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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다음은 한국이 될지도 모른다”
125호

“후쿠시마? 다음은 한국이 될지도 모른다”

2011년 초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곧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전 세계가 탈원전의 길을 걷고 있으나 한국은 원전을 추가 건설하려 하고 있다.김익중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런 행보에 문제제기를 하며 한국의 탈핵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김익중 교수는 2009년 경주 방폐장 문제에 관심을 갖고 반핵 운동을 시작해 2011년 탈핵에너지 교수모임 집행위원장,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서울대저널, 묻다].JPG

 

 

2011년 초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곧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가 탈원전의 길을 걷고 있으나 한국은 원전을 추가 건설하려 하고 있다. 김익중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런 행보에 문제제기를 하며 한국의 탈핵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김익중 교수는 2009년 경주 방폐장 문제에 관심을 갖고 반핵 운동을 시작해 2011년 탈핵에너지 교수모임 집행위원장,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서울대저널>은 김익중 교수에게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성, 한국의 원전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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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벨라루스에서 갑상선 암이 남녀별로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대한 조사.

체르노빌 사고 이후 남성보다 여성의 암 발생이 가파르게 증가함을 알 수 있다.

ⓒ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2004;331025–1033

 

Q .  방사능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방사능 피폭이 질병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가?

 

A .   방사능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방사능에 피폭되면 3가지 질병, 즉 암, 유전병, 심장병에 가장 많이 걸린다. 그 외에도 신장병, 백내장, 중추신경계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얻게 된다. 피폭되고 5~10년 뒤면 질병이 빠르게 증가하는데 이는 이미 체르노빌 사고로 증명됐다. 유전병은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는 병인데, 그 증세 중 가장 흔한 것은 자연유산, 즉 불임으로 나타나며, 기형아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에게도 무서운 병이 발생한다. 심장병은 심장마비와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일본에서 이미 노인, 젊은이에게 급성 심장질환이 발생하고 어린이들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요한 건 유전병이나 암은 5~10년이 지나야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앞으로 7~8년 후부터 암환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오염된 땅에서 자란 오염된 식품을 지속적으로 먹고 피폭이 되는 한 암환자는 향후 300년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 일본은 살기 아주 어려운 곳이며 일본에 계속 사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원전사고로 인한 다양한 피폭과 질병발생의 인과관계는 앞으로 계속 밝혀질 것이다.

 

Q . 노인보다 청년과 어린아이, 남성보다 여성이 방사능에 더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차이가 생기는가?

 

A . 피폭의 영향과 질병 발생의 상관관계에서 남녀 차이가 왜 생기는지는 현재 의학적으로 잘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다. 다만 체르노빌 사고 조사를 통해 연령과 성별별 질병발생 분포를 집계한 그래프를 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이 높게 나온다. 암 발병에서도 여성 갑상선암이 가장 크게 발병하고, 그 다음으로 유방암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여성이 피폭에 더 취약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린이는 세포분열속도가 빨라 방사능에 의해 유전자가 쉽게 손상된다. 유전자가 손상된 세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아이들의 암 발생 확률은 그만큼 더 증가한다. 10대 미만 아이들 중에서도 태아가 제일 위험하다. 1살 미만의 아이는 30세 성인에 비해 20배 더 민감하다고 나온다. 반면 50세가 넘은 남자들은 세포분열속도가 그만큼 더 느려져 30세 성인 남성에 비해 둔감한 편이다.

 

 

Q . 한국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으로 인한 피폭이 어떤 경로로 이뤄지게 되나?

 

A . 방사능 피폭은 크게 외부피폭과 내부피폭으로 나뉜다. 외부 피폭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토양 환경 속에 있을 때 몸에 방사능을 쪼이며 발생하는 피폭으로 방사능 물질과 가까이 있는 시간 동안만 피폭이 진행된다. 내부피폭은 방사능이 호흡이나 음식 등의 경로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그 순간부터 지속적으로 세포를 피폭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피폭 경로는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방사능이 몸속에 들어오지 않고 방사선만 몸을 통과하는 외부피폭이다. 이 외부피폭은 방사능이 오염된 땅 위에서 사람이 걸어다니거나 생활할 경우 그곳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의해 몸이 피폭되는 것이다. 후쿠시마에서 어린이들의 바깥출입을 자제시키는 이유가, 밖에 있으면 외부피폭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011년에 서울 월계동에서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이 있었을 때, 방사능에 오염된 아스팔트 더미 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외부피폭이 됐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미량의 방사능이 한국으로 유입돼 방사능이 섞인 비가 내렸다. 이 비를 직접 맞을 경우에도 외부 피폭이 일어난다. 두 번째는 공기 중의 방사능물질이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발생하는 내부피폭이다. 세 번째는 방사능 비를 맞거나, 오염된 화장품을 발랐을 때, 피부를 통해 방사능이 몸속에도 일부 흡수 돼 외부피폭과 내부피폭이 같이 일어나는 경우다. 네 번째는 음식 섭취를 통해 생기는 내부피폭인데, 음식 섭취를 통한 피폭이 전체 피폭 중 90%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다 합해 10%정도라 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영향을 받는다면, 95% 이상이 음식 섭취를 통한 내부피폭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요인들은 일본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후쿠시마에 방문하지 않는 이상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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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슘 오염지도 (2011. 3. 20 ~ 2011. 4. 20 측정)

김익중 교수는 “일본 국토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됐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대기중으로 광범위하게 퍼진

방사능이 바람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날아가 비나 눈 속에 섞여 내렸기 때문에 토양에 축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 PNAS ∣ December 6, 2011 ∣ vol. 108 ∣ no.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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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오염을 통해 본 세슘 오염지도

과학 잡지 네이처에서 발표했다. 민물고기는 호수나 하천 등 강에 주로 서식하는데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이 일본 각 지역의 산, 호수, 하천의 토양에 얼마나 축적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민물고기를 잡아 방사능을

측정했다. 여기서 1kg당 100~200베크렐 이상 검출된 구역에 도쿄가 포함된다. 김익중 교수는 “이 자료를 통해 일본

 지역의 하천과 토양이 얼마나 방사능에 오염됐는지 살필 수 있다”며 “도쿄는 지금도 계속 토양에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으며 오염도도 심해지고 있어 절대 안전한 곳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 네이처(Natuer)

 

 

Q . 특히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물 섭취를 통한 내부 피폭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내부 피폭이라는 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피폭이 되는 것이며 그렇게 피폭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A .  방사능 물질과 우리 몸 세포의 거리가 짧을수록 우리 몸은 큰 피해를 받는다. 방사능 물질과 세포와의 거리가 2배가 되면 피폭량은 4분의 1로 줄어든다. 대신 거리가 10배 가까워지면 피폭량은 100배로 증가한다. 만약 방사능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세포와의 거리가 1000배 가까워져 피폭량은 외부피폭의 100만 배가 된다. 즉, 방사능에 외부피폭되는 것에 비해 그것을 직접 먹은 경우는 피폭량이 100만 배다. 그래서 외부피폭보다는 내부피폭을 더 신경 써야 한다. 안전한 방사능이란 건 절대 없다. 미량의 방사능은 괜찮다고 말하는 건 발암물질을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방사능 물질이 있는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방사능이 바로 흡수돼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방사능엔 200가지가 넘는 핵종이 있으며, 각자 선호하는 기관이 있다. 세슘은 모든 근육에 스며든다. 스트론튬과 플루토늄은 뼈에 달라붙는다. 특히 플루토늄은 뼈 속에 잘 박혀 한 번 들어오면 그대로 축적된다. 플루토늄은 생물학적 반감기(특정 물질이 몸에 들어와 절반이 밖으로 나갈 때까지의 시간)가 500년이나 된다. 그리고 요오드는 갑상선에 주로 축적돼 갑상선 암을 발생시킨다. 이 핵종들은 기관들을 통해 세포들까지 피폭시킨다.

보통 방사능의 위험성, 방사능 검사 기준치 등에서 세슘이랑 요오드만 주로 언급되며 나머지 핵종들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전체 핵종들 중 세슘은 1%, 요오드는 10%도 안 된다. 그럼에도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세슘과 요오드는 3시간 만에 측정될 정도로 측정이 쉽기 때문이다. 다른 핵종들은 측정하는데 한 달씩 걸려 일상적으로 측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세슘이 측정되면 다른 200가지의 방사능 물질도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그 예로 한국에 수입된 명태에서 세슘이 측정되고 있는데 세슘 외에도 200가지 방사능 물질이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된다는 사실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Q . 일본산 식품 수입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방사능 피폭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A . 한국 정부는 일본산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그럴 경우 일본과 무역마찰이 생길 수 있는데, 다른 부분에서 타협을 해서라도 수입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현행 방사능 검사기준치인 세슘 100베크렐을 25분의 1 수준인 4베크렐로 낮춰야 한다. 기준치가 너무 높아 수백 톤이 넘는 일본산 식품이 방사능이 검출됨에도 기준치 이하로 고스란히 수입되고 있다. 지금의 기준치는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500km로 되어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국에 일본산 수산물, 가공식품, 농산물 수입이 더 늘었다. 한국 사람들이 그것들을 사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관심도 안 가져야 수입되는 일은 점차 없어진다. 또한 일본 방문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오염이 덜 된 남쪽 지역에 가는 것도 위험하다.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물이 일본 전 지역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로 인해 내부피폭을 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20~30대의 젊은 남녀를 비롯해 임신, 출산을 예정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본에 다녀오면 안 된다. 꼭 가야 할 경우 체류 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일본으로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하고, 이미 가있는 사람은 서둘러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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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전 1, 2호기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전 1, 2호기

1977년 완공된 고리원전은 35년이 넘은 노후 원전이다. 노후 원전가동연장, 중고 부품 사용 비리 적발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계속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원전 주변 지역의 토양 방사능 오염, 바다 온배수 방출로

인한 해양 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주민 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역학조사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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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핵발전소 개수 변화

미국과 유럽이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아 원전 갯수가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한국, 중국, 인도, 중동에서 신규 원전을

짓고 있어 전체 원전 개수는 거의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김익중 교수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는

개발도상국들이 주로 신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이 그 무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지금이라도

탈핵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3, Mycle Schneider Consulting

 

 

 

Q . 현재 한국의 원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A . 한국은 원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제일 큰 문제다. 면적 대비 원전 숫자가 전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원전이 많이 지어져있다. 원자력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한국은 앞으로 15년 뒤 쯤엔 미국·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의 원전대국이 된다. 지금까지 원전이 많은 국가 순서대로 미국(스리마일), 러시아(체르노빌), 일본(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났다. 원전 2위 국가인 프랑스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규모의 대형사고만 안 났다 뿐이지 자잘한 사고들은 일어났다. 그 다음은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 관련한 비리가 계속 발생하는 점이다. 마진을 남기기 위해 납품서를 조작하고 불량이거나 하자가 있는 부품을 납품해 원전을 짓는 데 사용했다는 게 수없이 적발됐다. 이런 비리는 한수원 사장에 정부 장관 차관까지 연루될 정도로 심각하게 곪아있다.

세 번째 문제는 노후원전을 계속 가동시킨다는 점이다. 후쿠시마 원전도 40년이나 됐는데 무리하게 연장 가동하다 버티지 못해 사고가 난 것이다. 이걸 보더라도 노후 원전일수록 사고확률이 더 높아짐을 알 수 있다. 가전제품을 30년 이상 쓰려고 해도 고장 나는 것처럼 원자력도 30년 이상 쓰는 건 사고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Q . 국내 원전 주변지역의 토양 방사능 오염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다. 국내 원전 주변지역의 방사능 오염이 인근 주민들의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는가?

 

A . 국내 원전 주변에 대한 방사능 오염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매년 조사를 해 한수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원전이 영광, 부산, 월성, 울진 4곳에 있는데 그 원전들의 반경 5km 안에 사는 사람들 중 암 환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다. 실제 국내 원전 주변 농산물에서 오래 전부터 세슘이 나오고 있다. 10~30베크렐 정도로 기준치 이하의 수치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먹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암 발생이 많다는 것이 역학조사로 입증됐다. 그 중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이 여성 갑상선암이고, 그 다음으로 유방암, 남성의 간암과 위암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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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인근에 지어지고 있는 경주 방폐장

경주 방폐장은 부지 선정 과정부터 논란이 많았다. 방폐장이 들어설 부지의 지반이 매우 약해 방사능이

새어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익중 교수는 “방폐장 시설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지도록 다시 설계를

해야함에도 정부가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그대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다”고 비판했다.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Q .  현재 한국에는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저장시설이 부족해 방폐장을 경주에 건설 중이다. 방폐장 건설은 무엇이 문제며, 해결 방안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A . 경주 방폐장은 중저준위 방폐장으로 현재 건설중이며 내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 곳에 방사성 폐기물이 든 드럼통 10만 개 정도를 넣기로 되어있다. 동굴 속에 방을 만들어 방폐장을 짓고 있는데, 문제는 그곳의 지반이 무척 약한데다 지하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곳에 방폐장을 건설할 경우 방폐장이 물속에 잠기게 돼 손상이 생긴다. 이런 경우 보수공사도 어렵기 때문에 완공되면 100% 방사능이 새어나간다. 그렇게 새어나간 방사능은 주변 지하수와 토양으로 광범위하게 스며들게 되는데, 지하수는 경주시민 1만 5천명의 식수원이므로 피폭 우려가 생긴다. 또한 그 오염수는 동해바다로도 흘러가 수산물까지 방사능에 오염돼 그것을 먹은 국민들도 피폭을 당할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원래 방사능 폐기물은 땅에 묻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건물을 지어 그곳에 방사능 폐기물을 보관해놓고 빗물 유입을 막고 건물이 허물어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보수공사를 하며 300년 정도는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은 핵물질을 땅에 묻고 난 뒤 사후관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사후에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일한 해결방법은 당장 방폐장 공사를 중지하고 방사능이 새지 않는 공법과 설계로 다시 짓는 것뿐이다. 하지만 정부에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그대로 강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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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핵발전소 개수 (1956 ~ 2013)

유럽은 원전 50개를 폐지했으며 앞으로도 단계적인 폐지를 통해 원전을 줄여나갈 예정이다.

ⓒ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3, Mycle Schneider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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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동 핵발전소 개수 (1957 ~ 2013)

미국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20년이 넘게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았다.

ⓒ World Nuclear Association (WNA)

 

 

Q .  한국의 탈핵을 위해 어떤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보는가?

 

A . 국민들이 지금보다 방사능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사고가 안 나도 방사능을 배출한다. 사고가 나면 더 많은 방사능이 쏟아져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 원자력 산업은 더 하향세가 됐다. 세계적으로 원자력이 사양산업이 된 이유는 이미 몇 차례의 대형사고를 통해 위험성이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으로 사후 처리비용까지 고려하면 굉장히 비싸고 비효율적인 발전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값이 싸고 안전한 발전(發電) 방법이라는 거짓말을 하며 원전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년간 원전을 하나도 안 지었고 유럽은 50개의 원전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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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재생가능에너지 비중

각국의 재생가능에너지 비중

한국은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1.9%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 renewables 2012 global status report

 

전 세계가 원전을 멀리하는 추세인데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지금 한국이 후쿠시마와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면 반드시 탈핵을 해야 한다. 정부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원전을 폐지해나감과 동시에 재생 가능한 에너지 발전에 많은 투자를 늘리고 적극적으로 상용화하는 데 노력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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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당 전력 소비량

일인당 전력 소비량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전기 슈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김익중 교수는 “불필요한 전기 수요를 줄이고

원전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것이 탈핵의 한 길이다”고 강조했다.

ⓒ  세계은행 (World Bank)

 

현재 산업용 전기의 단가가 지나치게 낮아 기업의 전기 소모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산업용 전기 단가를 높이고 기업과 협력해 과도한 공장 가동과 생산을 조절해 불필요한 전기 수요를 줄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전기 수요를 줄이는 데 있어 국민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우리는 원전 없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기수요를 낮추기 위해 전기난방을 줄이고, 건물이 열을 뺏기지 않도록 열효율을 좋게 만들고,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는 등 생활 속에서 의식적으로 변화점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게 할 때만이 한국은 탈핵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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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중 교수의 저서 <한국 탈핵>

원전이 지닌 문제점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정보를 통해 한국이 왜 탈핵을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경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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