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관정도서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무려 690여 억 원이 투입된 관정도서관은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을자랑했다. 내부에는 넓은 라운지와스터디가든, 캐럴, 옥상정원 등이 조성돼있었다.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보였다. 반면 이제는 ‘본관’이라 불리 는 6층짜리 건물은 낡고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 다. 앞으로 학생들의 중앙도서관 이용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 기자는 관정도서관이 개관된 이 시점에, 중 앙도서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기사에 담아보았다.
도서관의 기본은 장서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타 대학 도서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2월 현재 317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데(규장각 및 학과별 도서관 자료를 모두 합치면 서울대학교의 전체 장서는 총 478만 권이다)이는 장서 보유 규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북대의 260만 권에 비해 50만 권 가량 많은 수치다. 이렇게 많은 책을 관리하려다보니 운영비도 상당하다. 중앙도서관 운영 1년에 들어가는 운영비는 총 13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100억 원 이상이 자료구입비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매 년 10만 권 정도의 장서가 추가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의 다른 대학들에 비교하면 여전히 장서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한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이용자 수 역시 상당하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총 475만 명의 이용자가 중앙도서관을 방문했다. 일일 평균 1만 3천 명이 중앙도서관을 이용한 것이다.
중앙도서관은 서울대 종합화 계획에 따라 1975년 동숭동에서 자리를 옮겨 현재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관악캠퍼스의 시작부터 그 역사를 함께한 셈이다. 이후 중앙도서관은 민주화운동 시기를 거치며, 학생 운동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이재원 중앙도서관 정보관리과 과장은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이 본부와 중앙도서관 사이의 광장에서 많이 일어났다”며 ‘아크로 광장’의 유래를 설명했다. 그는 “당시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경찰을 피해 중앙도서관에 많이 숨었다”며 “당시에 도서관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으로서 일종의 ‘성역’처럼 인식되었기 때문에 그런 조치가 가능했던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8년부터 도서관 신축에 대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공간 부족 등의 이유에서였다. 이에 중앙도서관은 도서관 신축에 필요한 예산을 조달하기 위해 2012년 3월부터 ‘서울대 도서관 친구들’이라는 모금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관정이종환교육재단’(관정재단)에서 600억 원의 기부의사를 밝혔고, 도서관 신축 계획을 이행할 수 있게 됐다.

중앙도서관을 둘러싼 논란
그런데 요즘 중앙도서관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반인 개방 열람실 변경 문제, 관정도서관 입점에 의한 대학 상업화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가 있지만, 결국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학생과의 소통 부재다. 일반인 개방 열람실 변경 문제와 관련해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 회의)는 중앙도서관에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고, 도서관 관장과 면담을 열기도 했다. 그 결과 연석회의 측은 이제 막 도서관운영위원회에 학생 배석을 약속받은 상태다. 이것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잘 지켜볼 일 이다. 중앙도서관이 ‘대학의 심장’으로서 학생들의 인정과 지지를 받으려면, 당장 장서를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는 것보단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