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흥시에 캠퍼스가 하나 더 생긴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곤 한다. 실제로 롯데관 611호에는 ‘시흥캠퍼스 추진단’이라는 명패가 걸린 사무실도 생겼다. 학생들 대다수가 모르고 있는 시흥캠퍼스, 그 진실은 무엇인가?

2007년부터 기획된 캠퍼스 사업
시흥캠퍼스 추진단이 <서울대저널>에 제공한 자료인 ‘시흥캠퍼스 추진경과’에 따르면 시흥캠퍼스 기획은 ‘서울대학교 장기 발전계획(2007~2025)’에 기초한다. 본부가 2012년 7월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서울대학교는 대학 발전의 중요한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흥 국제캠퍼스 조성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음’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는 시흥국제캠퍼스 조성계획과 관련해 2011년 하반기에 캠퍼스 조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시흥시와 함께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시흥시의 군자배곧신도시에 국제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협의해왔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흥시와 협의 중에 있다.
본부 기획처의 김영식 행정사무관은 “시흥캠퍼스에 4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학생 기숙사시설과 교직원 아파트, 서울대병원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흥캠퍼스 사업본부장 성제경 씨는 “시흥캠퍼스는 관악캠퍼스의 일부분을 나누는 것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장소 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기존 캠퍼스에서 불가능했던 문화·체육 시설 등을 보충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시흥캠퍼스에 대한 구상을 전했다.

협상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그 협상은 누구를 위한 협상인가?
현재까지 본부의 시흥캠퍼스 추진은 어느 정도 순조로워 보인다. 서울대학교에서 분교에 대한 장기발전계획이 수립되자 분교 유치를 위해 9개 지자체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시흥시와 MOU를 체결한지 3년 6개월 만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서 시흥캠퍼스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목소리는 본 사업의 추진에 있어 명백히 소외됐다.
추진단은 그동안 학생들에게 시흥캠퍼스 기획에 대해 의견수렴과 홍보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제까지는 확정된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불투명한 시흥캠퍼스 사업을 학생들에게 홍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추진단은 현재 사업이 협상 중이기 때문에 시흥캠퍼스에 대한 자료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답답할 뿐이다. 부총학생회장 이은호(서문 09) 씨는 “총학은 현재 시흥캠퍼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자료요청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지만 답이 오지 않아 인터넷과 언론보도, 시흥시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저널>에서도 ‘시흥캠퍼스 특집’ 취재를 위해 본부 기획과에 ▲시흥캠퍼스 사업계획서 ▲2013 기획부학원장 회의록 ▲서울대학교 장기발전계획(2007-2025)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장기발전계획(2007-2025)’을 제외하곤 ‘협상을 진행 중인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대학교 장기발전계획(2007-2025)’도 본부에서 직접 열광하는 형태로만 공개했다
시흥캠퍼스 추진에 대한 본부와 총학생회간의 입장 차는 근본적으로 학교 운영과정에서의 인식 차에 있었다. 부총학생회장은 “본부에서 사업을 확정지어 놓고 사후에 공청회를 열어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생은 본부와) 사업의 원점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토의하지 못한다”며 본부 측의 사업 추진 양태를 비판했다.
시흥캠퍼스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해
정순섭 기획부처장은 “이전까지는 사업이 매우 불투명했지만 현재 추진단이 우선협상대상자와 대화를 시작했기에 우리의 의견을 수렴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우선협상 대상자와 논의를 시작할 때는 우리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없이 진행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기획부처장은 “앞으로 평의원회나 학생 소통팀과 같은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 정기적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총학생회장 이은호 씨는 “시흥캠퍼스 사안에 관해 본부와 추진단 측에 자료 공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추진한 별다른 활동은 아직까지는 없다”며 그동안 시흥캠퍼스 사안에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을 인정했다. 이 씨는 “2학기부터 학내 이슈화에 주력할 계획이고 10월에 예정된 협의체와 2학기 교육개선협의회에서도 시흥캠퍼스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단과 총학 모두 시흥캠퍼스 추진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임을 밝힌 바이다. 시흥캠퍼스의 청사진은 학내 구성원이 자신들의 의견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학생이 주인이 되는 시흥캠퍼스 추진을 위해서는 우선 시흥캠퍼스 추진단과 총학 각자의 소통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시흥캠퍼스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