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왜 ‘초록빛 눈물’을 흘리나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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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한강에는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그간 주의보가 발령된 적은 있었지만 경보가 발령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었다. 여름이 끝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듯 했던 녹조는 쌀쌀해진 날씨에도 계속됐다. 누리꾼들은 녹조로 가득한 한강물이 녹차라떼만큼 짙은 녹색빛을 띤다며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마저 만들어냈다. 서울시는 가뭄과 무더위로 인한 수온의 상승을 녹조의 원인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한강이 오염되고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초록빛 강물은 한강이 흘리는 눈물이자 애절한 구조요청 신호다. 과연 한강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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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초 양화대교와 선유도공원에서 촬영한 한강의 모습. 쌀쌀해진 날씨에도 녹조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강에서 검출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질환과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어류, 농작물, 사람 모두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힌다. 올 여름 서울시는 수상스키, 수영, 낚시 등 한강에서의 레저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녹조 현상이 이토록 심각해진 원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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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하류에 위치한 김포대교. 이 다리 아래엔 ‘신곡수중보’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자리 잡고 있다. 1988년 설치된 신곡수중보는 수위를 유지해 식수와 농업용수를 마련하고 바다로부터의 염해를 방지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강에 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한강의 물길이 막혀 더 이상 흐르지 못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흐르지 못하는 강물은 썩기 마련이다.

  서울시가 수행한 ‘신곡수중보 영향분석 연구용역(2015)’에 참여했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생태계 회복을 위해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곡수중보의 철거 문제는 농·어민, 관련지역 지자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에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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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경제

※장항습지는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돼있어 부득이하게 외부매체의 사진을 사용합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장항습지’는 멸종 위기 종들이 서식하는 습지보호구역이다. 고양시는 이 지역이 국제협약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는 신곡수중보 철거를 강력히 반대하는 지자체 중 하나다. 신곡수중보가 철거되면 장항습지의 일부가 물에 잠겨 람사르 등록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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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의 모습. 2011년 개통한 ‘경인 아라뱃길’은 인천과 김포를 연결하는 운하다. 현재 인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여의도까지 아라뱃길을 연장시켜 유람선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아라뱃길에 1000t급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선 신곡수중보를 통해 수위를 유지시켜야만 한다. 이는 신곡수중보 철거를 반대하는 측의 또 다른 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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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아라뱃길 개통 당시 기대했던 기능은 화물선과 유람선의 운항이었다. 그러나 기자가 찾은 김포터미널 부둣가는 주말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휑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개통 3년차 기준 화물 물동량은 목표치의 9%, 유람선 탑승객 수는 목표치의 17%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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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서울시와 중앙정부는 ‘생태복원’과 ‘관광자원 확충’을 목표로 하는 ‘한강 종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여의-이촌 권역은 7개 권역 중 가장 먼저 개발되는 곳으로, 사진 속 위치에 종합선착장과 한류문화 전시공간을 포함한 수변문화지구 ‘여의마루’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이 예산낭비 논란을 낳아온 기존 정책들과 달리 ‘자연성 회복’이라는 목표를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개발은 오히려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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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 문화 공간 ‘세빛섬’은 반포대교 남단에 조성된 인공 섬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세빛섬 개장에 투자된 비용은 총 1,390억 원으로, 3년간의 폐장기간동안 ‘세금둥둥섬’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지난 2월 오 전 시장의 재정낭비 혐의가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으나 ‘세빛섬’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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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또 다른 주요 사업이었던 ‘수상관광콜택시’. 서울시가 당초 예상했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2만 명이었다. 하지만 국정감사 결과,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17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이 영업권을 가지고 있던 수상택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영업이 중단됐으나 내년 3월부터 새로운 사업자가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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