올해엔 한 학기에만 170명 정도의 학생들이 서울대로 들어왔죠.” 하지만 김 씨는 급속히 늘어나는 외국 학생 수에 비해 학교의 제반 시설이 미비한 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우선은 기숙사가 가장 큰 문제예요. 외국학생들을 위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구축도 시급하죠. 언어의 장벽도 높아요. 정규과정에선 영어 강좌가 여러 전공에 고르게 개설돼있지 않아 강의 선택이 자유롭지 않을뿐더러,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언어교육원을 따로 등록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비싼 등록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외국학생들에겐 큰 부담이죠. 뿐만 아니라 종교적, 개인적인 기호를 반영하는 다양한 식단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까지 우리에겐 사소해 보이는 것들도 외국 학생들에겐 큰 불편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그녀는 외국학생들을 위한 학교 측의 배려가 절실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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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생 관련 업무는 모두 대외협력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짧은 인터뷰의 중간, 중간에도 쉴 새 없이 외국학생들이 그녀를 찾았다. 한국 생활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고민 상담, 서류 처리까지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녀의 환한 미소와 유창한 영어실력은 더욱 빛을 발했다. “예전에 채식주의자인 한 외국인 여학생이 울면서 저를 찾아온 적이 있어요. 학교 안엔 먹을 것이 없다면서요.” 당시의 난감했던 기억은 그녀로 하여금 외국 학생들에 대한 실제적인 도움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자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로부터는 사소한 것들도 지나치지 않고 도우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녀는 이렇게 그 때의 각오를 회상했다. 언제나 학생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녀의 미소가 아름다웠다. 서울대학교를 찾는 외국학생들에게 한국의 밝은 미소를 전하는 그녀가 있기에, 서울대 국제화의 미래는 오늘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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