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도전, ‘벤처’는 계속된다

1998년은 IMF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해였지만, 한편으로는 벤처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했다.198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싹트던 벤처산업은 김대중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에 힘입어 수많은 중소기업 CEO들을 탄생시켰다.벤처기업의 성장은 IT산업의 성장을 가져왔고,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됐다.이처럼 우리 사회 전체를 강타한 벤처 바람에서 대학도 예외일 수 없었다.

1998년은 IMF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해였지만, 한편으로는 벤처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싹트던 벤처산업은 김대중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에 힘입어 수많은 중소기업 CEO들을 탄생시켰다. 벤처기업의 성장은 IT산업의 성장을 가져왔고,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됐다. 이처럼 우리 사회 전체를 강타한 벤처 바람에서 대학도 예외일 수 없었다. 오히려 국내 고급인력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 벤처기업 창업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각광받았고, 벤처에 관심있는 학생들과 학내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창업지원센터가 여러 대학에 설립됐다.

###IMG_0###
36동에 위치한 신기술창업네트워크센터.

서울대 역시 1997년 6월 공대 내에 ‘신기술창업네트워크’라는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학생들의 벤처 활동을 돕기 시작했다. 에 따르면 당시 신기술창업네트워크는 학내 벤처동아리들이 직접 창업에 나서는데 구심점 역할을 했으며, ‘테크노필’을 비롯해 7개의 업체가 입주해 학교의 지원을 받았다. 입주한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사무실 공간과 컴퓨터 몇 대, 프린터와 통신망 무료 이용 정도였지만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창업 아이템을 그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에게 검증받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 할 동료를 구하기도 쉬웠기 때문이다. 벤처 불황 속 지원은 꾸준히 확대돼하지만 90년대 후반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벤처 붐은 2001년이 지나면서 압축성장의 부작용을 남긴 채 사그라졌다. 창업에 대한 지나친 환상 탓에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은 미흡한 경영관리에 성장통을 앓았고, 벤처 1세대들은 초반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추락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부 벤처 기업인들의 부족한 윤리의식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런 벤처산업의 침체 속에서 학내 창업 분위기는 어떻게 변했을까?현재 19개의 학내 벤처업체가 입주해있는 신기술창업네트워크의 임은아 매니저는 “벤처 거품이 빠지던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학내 벤처도 불황을 겪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불황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 대한 창업지원의 범위는 꾸준히 확대됐다. 1997년에 신기술창업네트워크가 설립된 이후 유전공학특화 창업보육센터가 생겼고, 2000년 이후로도 의학, 농생명과학과 치의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 창업지원센터가 설립됐다. 신기술창업네트워크도 독립공간과 보육실을 확충하고 입주업체를 지원하는 자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임 씨는 “공간이나 물품을 대여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워크샵과 세미나를 통해 창업정보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그들의 참신한 개발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신기술창업네트워크를 거쳐 간 학내 벤처기업은 100개가 넘는다. 그 중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은 ‘SNU Precision’을 비롯해 21개에 이른다. 게다가 지식경제부에서 지원하는 ‘2008 신기술창업보육(TBI)사업’에서도 신기술창업네트워크 내의 업체 두 개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요즘은 신기술창업네트워크를 찾는 교수와 학생들이 많아졌다. “학부생들도 많이 찾아오지만 예전에 이곳에서 벤처사업을 했던 분들도 돌아와 다시 창업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임 씨는 설명했다. 벤처인들의 열정, 벤처는 계속된다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신기술창업네트워크에 입주해 있는 온라인 게임 개발 업체 ‘와플소프트’의 대표 송재연 씨는 “물론 우리가 가진 아이템 외에는 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벤처가 쉽지 않은 도전임을 인정했다. 기계항공학과를 졸업해 학부생들, 타학교 학생들과 함께 업체를 꾸려가고 있는 그는 “요즘은 누구나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추세라 고민도 많았지만, 우리의 사업 아이템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믿기에 도전하게 됐다”고 창업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꿈이 있기에 경제적으로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벤처활동이 힘들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꿈을 향한 강한 열정 덕분일까. 지난 5월에 입주한 ‘와플소프트’는 불과 몇 달 만에 TBI사업 선정업체로 뽑혀 신기술사업화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IMG_1###
신기술창업네트워크에 있는 ‘와플소프트’. 직원들이 열심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벤처사업은 2005년에 제 2의 부흥기를 맞았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몇 년 만에 시들어버렸다. 송재연 씨도 “아무래도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세태다 보니 확실히 3~4년 전에 비해 벤처사업의 규모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갈수록 창업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88만원 세대,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이 백수) 등, 요즘 젊은이들의 어려운 취업 상황과 불우한 삶을 표현하는 말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 타계책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창업을 제안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창업을 위한 사회 전반적인 인프라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신기술창업네트워크 역시 신청자들에 비해 공간과 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임은아 매니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갈수록 찾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만큼 공간 확충 등 학생 창업에 지원을 늘려갈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학내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영어공화국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Next Post

미국의 깡패자본주의와 북유럽의 복지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