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70주년, 서울의 풍경 속 지워지지 않은 35년

광복70주년-1.jpg

 올해로 해방 70주년을 맞이했다. 일제가 35년간 곳곳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후 갑절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그동안 서울은 여러 가지 의미로 많은 변화를 경험했지만 의외로 변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 사실 서울에는 아직도 많은 일제시대의 흔적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허수 교수(국사학과)는 “일제의 잔재는 일제가 만든 것 이지만, 그 중 상당 부분은 우리 사회가 70년이 지나도록 방조한 면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리적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해온 우리 사회의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방 70주년의 의미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식민지배의 흔적들

광복70주년-2-1(좌).jpg
광복70주년-2-1(우).jpg

❶+❷ 창경궁 내부에 위치한 동물원 터(위)와 대온실(아래). 창경궁은 일제 당시 ‘창경원’이라는 동·식물원으로 일반에 개방되었다. 한 나라 왕조의 궁궐에 동·식물원이 들어선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현재 대온실 앞에는 그러한 설명이 없다.

광복70주년-2-2.jpg

❸ 1926년 건립된 경성부청 건물. 일제는 조선인들의 숭왕(崇 王)의식과 독립의지를 꺾으려는 의도로 경성부청을 덕수궁 앞에 만들었다고 한다. 광복 이후 서울시 청사로 이용되다가 2012년 신(新)청사 완공 이후에는 서울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다. 

광복70주년-2-3.jpg

❹ 한국은행 구 본관. 현재 화폐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중앙은행인 조선은행의 건물이었으며, 식민지 경제 수탈의 본산이었다.

광복70주년-3-1.jpg

❺ 마로니에 공원 우측에 위치한 예술가의 집. 이 건물은 옛 경성제국대학 본부 건물이었다. 경성제국대학은 1924년 일제의 6번째 제국대학으로 설립되었다.

광복70주년-3-2.jpg

❻ 남산 중턱에 위치한 백범공원. 과거 조선신궁의 터였던 이 일대에는 현재 백범공원, 안중근기념관이 위치해있다. 일제의 강요로 1942년 참배자는 약 265만 명에 달했다.

광복70주년3-3.jpg

❼ 남산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남산원 자리는 러일전쟁의 일본 영웅으로 여겨지는 노기 마레스케 장군을 기리는 노기 신사가 있던 곳이다. 사진은 당시 신사에서 쓰이던 수조이다.

광복70주년-3-4.jpg

❽ 서대문형무소 사형장 뒤편에 위치한 시구문. 일제는 사형집행 후 그 사실을 은폐해야 할 경우 외부로 몰래 시신을 반출하기 위해 비밀통로를 만들었다. 해방직전 일제는 이를 은폐하기 위해 폭파했으나, 1992년에 복원됐다.

저항의 흔적들

광복70주년-4-1.jpg

❶ “나는 조국의 자유를 위하여 투쟁했다. 2천만 민중아, 분투하여 쉬지 말라!” 1926년 12월 28일 나석주 의사가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투척하고 자결하기 전 남긴 유언이다. 나석주 의사의 의거 터인 외환은행 본점건물 화단에는 기념비가 남아있다.

광복70주년-4-3.jpg

❷ 서대문형무소 사형장 앞에 건립당시 심어진 ‘통곡의 미루나무’.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들이 마지막으로 이 나무를 붙잡고 독립을 이루지 못한 원통함으로 통곡했다고 한다.

광복70주년-4-2(좌).jpg
광복70주년-4-2(우).jpg

❸+❹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의 연락 거점이었던 서울연통부의 터(위)와 1995년 건립된 연통부 기념비(아래). 당시 동화약방의 사장이었던 민강 선생이 연통부의 행정책임자였다. 이곳은 2014년 동화약품본사가 이전하기 전까지 동화약품 본사 사옥으로 사용되었다. 

70년 전의 일상, 그리고 오늘의 일상

광복70주년-5-1.jpg

❶ 서울역 옆에는 1925년에 세워진 구 서울역사(당시 경성역)가 여전히 남아있다. 경성역은 준공 당시 동경역사와 함께 동양 2대 건물로 손꼽혔다고 한다. 현재는 공연, 전시와 같은 문화 행사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복70주년-5-4.jpg

❷ ‘명수대’라는 지명은 일제 시대 일본인 별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명칭은 현재까지 아무런 비판 없이 사용되고 있다. 

광복70주년-5-2.jpg

❸ SC은행 제일지점. 1932년 국내 최초의 설계공모전을 통해 건축된 건물이다. 건립 당시 이 건물은 민영은행인 조선저축은행의 본점 건물이었다.

광복70주년-5-3.jpg

❹ SC은행 제일지점 옆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본점. 본래 이 건물은 신세계백화점의 전신인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이 었다. 당시 미츠코시 백화점의 주 고객은 일본인과 한국인의 일부 상류층이었다고 한다.

광복70주년-6-1.jpg

❺ 삼청동 정독도서관 뒤편. 전형적인 일본식 2층 가옥으로 동그란 창문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광복70주년-6-2.jpg

❻ 동국대 후문에 위치한 일본식 가옥. 기와지붕의 형태는 한옥과 달리 둥근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다. 

광복70주년-6-3.jpg

❼ 부민관은 공연과 집회 등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부립(府立) 다목적 홀이었다. 이 건물은 해방 후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쓰이다 현재는 서울시의회 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광복70주년-6-4.jpg

❽ 1937년 조선총독부가 세운 조선체신사업회관. 해방 이후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운영되었으나, 서울시는 이번 5월부터 철거를 시작해 이곳에 시민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오는 8월 15일 해방 70주년 기념으로 시민들에게 임시 개방된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왜 학생은 결정할 수 없습니까?

Next Post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당론’ 특강 초청강사로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