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진 기자]
12월 14일 토요일 저녁 8시 사회과학대학 라운지에 1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최근 고려대에서 시작돼 각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안녕들하십니까> 릴레이 자보를 쓰기위해 모였습니다.
[박천우/정치학과 대학원 11]
공교롭게도 고대 대자보 쓰기 전부터 세상에 너무 답답한 일들이 많은데 뭐라도 해야하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마침 그 자보가 나왔고, 그 자보를 쓴 친구가 어쩌다보니 아는 친구여서 학교는 다르지만. 그래서 우리도 뭔가 하자는 이야기를 꺼냈고 …
[원종진 기자]
릴레이 자보쓰기 행사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소식을 듣고 다양한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학생들의 구성은 고시생, 학부생, 졸업생 등 다양합니다.
[이형우/학부생]
친한 언니가 이 릴레이 자보 쓰는 일을 벌인다고 해서 언니도 도와줄 겸, 저도 자보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원종진 기자]
어떤 소속이나 단체가 있으셔서 오신 것은 아닌가요?
[이형우/학부생]
네, 제 개인적으로.
[원종진 기자]
자보에는 최근 철도 파업 사건부터 국정원 선거개입, 삼성전자 최종범 씨 자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이태영/경제학부12]
7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했는데, 그것이 불법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직위해제를 당하고…
[원종진 기자]
자보 작성을 마친 학생들은 밤 10시 경 중앙도서관 터널에 자보를 게시했습니다.
늦은 시각 중앙도서관을 지나던 행인들은 게시된 자보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박종민/정치외교12]
처음에는 대학 안에서 정치적인 이슈를 말하거나 그런 것들이 많이 죽었다고 생각을 하고, 희망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것들이 아직까지 살아있구나 생각을 하게되고, 교과서에서만 보는 줄 알았는데, 책에서만 보는 줄 알았는데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종진 기자]
일각에서는 릴레이 자보 행렬에 대해 일회적인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설령 일회성 이벤트로 그친다 하더라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경빈/정치외교10]
저만 해도 이렇게 자보를 쓰고, 이름을 쓰고 또 이렇게 취재하러 오시고 이런 것도 한 단계 한 단계…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그랬는데, 많은 후배들도 그냥 두려워하면서도 이름 쓰고 붙여 보고 하는 경험들이 그 개인들한테도 소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동체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원종진 기자]
여러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릴레이 자보 운동이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취재/원종진 기자 (jjwon26@snu.ac.kr)
영상취재/최영권 기자 (veritasbb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