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목소리로 강의를 말하다

지난 5월 19일 총학생회(총학)는 본부와는 별도로 강의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평가결과를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6월호 ‘이제는 교수도 평가받는 시대가 왔다’) 학생들은 이와 같은 결정에 대체로 환영했다.snu-ev를 파헤치다 총학이 만든 강의평가 사이트의 메인화면.석 달이 흐른 지금, 총학이 구축한 새로운 강의평가 시스템 ‘SNU 강의평가’는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월 19일 총학생회(총학)는 본부와는 별도로 강의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평가결과를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6월호 ‘이제는 교수도 평가받는 시대가 왔다’) 학생들은 이와 같은 결정에 대체로 환영했다.snu-ev를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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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이 만든 강의평가 사이트의 메인화면.

석 달이 흐른 지금, 총학이 구축한 새로운 강의평가 시스템 ‘SNU 강의평가’는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총학은 별도의 강의평가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www.snu-ev.com)를 제작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먼저 서울대 포털 메일로 인증을 받은 후 자신이 들었던 강좌를 11학점 이상 평가해야 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모든 강좌의 평가결과를 열람할 수 있다. 평가는 14개의 객관식 문항과 10자 이상의 서술형 문항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객관식 평가 결과는 자동으로 통계처리돼 강좌 간의 순위를 매기는 데 사용된다. 총학은 이를 바탕으로 우수강좌도 선정해 발표했다. ?월 ?일 현재까지 6351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6360개의 강좌정보가 제공되고 있다.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사실 학생들에게 강의평가가 새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매 학기를 마치고 나면 학생들은 서울대 포털에서 해당 학기에 수강했던 강좌들을 평가해야 한다. 평가는 본부 측이 제공한 질문지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학생들은 지금까지 평가는 해오면서도 수강신청에 필요한 강의정보는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 스누라이프 게시물이나 지인들의 경험담 등이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거의 전부였다. 자연스레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 시 과목선택에 곤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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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활발한 참여 덕분에 대체로 강좌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SNU 강의평가’는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수강평가 및 공유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지욱(사회 08) 씨는 “학생참여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학생들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도 평가받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수강신청을 할 때) 실제로 강좌의 내용, 교수의 강의력 등을 미리 알 수 있어서 강좌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윤용호(전기 07) 씨 역시 “이번 학기에 타과수업을 들으려 했는데 강의정보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 때 ‘SNU 강의평가’에 올라온 평가내용 중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이 필요총학이 운영하는 ‘SNU 강의평가’가 기존에 서울대 포털에서 진행됐던 강의평가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도 눈에 띄고 있다. 우선 평가문항이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포털 강의평가의 문항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윤 씨는 “과제와 시험, 출석 등 학생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정보들은 객관식이 아니라 서술형으로 답하게 돼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서술형을 성의 있게 답변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이와 같은 정보를 객관식 필수 문항에 넣어야 한다. 그리고 지나치게 포괄적인 문항은 구체적으로 세분해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경영 08) 은 “평가하기 귀찮아서 대충 평가했다”고 털어놨다. 최지욱 씨는 “훌리건 류의 정보가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특히, 표본이 적은 강좌정보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본부에서 학생들의 수강정보를 제공받아) 자신이 수강한 과목만 평가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학사과 김기철 사무관은 “본부와 총학 측의 강의평가는 각기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총학 측에서 협조를 요청한다면 충분히 논의해보겠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교수들이 포퓰리즘에 빠지게 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점을 잘 주는 강좌가 인기강좌가 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학생들의 반응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총학이 강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선정한 우수강좌 가운데 한 과목을 맡고 있는 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수업내용이 포퓰리즘의 영향을 받는다면 학생들이 더 깊은 성찰력과 더 넓은 시야를 갖추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는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총학은 “우리도 이러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우선 보다 정확한 평가와 풍부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많은 학생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학은 지금보다 풍부한 컨텐츠를 확보함은 물론, 문항의 전문성과 체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2학기에 사이트 개편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학의 적극적인 의지와 본부의 협조,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가 함께 한다면 더 나은 강의평가 시스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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