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140여명의 노동자들이 행정관 앞에 모였다. 이들은 근로환경 개선,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반시간 가량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바로 서울대학교의 냉난방, 전기, 배관 설비를 다루는 ‘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기전노조) 소속 노동자들이었다. 기전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화장실·샤워실 개선, 캐비닛 확충, 사무기기 지원 등 기본적인 사무환경 개선에 관한 것이다. 2013년부터 기전노조가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한 이래로 30여곳 중 4곳 만의 환경 개선이 이뤄졌다. 서울대저널은 특히 개선이 시급한 330동·68동 파워플랜트, 중앙도서관을 직접 찾아가봤다.

동 파워플랜트는 22,900V의 높은 전압이 흐르고 있어 일반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곳이다.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 노동조합 사무실은 파워플랜트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위험시설 안에 사무실이 위치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파워플랜트 안에는‘위험’딱지가 붙은 각종 변전시설들이 있다. 이런 위험시설 옆을 지나야만 노조 사무실에 출입할 수 있다. 기전노조는 2013년 이래로 수차례 본부에 사무실 이동을 건의했으나 본부 측에서는 별 다른 대답이 없다.

또 다른 파워플랜트인 68동 내부 화장실의 모습이다. 사진 왼쪽 상단을 보면 화장실 타일이 떨어져 나간 모습이 보인다. 이 화장실은 68동의 유일한 화장실이다. 파워플랜트에 근무하는 남녀 노동자는 물론 68동 2층 합숙소에서 생활하는 체육교육과 학생들 모두가 이곳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장실의 상태는 열악하다. 문이 떨어져 나간 부분에 파란색 합판을 덧대어 사용 중이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내 곳곳의 건물 리모델링, 신축이 활발히 진행 중인 반면 노동자들의 복지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화장실 천장이 빗물이 새서 생긴 얼룩으로 검게 변해있다. 사진촬영 몇 일전에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68동 파워플랜트 내 샤워실의 모습. 공포영화 세트장처럼 보이는 이 곳 샤워실은 15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샤워 시설 노후가 눈에 띌 만큼 심각하다.

수건을 걸어둘 공간조차 마땅치 않은 샤워시설 내부 탈의실의 모습.

이곳은 중앙도서관 3층에 위치한 에어컨, 전기 설비 등을 작동, 관리하는 기계·전기 설비실(기·전실) 내부이다. 작업복과 수건을 보관하거나 건조시킬 공간이 마련돼있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기계나 설비시설에 걸어놓고 건조중인 모습이다.

작업복과 사복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 옷더미들이 기계실 한 편에 쌓인 모습.

중앙도서관 내 기·전실에는 옷뿐만 아니라 각종 부품들을 보관할 장소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 교내에서 주워온 용도기한이 지난 캐비닛에 페인트, 기계부품 등을 보관하고 있다.

취득일 1988년 3월 18일. 진작 용도 폐기됐을 캐비닛들을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다. 학교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버려진 것들을 가져와 사용한다.

중앙도서관 기·전실 내부의 모습. 한 기전노조 직원은 이 공간을 휴게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진 중앙에 난방온수 수도관 옆 캐비닛들의 색깔과 재질이 전부 제각각이다. 버려진 것들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소파, 책상, 의자도 모두 교내에서 버려진 것들을 기전노조 직원들이 가져와 재활용한 것이다. 이곳에서도 작업복이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소파 위에 쌓여있다. 채광이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헤어드라이기와 선풍기는 옷을 말리는데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