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에서 만난 달콤한 ‘칵테일 사랑’

학내 유일 칵테일 동아리 ‘휴림’의 향기를 담다

  자연과학대학 28동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달콤한 향기는 뭇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나마 멈추게 한다. 관악 유일무이의 칵테일 동아리 ‘휴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쉴 휴에 수풀 림을 사용하는 휴림(休林)은말 그대로 관악산 언저리에 위치한 학교에서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쉼터를표방한다. 칵테일의 매력에 빠져 직접 만들어 마시기로 결심한 한 학생이 그의 자취방에서 시작한 ‘휴림’은 어느덧 100종류가 넘는 베이스 술을 보유한 동아리로 거듭났다.

  ‘휴림’은 매일 구성원들을 위한 칵테일세미나를 연다. 여기서는 칵테일의 기본지식부터 빌드(build), 쉐이크(shake), 블렌드(blend) 등 칵테일 제조 기술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칵테일들을 직접만들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함께 서울 시내의 여러 바(bar)를 방문해 직접 만들기 까다로운 칵테일을 맛보고 한국의 바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칵테일에대해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방학 중 조주기능사 대비반을개설해 한층 심화된 교육을 담당하기도 한다.

  나아가 ‘휴림’은 칵테일에 그치지 않고 막걸리, 맥주 등 다양한 술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최근에는 막걸리 중요무형문화재보유자가 운영하는 인사동의 한 막걸리 공방을 방문해 전통주인 ‘향온주(香醞酒)’를직접 빚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출범한 대학생 주류 연합 동아리 ‘락인(樂人)’의 주축 멤버로서 한국의 전통주에 대해직접 배우고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다. 작년에는 가평에서 개최된 막걸리 축제를 방문하고, 당진의 사과 와인 양조장을 견학하는 한편 오십여 종의 전통주 시음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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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에 대한 휴림의 애정은 칵테일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9월 휴림이 참가한 ‘진 익스피리언스’ 시음회 모습. ⓒ이영현 제공

  ‘휴림’의 회장 이영현(물리 13) 씨는 칵테일이 “술병과 라벨(label)이 존재하는 다른 술들과 달리 여러 가지 술들이 섞여 만들어지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며 “자신의 입맛에 맞게 수많은 바리에이션(variation)을 시도하며 진정한 자기만의 술을 만드는 과정이 칵테일의 매력이다”라고 칵테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칵테일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흔히 연상되는 칵테일 바의묵직한 분위기 때문이다. ‘휴림’의 목표는 이들에게 저렴하고 다양한 칵테일을 즐길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칵테일의 독특한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있다. 축제 때 장터를 열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칵테일을 제공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휴림’만의 철학을엿볼 수 있다.

  이영현 씨는 ‘휴림’이 “디오니소스의 피를 이어받은 동아리”라고 자부한다. 그만큼 ‘휴림’은 술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가진동아리다. 알코올의 알싸함과 음료의 단내가 공존하는 ‘휴림’. 바쁜 캠퍼스 생활로 마음이 울적한 날에는 휴림에 들러 향기로운칵테일에 한 번 취해보는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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