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노동조합이 3월 7일 ‘2015년 보직교수 리더십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총장, 부총장, 처장 등 총 8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직원들은 보직교수들의 전반적인 리더십을 ‘보통 이하’라고 평가했으며, 특히 ‘소통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보직교수들은 대체로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중시하고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근무환경 개선 노력이나 직원에 대한 지지와 권한 부여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대상은 총장, 교육부총장, 연구부총장, 기획부총장, 교무처장, 학생처장, 연구처장, 기획처장으로 총 8명이었다. 평가는 온라인 설문조사시스템을 이용해 2015년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총 7일간 진행됐다. 평가자 모집단은 서울대학교 법인직원 총 1,046명이며 이 중 255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평가 내용은 리더십 평가로, 리더십 유형을 성취형, 관리형, 소통형, 대외협력형으로 분류해 각 유형별 5개의 문항을 뒀다. 문항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의 5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했고 응답마다 각 0점, 25점, 50점, 75점, 100점을 부여해 100점 만점으로 분석했다.

성낙인 총장, 소통 부족하고 대외 이미지에 민감하다는 응답 높아
이번 평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얻은 보직교수는 학생처장이었고, 연구처장이 그 뒤를 이었다. 성낙인 총장의 경우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얻었으며 특히 ‘소통의 리더십’ 평점이 전체 평가대상자 중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성 총장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은 항목은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관 내 회의나 토론 시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학교와 관련된 사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등이었다. 정귀환 서울대노조 위원장은 “성 총장은 이전 총장에 비해 학내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고 업무 추진에 있어서도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현장 직원들이 총장 주도로 이뤄진 인력감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낮은 평점의 원인을 분석했다.
서울대노조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평가는 한국 대학 사회에서 직원들에 의해 시도된 최초의 상향식 평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귀환 서울대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재 학교가 교수에 대한 업적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보직을 맡을 경우 교수업적 평가에서 ‘봉사’ 항목의 점수를 부여할 뿐 업무 성과는 평가하지 않는다.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 위원장은 “평가가 매섭게 주어진다면 보직교수들도 이를 의식하고 더욱 학교를 위해 일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평가 결과는 교수들이 학외 기관이나 정부 관료로 자리를 옮겨갈 때 해당 기관 인사처에서 업무능력을 확인하는 객관적인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 지속적으로 실시해 건전한 비평 문화 만들 것”
서울대노조는 총장을 제외한 보직자들이 교체되는 올 하반기에는 지난 2년 간의 업무 추진 성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대노조는 이번 평가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 리더십 및 업무 성과에 대한 평가를 격년제로 시행해 “‘보직교수 평가 제도’를 대학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평 문화로 정착시켜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교수협의회 역시 4월 6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총장 업무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를 올해 중점 사업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에 대한 상향식 평가 움직임이 교수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