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실에 모여앉아 기사 작성으로 괴로워하는 기자들을 볼 때면 원종진 교육부장과 ‘꼰대’ 같은 농담을 던지곤 한다. “얌마 우리 땐 말이야, 혼자서 20쪽은 그냥 쓰고 그랬어!” 그게 바로 1년 전이다.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기자 수로 인해 한 사람이 20쪽 넘게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족한 기자 수는 부서도 재편하게 했다.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던 사회부와 문화부는 사회문화부로 통폐합됐다. 부서통폐합은 사회 기사가 많은 <서울대저널>의 특성상 문화 기사에 더 소홀하게 했다.
대학자치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싫었던 나로서는 부서통폐합이 달갑지 않았다. 언론사에 부서가 두 개 밖에 없다는 것이 ‘위기’임을 더 드러내는 것 같았다. 편집장이 되고 나서 당장 원위치 시키고 싶었지만 기자가 여전히 부족해 나눌 순 없었다. 아쉬운 대로 사회문화부 기자들에게 사회문화부는 사회부와 문화부가 함께 있는 곳이라고 수시로 강조했다.
그리고 드디어 근 3년간 <서울대저널>에서 내지 않았던 문화 특집을 기획했다. 사회문화부의 기자들은 여러 기삿거리를 놓고 고심 끝에 ‘청년문학’에 대해서 쓰기로 결정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서울대 학내의 문학 환경에 대해 짚어보고, 나아가 청년 문인들과 깊은 연관이 있는 문창과와 문학상에 대해 진단했다. 그 사이에는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자 이종산 씨를 통해 ‘문학청년’의 인생 얘기도 곁들였다.
특집으로는 ‘기숙사생 선발 문제’에 대해 다뤘다. 학원부 기자들이 제보를 받고 이면의 구조를 캐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스누라이프의 여론을 고려했을 때 생각보다 제보를 받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기숙사 선발과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차분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짚었다.
이번 수습기자·수습PD 모집에 많은 지원이 있었고 4명씩 총 8명을 선발했다. 지난여름에 들어온 특채까지, 한 학기 만에 식구가 두 배로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역전됐다. 기자가 많아지면 독자들에게 더 깊이 있고, 더 폭넓은 기사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모집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 이제 갓 첫돌을 넘긴 서울대저널TV부에 PD가 충원되면서 더 신속한 영상보도와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신입 수습PD들이 보여줄 <서울대저널TV>의 미래가 기대된다. 끝으로 129호 제작을 위해 노력해주신 기자들과 편집·인쇄 노동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