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감옥’에 갇힌 노동자들

하이텍알씨디코리아 구로공장의 고공농성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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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2일은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노동자들이 고공 농성에 돌입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그들은 작년 9월 회사의 갑작스러운 공장 이전 지시에 반대하며 구로 공장 부지에서 농성을 벌이다 12월 10일 철탑에 올랐다. 사측의 공장 이전 지시는 사실상 정리해고 수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철탑 농성을 ‘하늘 감옥’에 비유한다. 철탑 위에서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쉽게 내려올 수 없다. 하이텍알씨디와 구로공장은 노동자들이 지난 20년간 함께 해온 동반자이고 삶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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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게 닫힌 공장

  하이텍알씨디코리아 구로공장의 출입문은 잠겨있다. 그리고 그 문 너머에는 7명의 노동자가 공장을 지키기 위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 중 다섯 명의 노동자가 공장 건물 내 에서 농성 중이고, 두 노동자는 16미터 높이의 철탑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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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9월 17일 하이텍알씨디 코리아가 구로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공장 이전을 통보한 공고문이다. 공장 이전을 지시한 날짜는 10월 12일, 공고문이 붙은 날로부터 약 한 달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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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이전 반대 투쟁

  금속노조 하이텍알씨디코리아지회김혜진 지회장은“경영상 문제가 없는 기업이 변칙적으로 새 회사를 만들고 생산라인을 분리하면 회계상 적자를 기록하기 쉬워진다. 사측이 국내 생산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적자를 기록해) 공장 이전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하이텍알씨디코리아는 2007년 이 같은 공장 폐쇄 조치 이후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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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작업장이었던 생산라인은 농성장이 되었다. 지상에 있는 다섯 명의 노동자들이 돌아가면서 이곳을 지킨다. 전기장판, 침낭이 여기저기 깔려있지만 바닥은 얼음장같이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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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 식당에서 점심 식사중인 노동자들. 오늘의 메뉴는 떡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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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미터

  두 명의 노동자는 한 눈에 보기에도 아찔한 높이의 철탑에서 생활 중이다. 씻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식사 때면 지상에서 올려주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대소변은 다시 아래로 내려 보낸다. 그리고 무엇보다 춥고 외롭다.

 김혜진 지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내려오지 않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노동자들은사측이공장부지매각을철회하기전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오늘도 하늘에서 구로 공장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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