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약속의 길을 가다 – 1

  ‘기억과 약속의 길’은 기억전시관, 단원고, 합동분향소를 걷는 프로그램이다. 이 장소들에는 떠난 자들의 흔적과 그들을 그리워하는 아픔이 남아있다. <서울대저널>은 안산을 찾아 ‘기억과 약속의 길’을 걸어보았다. ‘기억과 약속의 길’을 촬영한 영상은 추후에 온라인(www.snujn.com) 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기억을 위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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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전경 |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4·16기억전시관’의 모습이다. 인적 드문 골목에 들어선 이 작은 공간에서는 <밝은 빛>이란 이름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에는 세월호의 아이들을 ‘엉망진창인 세상에 원동력을 주는 밝은 빛’으로 바라보는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전시실의 양쪽 벽에는 세월호의 출발부터 구조·수색까지의 기록이 묘사·증언·의문과 함께 시간 순으로 적혀있다. 여덟 명의 미술가들은 ‘비(非)이성’에 의해 희생된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이성’을 하얀 캔버스 위에 표현했다. 그리움은 형상을 입어 그림이 됐다. 천장에는 304개의 ‘기억함’이 찬란히 빛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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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형상화 한 그림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순진무구함을 잃지 않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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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노닐던 학교와 거리는 조용하고 쓸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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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함 | 기억함에는 세월호 희생학생의 유품이 담겨 있다.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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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로 떠난 아이들의 자리에는 꽃이 있다. 액자, 생전 좋아하던 과자, 음료수, 편지 등이 있다. 찾아온 이들이 조용히 아이들에게 적어내린 말들이 있다. 칠판은 무사히 돌아오라던 사건 직후의 간절한 언어들로 빼곡하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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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도에 들어서면, 숨이 턱 하고 막히는 순간이 있다. 사진이 담아낼 수는 없는 것들이 저 복도에 머무르고 있다. 쪽지 하나하나에 간절한 마음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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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은이는 2학년 3반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 했고,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나서는 노래 연습을 했다. 힘들어하면서도 즐거워했다고 한다. 예은이의 아버지 유경근 씨는 사건 이후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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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찾아간 날은 일요일이었다. 아이들은 이 길을 따라 학교에 오르내렸을 것이다.

쪽지,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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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아들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그리고 같이 떠나간 오빠의 친구에게 동생이 적어내린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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