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서울대저널> 기자들끼리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다 ‘입진보’들이잖아.” 모토인 ‘진보를 일구는 참 목소리’가 ‘입진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자조하기도 합니다. 나름 뼈 있는 농담입니다. 기자와 언론의 역할 자체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알리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지난 일들에 대한 재조명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듯이 글을 쓴 후 의미 있는 일을 했다며 자찬하고 그치면 ‘입진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아무리 독자층이 한정돼있을지라도 학교 내외에서 관심과 변화가 필요한 곳에 또래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야 언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자치언론으로서 학생사회의 담론을 형성해나가는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독자 유인을 목적으로 줏대 없이 시류만을 좇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겨냥하면서도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우리 이야기’, 독자들의 관심은 덜 받겠지만 기자들이 조명해야겠다고 판단한 이야기를 모두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커버스토리 ‘졸업장만 가져갈 순 없잖아’는 지난 학기부터 강조점을 둔 ‘우리 이야기’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 서울대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졸업장’이라고 자조하는 현실이 씁쓸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뭘 배워가길 바라는지, 교육을 바라보는 학생과 교수의 사뭇 다른 시각,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를 짚어봤습니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은 이야기 역시 거부감 없으면서도 진실성 있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일지 고민했습니다. 기자가 직접 경험해보고 현장의 분위기를 체득했을 때 잘 쓴 기사, 진실을 담은 글이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르포기사와 다큐멘터리가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특집이 ‘값싸고 안전한’원자력, 그 앞에 선 시민들’입니다. 기자들이 며칠씩 영덕, 대전을 답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본지 작업과 더불어 방학 동안 묵묵히 준비한 다큐멘터리도 있습니다. 한남운수 복직투쟁 중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이병삼 씨의 일상을 르포형식으로 보도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또한 현장의 모습을 진솔하게 현시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됐습니다. 

  품이 많이 드는 취재에도 선뜻 뛰어들어 열과 성을 다하는 <서울대저널> 기자 및 PD들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서울대저널>은 대학생의 젊은 시선으로 학교와 사회의 구석구석을 비추겠습니다. 멀게 느껴지는 일일수록 더 가까이 다가가 보도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도 이러한 시도가 참되게 받아들여지면 좋겠고, 그렇게 되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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