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피켓과 함께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박수정 씨와 이동현 씨의 모습. 청와대 건물이 사진에 나오지 않게 하라는 경찰 측의 요구 때문에 정면 방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안미혜 기자
서울대 비정규직 노동자와 서울대 학생들이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날 시위는 참가하는 직원들의 정상적인 출근을 위해 비교적 이른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이뤄졌다. 청와대 앞 통행과 1인 시위는 시민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경호 규정상 한 명씩만 시위 장소에 입장하고 나머지 일행은 검문 지점 바깥에 대기해야 한다”는 경찰의 요구에 한동안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미술관 비정규직 박수정 씨는 “서울대가 정부 지침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대통령께서 알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다”며 “대통령께서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신 만큼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 씨는 2013년 10월 6일부터 미술관에서 근무한 기간제 직원이다. 박 씨는 서울대 역사상 처음으로 차별시정을 신청했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차별 시정 명령을 받아냈다. 그러나 얼마 전 서울대학교는 박 씨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하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거부했다.
서울대는 대표적인 공공교육기관으로 비정규직 고용을 개선하라는 정부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학교는 비정규직 차별시정과 정상적인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학내외의 요구에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당한 차별 대우를 지적한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업무를 주지 않고 책상을 치워버리는 등 내부적으로 제약을 가하는 한편, ‘퇴직금을 많이 챙겨주겠다’며 회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 끝은 결국 해고 통보로 마무리됐다. 또한 학교는 박 씨의 신청으로 이뤄진 중노위의 차별시정명령에 대한 행정 소송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