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에서 생협이 운영하는 시설은 크게 직영매장과 준직영매장으로 갈린다. 직영매장은 생협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학생회관식당’(제1식당), ‘후생관식당’(제5식당), ‘302동 제2공학관 식당’, ‘카페판코’, ‘글로벌하우스’ 등이 있다. 준직영매장은 생협이 전문업체와 협력하여 운영하는 곳으로 ‘자하연식당’, ‘두레미담’, ‘투썸플레이스’ 등이 있다. 이외에 관악의 26개 식당 중 ‘카페소반’, ‘더키친’, ‘라쿠치나’ 세 곳은 외부업체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기부체납 방식에 의해 운영되는 시설도 있다. 기부체납이란 학교에 건물을 기부할 경우, 일정 계약기간 동안 건물의 사용권을 넘겨주는 것으로 동원생활관(113동), 신양인문학술정보관(4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동원생활관은 동원홈푸드가 1997년 서울대에 기부한 건물로 당시 20년 간의 운영권을 받았으나, 지난 6월 말 동원홈푸드가 생협으로 운영권을 넘겼다. 신양인문학술정보관 1층의 ‘Mug’는 생협과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부업체 선정에는 본부의 정책적 판단이 우선 생협과 협력 하에 운영되는 준직영매장의 경우 선정기준은 분명하다. 생협은 외부업체를 도입하는 기본적인 취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본사직영을 요구한다. 생협 관리혁신팀 김옥인 차장은 “가맹점의 경우, 각 지점의 사장들이 매장의 이익에 초점을 맞춰 관리할 수 있다”며 “외부업체의 경우 반드시 본사직영을 통해서 입점하는 것을 방침으로 한다”고 밝혔다. 직영점으로 입점할 경우 적자를 보더라도 홍보효과를 감안하여 외부업체가 계속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11월 9일 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패스트푸드점 입점에 대해 학생들의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생협과 외부업체 간의 접촉이 무산된 이유도 외부업체가 가맹점 운영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생협은 반드시 학생들에 대한 할인정책을 시행할 것을 외부업체에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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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즈노스의 풍경. 생협은 외부입점 업체에 대해서 반드시 할인정책을 요구한다. ‘카페소반’은 서울대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서 15% 할인을, ‘퀴즈노스’는 15% 할인에 5% 추가적립을 해준다. |
이러한 요건을 만족시키는 곳 중에서 외부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외부업체가 입점의사를 보이고 제안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 선정이 시작되진 않는다. 우선 학교 측에서 정책적으로 외부업체를 입점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먼저 본부의 복지과나 학교기획실에서 학교 전체적인 운영에서 외부업체의 필요성에 대한 정책적인 판단을 내린다. 이후 생협이 절차를 넘겨받아 생협 운영위원회나 이사회에서 선정위원회를 꾸릴 것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본부가 정책적으로 시행하는 경우 외에 각 단과대의 요청에 따라 외부업체를 입점시키는 경우도 있다. 새롭게 건물을 지으면서 생긴 공간에 각 단과대가 외부업체의 입점을 요구하면서 외부업체를 추천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학교 캠퍼스 전역에 걸친 본부의 정책적인 판단을 통해서 결정한다. 선정과정에서 생협과 학생 목소리 약해이와 같이 외부업체 입점과정은 주로 본부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다. 우선 본부로부터 재정을 독립하지 못한 생협은 본부의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정해진 사항을 쫓아갈 수밖에 없으며 생협의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부총장이, 부이사장은 학생처장이, 당연직이사는 학생부처장이 각각 맡기 때문에 실무적인 면에서도 본부의 결정과 무관할 수 없다. 생협이 본부 산하기구가 아닌 독립적인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업체 입점에 있어서 생협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생협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생협 학생위원회 학생위원장 손진(에너지자원공학 07) 씨는 “삐에스몽테가 선정될 때처럼 기존 업체가 있는 곳에서 업체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선정위원회에서 학생위원회와 일반 조합원들이 심사위원단으로서 참여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단과대학이 개별적으로 입점요구를 할 경우 본부와 협의할 뿐이기에 생협이나 학생위원회는 모르는 상태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손 씨는 “법대의 ‘이야기’는 단과대 요청으로 입점한 경우로 이에 대해 심사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문제제기를 해서 현재 협의 중”이라며 “앞으로 단과대 요청으로 외부업체가 들어오는 경우에도 입점심사에 학생위원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업체 선정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생협 측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이 시장조사를 한 뒤, 이를 분석하여 결정한다”며 “물론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자 노력하겠지만 학교 전체적인 운영을 고려할 때 큰 틀을 짜고 그에 맞춰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생협 이규선 차장은 “법대 ‘이야기’의 경우 건물건축 당시 단대와 업체 간에 계약으로 정해진 것이기에 생협에서는 관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외부업체, 입점만 하면 끝? 외부업체의 입점 이후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삐에스몽테의 경우, 이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잦아 위생적인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서울대학교 인터넷커뮤니티 스누라이프(www.snulife.com)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특히 지난 4월 스누라이프에 삐에스몽테의 모카빵에서 나사못을 발견한 사진이 올라오면서 큰 논란이 벌어졌다. 이 때 직접 생협 학생위원회는 입장을 밝히며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섰다. 생협 학생위원장 손진 씨는 “그 이전까지 명백한 증거자료가 없었기에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사진이 등장하면서 삐에스몽테 측에 직접적인 해명과 위생 개선을 요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5월에는 생협 학생위원장과 총학생회, 학생모니터링위원이 참여한 ‘삐에스몽테 모니터링 위원회’가 발족돼 서비스 불만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불시 위생점검을 통해서 청결상태를 확인하는 등 삐에스몽테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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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학내포털 스누라이프에 삐에스몽테의 빵에서 돌을 발견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
그러나 이후에도 삐에스몽테의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일이 계속됐다. 지난 6월 빵을 먹다가 돌을 발견한 학생이 스누라이프에 사진을 올렸다. 그는 “처음에 위생 문제를 들었을 때는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내 이빨이 망가질 뻔한 위험을 겪고 나니 두 번 다시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느낌을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전병구(물리천문학 석사과정) 씨가 삐에스몽테에서 산 카푸치노를 마시다 그 속에서 비닐로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전 씨 또한 “삐에스몽테 위생상태와 이물질 검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연구실과 가까운 삐에스몽테를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직접 이물질을 발견하고 나니 다시는 삐에스몽테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더키친’은 불친절한 서비스, 운영의 미숙함으로 꾸준히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학생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문제해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외부업체 관리문제, 적극적인 해결방안 필요해 외부업체의 입점은 이미 불가피한 일이다. 생협은 식당사업에서 본 손해를 외부업체의 관리 수수료 등으로 메우면서 운영하고 있다. 생협 측에서는 “외부업체의 매출로 얻는 수익금 또한 공공성을 위해 재투자되고 있으며 건물 노후화로 인한 개보수, 식당사업 개선 등에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외부업체가 입접하는 것으로 인해 학내가 상업화되지 않겠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외부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업체를 학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 문제는 외부업체의 선정과정과 차후 관리에 있어서 앞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체적인 통로를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다.위생 문제가 불거져도 외부 업체에 대해서 학생들의 불만을 반영시킬 유효한 수단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삐에스몽테와 같이 생협이 직접 관여하는 준직영 매장의 경우, 생협의 영향력이 커서 직접적인 제약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동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더키친’과 같은 외부업체는 생협에서 강제 조치할 수 없다. 손진 씨는 “‘더키친’의 경우 동원관에서 직접 업체를 고용한 것이기에 생협의 강제력은 없다. 학생위원회에서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서 문제를 말하고 학내 사회에서 공론화시키는 것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입점 이후 생협 측의 관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선정위원회에서 위생, 서비스 등을 주요한 선정기준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생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개별 업소가 자율적으로 점검하되, 별도의 민원이 있을 경우 그 업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자율점검제’가 시행됐다. 관악구청 위생과 측은 “관악구의 업소가 6천 개가 넘어간다. 별도의 민원이 없는 한 서울대 내에 대한 관악구청의 위생점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생협 측은 “학교 내 권역을 나눠서 영양사들이 개별 업체를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점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담당자들이 수시로 미진한 부분을 확인해서 개선을 시키고 있다. 전문성을 얻기 위해 보건진료소와도 연계해 1년에 2회씩 위생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